2021/01/15 20:21

콩나물 수확의 기쁨 일상

일주일 전부터 콩나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초딩 때 관찰일기 이후로 처음이다.

다른 식물들은 발아하는 과정만도 어려운데, 요 콩나물은 물에 불려서 체판에 올리기만 하면 쑥쑥 자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콩나물 콩을 하룻밤 물에 불리면,





이렇게 통통해진다.





1일차. 매끈한 콩을 체판에 올려놓고 물 준다.

체 아래로 빠지는 물은 바로 버려주기.

노란 대가리를 유지하려면 빛을 차단해야 한다. 콩나물 전용 체판이라 뚜껑이 있어서 닫아놨다.





2일차. 뚜껑을 열었더니 뿌리 같은 게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신기해서 계속 구경함.





3일차에 물 주는 거 까먹고 4일차.

그새 많이 자랐다. 애들 혈색이 안좋아 보이는 건 까진 껍질이 너덜거려서다.





높이를 보여주기 위해 측면에서 한 장.





5일차 물 주는 거 까먹고 6일차.

무지 쑥쑥 자람.





또 측면에서 한 장. 그새 키 컸다.





7일차 물 주는 거 까먹고 8일차인 오늘. 뭐 이렇게 물 주는 걸 자꾸 까먹느냐면 회사 일이 많아서다. 연말연초는 힘들다.

사실 오늘도 까먹을 뻔 했는데 퇴근하고 오니까 콩나물들이 뚜껑 밀어올려서 알아챘다. 성질머리 하고는.





주인 닮아서 자기 주장이 강한 콩나물들.





키 겁나 컸다. 수확의 때가 온 것 같다.





크게 자란 애들 줄기를 움켜쥐고 뽑으니까 뿌리까지 딸려왔다. 시중에서 파는 콩나물보다 잔뿌리가 많이 나있는 편이었다. 뭐가 잘못됐나 하고 검색해보니 주인이 물을 잘 안주면 물을 찾아서 잔뿌리를 내리는 그네들의 습성 때문이랬다.

내가 미안하다...

여튼 잔뿌리 먹어도 상관 없다길래 안다듬고 걍 먹음.





마늘 양파 파 간장 고춧가루 소금 후추 넣고 볶아 볶아. 마지막은 참기름.





완성! 8일 간의 대장정 끝에 얻은 콩나물 볶음이다.

성취감 때문에라도 맛있어야 하는데 사실 맛없었다. 왤케 질김. 시중에 파는 콩나물이 훨씬 맛있다. 물 제 때 안줬더니 질겨졌나보다. 내탓이오 내탓이오 하며 먹었다.





얘네는 수확하고 남은, 성장하지 못한 콩나물 콩과 껍질들. 버리려다가 검색해보니 껍질 먹으면 건강에 좋댄다.

그래서 먹기로 했다.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콩자반처럼 달게 졸인 담에 고춧가루 쪼꼼 뿌렸다.

질긴 줄기 부분이 없어서 그런가, 콩나물 볶음보다 얘가 훨 맛있었음.





다 먹었으니 다시 새로운 시작.

새 콩나물 콩을 하룻밤 물에 불린다. 내일이면 오동통해지겠지.

콩나물 키우기는 요로케 관찰하는 재미도 있고 수확하는 보람도 있고 밥반찬도 만들어주는 유익한 활동이다. 추천하는 취미생활임.



끗!



2020/12/13 00:26

앨범 정리 일상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머물다보니 자연스레 옛날 여행 사진 탐방.

그 중 베스트 컷을 골라 확대 인화하여 ~ Enat 명예의 전당 ~ 앨범에 올리기 시작했다.

휴직했던 5월부터 시작한 것 같은데 아직도 정리 중이다. 정리할 게 많다기보단 기분 내킬 때만 하다보니 얼마 하진 못했다. 연말 러쉬만 좀 지나면 쿠바 편을 진행할 수 있을라나 생각중.

앨범은 웨딩사진이나 아이 돌사진 모아두는 크기의 큼직한 사이즈다. 처음에 배송 온 거 보고 어 이렇게 크고 고급진 앨범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하고 당황했으나 내 여행사진은 이만한 가치가 이찌! 하고 정리를 시작했다.

속지는 스티커 부착식인데 다양한 크기의 사진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내가 똥손인지라 비닐이 꾸겨지고 손톱자국이 나기도... 처음엔 속상했는데 뭐 지나고나니 상관 없어지더라.

사진 인화는 찍스 할인쿠폰이 있길래 거기서 진행했다.

일부를 찍어서 올려봄.



















































조잡하지만 우울할 때 펼쳐보면 이거만한 게 없다. 기운나게 해주는 특효약. 남아있는 베스트 모먼트 사진 오브 쿠바도 빨랑 작업해야게땅.




2020/11/28 13:03

논문 발표 끗 일상

석사 논문 발표가 끝났다.

무지 후련하다.

발표장은 생각보다 겁나 살벌한 분위기였는데 - 교수님들의 총알 장전/발사에 쉼표가 없었고 단어와 어조의 신랄함에 피가 튀는 것 같았다 - 발표 순서가 1빠라서 그런 거 모르고 걍 했다. 순서 덕을 봤다. 중간에 했다면 분위기에 위축되었을지도 모른다.

오전 조 끝나고 퇴실하는데 학장님께 칭찬 받았다. 그 무겁고 까다로운 지도교수님의 입꼬리가 마스크 뒤쪽에서 씰룩이는 걸 투시안으로 봤다. 이눔의 칭찬은 어른이 되어서도 넘 죠아 미쳐부려.

학위 발표는 학부생 때 이후로 처음인데 사실 나는 학부생 때가 더 힘들었다. 석사 논문은 처음부터 나 혼자 준비해서 지도교수님이랑 컨택 계속 하고 피드백 주고 받으면 되는 건데, 학사 땐 잠수탄/멍청한 팀원들을 챙겨야하니 그게 더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연구계획 세우고 실험하고 결론 내는 거야 학사 때랑 다르게 일하던 가닥이 있으니 그리 어렵지 않았고.

...다 끝났으니까 어렵지 않았다 운운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고뇌와 고통의 2년이었던 주제에.

어쨌든 좋게 끝나서 다행이다. 무지 행복하다. 햇살은 반짝이고 하늘은 청명하다. 2년 동안의 나 고생했다. 버스 안에서 자신을 끌어안고 토닥토닥 하는 중.

논문 원본도 다 준비해놨으니 얼렁 인준 받고 제본 뜨고 완전히 끝내버려야지.





사진은 이주 전 단풍 사진. 사진 올릴 만한 게 없어서 요거라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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