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7 14:47

36일 유럽여행 (11) : 치즈시장 알크마르 ├ 36일 유럽여행 (2011)

사진은 네덜란드 알크마르,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전통치즈시장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언니랍니다. 
저렇게 땋은 머리를 보면 금발이 매우 부러워요. 

그건 그렇고 아직도 네덜란드니, 대체 언제 독일 가고 스위스 가고 이탈리아 갈지 의문입니다.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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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크마르는 암스테르담에서 지역열차로 삼십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을 유명하게 만든 전통시장이 있으니 바로 치즈 도매시장. 작업복도 전통복이고, 치즈 판매 방식도 전통 방식 그대로라 유명해졌다고 한다.

치즈시장은 매주 금요일 아침 10시에 열린다. 이걸 보려고 여행 일정을 끼워맞추고 다시 세우고 하다가 끝내 일정을 금요일에 맞추고야 말았다. 으하하!


뭐 준비과정까진 좋았는데, 정작 알크마르에 도착하자마자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ㅡㅡ
망했다 이거. 암스테르담에서 우리처럼 치즈시장 하나만 바라보고 알크마르까지 온 사람들이 역에 모여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치즈시장을 볼 수 있다면야 비 쯤이야 맞아도 괜찮아! 싶은 사람은 미친듯이 달려가기 시작했고, 비싼 카메라를 가진 사람들은 근처에서 파는 비싼 우산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비 정도야 맞아도 상관없다 생각했지만.... 너무 추워서 나가질 못했다. 믿겨져!? 8월 중순인데, 정말 미친듯이 추웠다!!!!

그렇다고 우산을 사기엔.... 우산은 체코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샀다가 무용지물이 된 적이 있어서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내가 저걸 사느니 다른걸 사고 말지! 겨울에 태어났는데도 추위에 약한 나는 덜덜덜 떨다가 결국 근처에서 가디건을 구매했다. 비 맞아도 춥지만 않으면 돼!

그렇게 가디건으로 체온을 유지하며 알크마르 지도를 따라 치즈시장이 열리는 바흐 광장에 도착했다.
비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정작 광장에 도착한 시간은 시작 타임에서 30분이나 오버된 10시 30분이였다.

어떤 언니가 맛보라고 준 치즈 뭉텅이.

아.. 맛은... 
매우 짰다...
어떻게든 꿀꺽 삼키려고 했지만 너무 짜서 어쩔 수 없이 뱉고야 말았다...

치즈시장이 열리는 쪽으로 나갔는데, 이미 시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가득했다.
우리, 그러니까 키 작은 동양여자 둘은 그 키 큰 서양인들에 가려져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덕분에 껑충껑충 뛰면서 감질맛나게 구경하고, 사람들 몇몇이 움직일 때 생기는 틈바구니를 노려 사진을 찍었다. 에이씽ㅠㅠ

더 잘 보이는 곳이 없나 물색하다가 키 작은 흑인 언니들을 발견, 그 뒤에 서서 열심히 구경했다.

마침 흰 옷 입은 전문가들이 치즈 품질을 확인하고 있었다.

사람 몸통만한 치즈.
저 치즈들을 썰매 같은 것에 쌓은 뒤 나른다.

치즈 운반인 오빠들의 뒷태가 매우 비장하다.

그냥 짐수레 사용해서 나르면 편하련만,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지라 나르는 아저씨들이 매우 고생했다.
보는 우리야 즐겁지만!

이 아저씨들... 시간이 흐를수록 얼굴은 새빨개지고 이동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ㅋㅋㅋㅋ....

구경꾼들 앞에서 전통복장을 입고 알크마르 치즈를 홍보하는 언니들.

시식용 잘게 자른 치즈 조각을 나눠주거나, 치즈시장에 관련된 책자를 나눠주더라.


사람들 앞에서 서성거리며 책자에 대한 홍보를 하다가 카메라로 찍는 나를 발견하곤 잠시 멈춰주는 언니.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잡아줬다. 거기 예쁜 언니, 너무 착해!!!

실컷 치즈시장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한 뒤, 우리 뒤에도 좀 전의 우리처럼 사진 못찍고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자리를 피해줬다.

광장에서 나와 그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웬 트럭을 발견했다. 아까 치즈시장에 나왔던 치즈들이 수레로 옮겨져 트럭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마도 치즈시장에서 팔린 뒤, 팔린 가게로 배달될 치즈인가 보다.

트럭에 옮겨지는 걸 신기하게 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옮기는 아저씨가 우리를 흘깃 쳐다봤다.

그러더니 갑자기 치즈를 하나 넘겨준다. 뭐... 뭐야? 우리도 옮기라고?
아저씨는 웃으면서 치즈 들고 사진 한 장 찍으라고 했다. 좋은 기념사진이 될 거라고.
우와, 뭐야! 여기 사람들 완전 착해!

이 사진은 정말로 좋은 기념사진이 되었다. 내 몸통만한 치즈와 인증샷 찍은거야 당연히 멋진 기념사진이겠지만, 뭣보다도 이 사진을 보면 인심좋고 넉살좋은 그 알크마르 아저씨의 친절함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치즈시장을 보고 돌아가는 길, 왠 생선가게를 발견했다.
그러고보니 알크마르는 바다랑 가깝지. 뭐 먹을만한 신선한 생선 있나 싶어서 이것저것 구경했다.

그러다가 고른 연어!
한국에서도 연어는 완전 좋아라 하기 때문에 골랐는데, 양념의 맛은... 엄...

서양의 맛이였다.

생선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소화도 시킬겸 알크마르를 좀 돌아다녔다.

킁킁. 월미도 냄새.
조잡한 인형 뽑기, 회전목마 같은 전형적인 놀이기구 등을 설치중이였다.
아마 가까운 시일내로 축제가 열리나보다.

뭔지 모를 건물. 왕궁이나 시청사나 뭐 그런거겠지.

교회... 겠지?

알크마르 지도가 비에 쫄딱 젖어 오는 길에 버렸는데, 지금 사진을 뒤적거리면서도 내가 찍은 건물들이 도통 뭔지 모르겠어서 버린게 좀 아쉽다.

둘이서 우산 하나 가지고(친구는 체코에서 산 우산을 들고 왔었다) 덜덜 떨면서 알크마르역 가는 길.

볕이라도 따스하게 들면 좀 앉았다 갈텐데, 이번엔 패스다 알크마르...

좀 얄밉게도 비는 우리가 알크마르 역에 도착하자마자 멎었다. 에이.... 이눔의 하늘이!

아직 시간이 좀 남았길래, 풍차로 유명한 잔세스칸스에 들렸다가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NEXT POINT → Zaanse Schans




덧글

  • 나르사스 2011/10/07 15:07 # 답글

    힘이 장사시네요^^ 유럽엔 저렇게 포토타임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많죠.
  • enat 2011/10/07 15:11 #

    아뇨 저건 제가 힘이 쎈 게 아니라 치즈가 생각보다 가벼운.. 음... 넴.

    훈훈함이 묻어나는 곳이였어요, 네덜란드는.
  • 요엘 2011/10/08 06:38 # 답글

    밸리에서 보고왔는데, 사진들이 너무 이뻐요! 저도 꼭 가보고 싶어집니다
    가고싶다가고싶다 했는데 암스테르담, 멋지군 가야겠어(...)

    여행기 기대 하겠습니당 링크신고하고가요~ '-'/
  • enat 2011/10/08 12:16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덜란드에 2,3일 정도 있었는데 내내 흐리고 비가 왔어요. 그런데도 흥미로운 것들도 많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즐거운 기억이 많은 곳이에요. 나중에 기회되시면 꼭 가보시길 바래요!
  • Lizard 2011/12/06 20:27 # 삭제 답글

    사회에 가고싶은나라 의 도시조사 가 있어서 네덜란드를 하게 되었는데요 . .
    치즈를 나르고 있는? 사진을 좀 사용할게요 ㅎㅎ
    사진들 모두 예쁘네요 !
  • enat 2011/12/06 21:09 #

    하하하 덧글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적절하게 사용하셔서 숙제 잘 해가시길 바래요!
  • 리울 2012/06/17 23:10 # 삭제 답글

    치츠 여행지에 대해 소개를 한번 하려고 하는데요~ 사진좀 사용하겠습니다!! ^^
    출처는 밝혀 놓을게요!ㅎㅎ
  • enat 2012/06/19 22:46 #

    치즈 여행지에 관한 글인가요 ㅎㅎㅎㅎ 아 궁금하다
    잘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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