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9 00:20

36일 유럽여행 (12) : 풍차마을 잔세스칸스 ├ 36일 유럽여행 (2011)

곡식 빻는 냄새가 강했던 곳입니다. 
마을 전체에서 호스텔 아침 뷔페로 나왔던 짙은 갈색 식빵 냄새랑 똑같은 냄새가 진동을 했어요.

그걸 알아차리기 전까지 친구가 자꾸 자기 삼촌 발냄새 같다고 해서 분위기를 흐려놨지만...
여튼 슬슬 써보죠.

--------------------------------


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꽤나 많다. 튤립, 미피, 동성애, 히딩크, 간척지, 운하....

하지만 일순위로 생각나는 건 역시 풍차. 
그림으로만 봤던 그 풍경, 풍차가 바람에 맞춰 일을 하고 그 옆으론 양들이 풀을 뜯는, 그 목가적인 풍경을 보고 싶어서 잔세스칸스로 달려왔다. 


잔세스칸스에 가려면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열차타고 20분 정도 달리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알크마르 치즈시장을 구경한 뒤에 그 쪽에서 출발했는지라, 길이 좀 헷갈려서 역장 아저씨께 물어보았다. 알크마르에서 잔세스칸스까지 가려면 열차를 한 번 갈아타야 한댄다. 아저씨가 알려준대로 25분 정도 달리자 잔세스칸스 역인 Koog Zaandijk역에 도착했다. 역에 도착해서 풍차마을을 찾는 건 쉬웠다. 지하에서 왼쪽 출구-삼거리에서 왼쪽-풍차 하나 보이는데 그 쪽에서 오른쪽-다리, 이렇게 15분 정도 표지판 따라 걸으면 되니까. 큰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편으로 아기자기한 마을이 펼쳐진다. 

다리에서 보이는 풍차. 장난감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
저기까지 산책로가 나있으니, 느긋하게 걸어가보자. 

다리를 건너자마자 나오는 마을. 
외국 영화에서나 봤던 모양의 집에 눈길이 간다. 네덜란드 전통 가옥이라나.
입구 쪽에 있는 건 관광품 파는 상점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다.

작은 마을을 벗어나자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들이 보인다. 
그래, 이거야!

그리고 그 옆으론 잔Zaan 강가에서 열심히 돌아가는 풍차들이 보인다. 
그래, 진짜 이거라고!

구름이 잔뜩 낀 게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구름이 태양을 가려줘서 선글라스 안낀채로 천연 자연색을 만끽할 수 있었다. 덥지 않아서 느긋하게 산책할 수도 있었고. 음, 구름님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풍차/풀밭 사이로 산책길이 나있다. 
자전거 탄 사람들이 은근 많았다. 

저 통나무 쌓아둔 곳에 앉아있던 군인 오빠는, 우리가 멈춰서서 이 방향으로 계속 사진을 찍자 자기를 찍는 줄 안건지, 멋들어진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너 찍는 거 아니야! 아니 일단 군복이 보호색이라 보이지도 않여!

관광객들이 오든 말든, 묵묵히 제 할 일 하는 풍차들. 
풍차는 원래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 땅에서 고인 물을 퍼내는 용도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며 풍차의 역할은 펌프와 증기기관이 도맡게 되었고, 제분 등의 가내 수공업의 동력으로 쓰이는 풍차들만 남게 되었다. 지금이야 뭐, 거의 관광용으로 제구실 하고 있지만. 

I amsterdam 카드를 샀다면 풍차 안에도 들어가봤을텐데, 우린 그 카드를 사지 않았다. 내부에 별 흥미도 없는데 비싼 돈 내고 들어가보기에도 좀 그렇고, 그냥 밖에서 한가롭게 놀았다. 

기분 좋은 바람 쐬며 꿈꿔왔던 풍경 속에서 노닐었더니 기분이 몹시 좋아짐. 헤벌쭉.

목마른 양이 물을 마시러 왔다. 

동물의 왕국같은 프로그램 보면 초식 동물들이 저렇게 물 마시다가 악어한테 끌려가던데. 
여기는 네덜란드니까 그럴 걱정은 없겠군...

비슷한 풍경 많이 찍는 취미는 없는데.... 기분이 좋아서 그랬는지 수두룩하게도 찍었다. 

한참을 밖에서 노닐다가 저 양들 뒤로 세워진 큼직한 건물에 들어가봤다.

들어갔더니 역시나, 기념품 점이였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가 한가득.

건물 한 귀퉁이에선 치즈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치즈 공장인가.
물론 사람이 직접 보여준 게 아니라 작은 TV가 영상물로...

기념품 살 돈 따윈 없기 때문에 구경만 잔뜩 하다가 다시 밖으로 나와 마을 주변을 산책했다. 

소하고.... 블랙 쉽인가?
그러고보니 다음 도시인 쾰른에서 묵을 호스텔이 블랙 쉽 호스텔인데. 

이런 시답잖은 대화를 하며 마냥 걸었다.

여튼 상쾌한 공기와 함께 한가롭게 산책하며, 간만에 찾아온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날씨가 쾌청한 날엔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그래서 합성해봤음.

헬싱키 하늘

스위스 하늘

....나도 참 할 짓 없다.

잔세스칸스에서 기분 좋은 산책을 끝낸 후.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 고흐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만 사진이 없으니 별로 포스팅할 생각은 없고, 감상은 내 마음속에서만 숨쉴듯...


다음날, 여전히 흐린 날씨가 계속된 채로, 우리는 쾰른으로 넘어갔다. 
다음 포스팅부턴 드디어 독일! 

Next Point → Koln




핑백

  • Everyday we pray for you : 친구가 보내준 여행사진 속 나는 2011-11-19 23:55:29 #

    ... 한여름인데 서늘해서 광년이 패션 (바지+치마) 으로 몸을 보호한 뒤 열심히 사진을 찍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지역열차 타고 20분만 달리면 나오는 잔세스칸스. 아... 사진 찍느라고 치마가 땅에 끌리는 줄 몰랐다... 체코, 프라하의 말라스트라나 지구 까를교 앞. 허리가 아파서 쉴려고 가로등 ... more

덧글

  • 요엘 2011/10/09 02:09 # 답글

    헤, 풍차가 진짜 많네요 '-' 아기자기한게 동화책느낌이 나는거같아요
    어른이랑 아이가 그려진 표지판도 귀엽습니다 ㅎㅎㅎ

    유럽은 역시 치즈인가봐요.. 치즈파티!!!!!!!!!!
  • enat 2011/10/09 15:30 #

    네덜란드의 상징은 정말 풍차더군요! 풍경이 너무 좋아서 날씨가 좀 더 맑았으면 싶은 아쉬움이 남는 곳이였어요.
    그러고보니 표지판안의 사람들 포즈가 어쩐지 어정쩡해서 귀엽네요 ㅋㅋㅋ

    진짜 김치 대신 치즈에요, 얘네는요. 호스텔 조식마다 햄이나 달걀은 없어도 치즈 없는 곳은 없었거든요.
    빵이랑 치즈를 어거지로 씹어 넣고 김치를 떠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 로크네스 2011/10/09 13:40 # 답글

    진짜 풍차가 있군요. 네덜란드는 진짜 네덜란드스러운 나라....
  • enat 2011/10/09 15:32 #

    원래는 잔세스칸스에도 풍차가 수십대 있었다고 해요. 이런저런 이유로 사라져서 지금은 4대 정도만 남아있지만요.
    거대한 치즈도 그렇고 풍차도 그렇고, 네덜란드는 진짜 이미지 그대로의 나라였네요!
  • 엘에스디 2011/10/09 20:13 # 답글

    우오 네덜란드..!! 풍차..!!! 정말 기분 좋아보이시네요~~ (심슨네 얼굴 그리시는 거 정말 너무 귀여워요><///)
    저기 저 동그란 게 모두 치즌가요ㅇㅇ! 꼭 비누 같아 보이고... 흐흐;
    색깔별로 어떤 맛일지 궁금해지네요. 이전 포스팅에서 짜다는 말씀엔 깜짝..!
  • enat 2011/10/09 22:07 #

    심슨 얼굴은 어쩔 수 없이 그리는 거긴 하지만요.... 헤헤헤.

    잔센스칸스는 바람도 상쾌하고, 풍경도 멋져서 저절로 헤벌쭉하게 되는 곳이였어요.
    진짜 포장 참 비누 같네요ㅋㅋㅋㅋ 아마... 다 짜겠죠? 외국애들 다 짜게 먹더라구요. 치즈도 짜고 음식도 짜고 토마토쥬스도 짜고 으으. 하나 시험삼아 사고 싶었는데 아직 여행 초반부라 다 녹을 것 같아서 못샀어요. 에궁 아쉬워라..
  • ㅋㅋㅋ 2011/10/10 21:15 # 삭제 답글

    경치 좋구난ㅋㅋ
    동물근처에는 못가는거야!?ㅋㅋㅋ
    저런 곳에서 살면 마음이 절로 풍요로워 질거같어 ㅡ^ㅡ
  • enat 2011/10/11 09:16 #

    으음... 무리하면 못갈것도 없긴 한데... 중간에 개울이 흘러서 말이야ㅋㅋㅋ 난 쪼리를 신고 있었고 개울은 1급슈는 아닌 것 같더라.
    아 나도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평생 살고 싶당~
  • 비유와상징 2011/10/12 01:25 # 답글

    아 네덜란드 ㅠㅠ고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아아아아아 날씨가흐려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스위스만큼 아름다운 곳이구나. 죽기전에 간당
  • enat 2011/10/12 14:03 #

    하히호! 내가 아름답지 않은 곳을 여행지로 고를 리 없지. 100% 신뢰와 안심의 흰돌이 여행사.
  • 미스터 0512 2011/11/05 20:36 # 삭제 답글

    학교 숙제 때문에 퍼 가려고 하는데 괜찮을지는 모르겠네요. 여튼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enat 2011/11/05 21:18 #

    물론 괜찮습니다. ㅋㅋㅋㅋ 풍차... 에 관련된 숙제려나요? 궁금궁금.
  • 나요이 2012/02/22 01:10 # 답글

    아...진짜이쁘네요ㅠㅠ하늘합성하니까 뭔가 제 이상에 딱맞는 네덜란드풍경인데요ㅋㅋㅋㅋㅋ 암스테르담에서20분밖에 안걸렸다니...... 것두모르고 못가서 한이됩니다.....ㅠㅜ흑흑
  • enat 2012/02/22 12:04 #

    암스테르담이 영국 날씨랑 비슷한건지 흐린 날씨가 많다고 하더군요 ㅠ 하늘만 파랬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말이죠!

    전형적인 네덜란드 풍경을 보여주긴 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풍차도 얼마없고.... 뭐 그러했어요 ㅋㅋㅋ 다음에 네덜란드 가시게 되면 잠깐 들려보세요 ㅋㅋㅋ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jj

ccl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