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1 20:22

36일 유럽여행 (14) : 독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골목길은? ├ 36일 유럽여행 (2011)


환상적인 동화마을 중 하나인, 독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골목길이 있다는 라인강변의 마을 "뤼데스하임"에 갔던 이야기. 

이번엔 사진이 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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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인 쾰른에서 뤼데스하임에 가려면 코블렌츠에서 한 번 갈아타야 한다.

전날 알아본 시간대에 맞춰, 쾰른에서 인터시티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려 코블렌츠에 도착했다. 


코블렌츠 역에 도착. 

환승하려고 내렸을 뿐인데 벌써부터 고성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두근두근.

시간이 되면 코블렌츠도 둘러보고 갈텐데, 아쉽게도 오늘의 일정은 꽤나 빡빡하다. 


코블렌츠에서 다시 한 시간을 달려 뤼데스하임에 도착했다. 

강변을 따라 기차 선로가 놓여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을 보느라 한 시간 동안 지루한 줄 몰랐다. 


뤼데스하임은 라인강 유람선의 선착장이 있는 마을이기도 한데, 이건 라인강 포스팅에서 다루겠으여.




뤼데스하임의 대략적인 지도. 

음, 지도에 따르면 역에서 나와 길 따라 동쪽으로 가다보면 마을이 나온다는군.




지도를 살펴본 것도 무색하게 역에서 내린 사람들 전부가 동쪽 길을 따라 움직였다.

살랑거리는 바람과 함께 따사로운 햇살 맞으며 사람들이 지나갔던 길로 슬슬 걸어가기 시작했다. 




길 옆으로 포도밭과 케이블카가 보인다. 

이따가 니더발트 언덕에 가기 위해 탈 케이블카다.




동쪽으로 딴 생각하면서 걷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방향을 틀어 어느 좁은 골목으로 우르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 여기구나. 

독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골목길이라 자처하는 (그리고 반대할 사람들도 몇 안되는) 드로셀 가세. 

철새 골목, 티티새(지빠귀) 골목이라고도 불린다. 




초입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기차역에서 내린 사람들이 다 여기로 몰려왔나 보다.




가게 유리창에 전시된 목각인형. 

어디선가 우리들을 구매해 주세요... 라는 유혹소리가 들려온다.




골목길 이름대로 티티새에 관련된 상품이나 간판이 많았다. 

이건 시계로도 쓰이는 간판인 듯.




안그래도 좁은 골목길이 담쟁이 덩쿨로 뒤덮혀 한없이 아늑해진다. 




목각 종인가? 새겨진 그림들이 아기자기하다.




같은 곳에서 계속 찍었는데 어르신들만 계속 찍혔다.

과... 과연, 고령사회 독일...




덩쿨지붕을 지나자 오르막길이 보인다. 




간판도 집구조도 살짝 튀어나온 창문도 다락방도 담쟁이 덩쿨과 창문 앞 꽃화분도 너무너무 아름답다.




오르막길을 올라오니 드로셀 가세의 끝. 벌써?

아쉬운 마음에 다시 뒤로 돌아 셔터를 눌러본다. 


오른쪽 하단 빨간 간판, 한글로 아이스 와인이라 써진 게 눈에 띈다. 아, 저 독일에서도 빛이 나는 아름다운 한글이란!




드로셀 가세에서 나와 주변을 살피는데,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트럼펫? 호른? 어디서 테이프 파나?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무작정 나아갔다. 마치 홀린 것처럼.


.....지금 생각하니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도 아니고 무슨....




그랬더니 오 이럴수가! 금관악기로만 이루어진 오케스트라가 케이블카 타는 곳 앞 작은 광장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관악기 한 두개만 있어도 소리가 엄청 큰데, 단체로 합주를 하니까 마을 저 편까지도 음악소리가 들렸던 거였구나.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혼신의 힘을 다해 부는 할아버님들.

연륜있어 보이는 지긋하신 분들이 합주하는 곡이라 더 아름답게 들렸다.


연주곡은 독일의 유명한 전통 민요였는지, 주위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박자 맞춰 흥얼거리며 따라부르기까지 했다. 

동영상으로 몇 초라도 남겨올 걸 그랬나. 쩝. 아쉽네.




음악소리를 뒤로 하고,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건물로 들어갔다. 

니더발트 언덕까지 향하는 케이블카왕복 6.5유로.

이건 올라간 다음에 생각한 건데, 표를 편도로 사서 올라갔다가 걸어서 내려갈 걸 싶었다. 생각보다 포도밭 따라 하이킹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는 중. 

으아, 바람이 엄청났다. 하필 바람 맞는 편에 앉아서 얼굴 여기저기가 찌그러진 채로 덜덜덜 떨었다.




라인강과 만나는 언덕 끝까지 펼쳐진 포도밭.
 
그래서 여기가 백포도주로 유명하구먼.




니더발트 언덕. 찬 바람을 잔뜩 쐬고 난 후여서 가지고 온 모든 옷으로 풀무장했는데도 처참했다...

여름이라 더울까봐 한국에서 얇은 치마를 싸왔는데... 이 치마가 서유럽에선 내내 보온용으로 쓰일 줄은...




니더발트 언덕에서 바라본 라인강과 포도밭, 그 사이의 뤼데스하임. 




관광객들이 재잘대는 소리와 거리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들로 뒤덮힌 마을 뤼데스하임. 

그곳의 부산함, 북적거림, 소란스러움도 이 언덕까진 올라오지 못했다. 


마을이 바로 저 밑인데도 괜히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걸. 




햇볕 아래에서 멍하니 포도밭을 바라보고 있자니.... 

잠이 왔다. 


꾸벅꾸벅 졸다가 언덕 정상에 있는 36m의 거대한 청동상, 게르마니아 여신상을 보러가기로 했다.




그런데 공사중이로구나~~~~ ^0^ 

내가 다 그렇지 뭐....




여신상이 공사중이여서 좀 슬퍼진채로 다시 케이블카 타고 내려왔다. 

언덕 위에선 그렇게 맑았는데 마을로 돌아오자 흐릿해졌다. 역시 변덕의 날씨 독일...


희한한 간판 한 장. 

비단 이 간판 뿐만이 아니라 이 마을 대부분의 간판들이 참신하고 아름다웠다.




기념품 가게에 전시된 인형들을 보자, 하나 지르고 싶어졌다.

물론 안에 들어가서 가격표를 확인한 후 아무 말 없이 나왔지만.




출출해져서 음식점이 많아 보이는 거리로 나갔다. 




이 가격 저 가격 비교하면서 돌아다니다가, 결국 가격 상관없이 외관이 멋진 가게에 들어가게 되었다. 




요 가게. 뤼데스하임인데 가게 이름은 프랑크푸르트네. 서울에 있는 부산횟집 같은 느낌인가.

여튼 손님들도 많고 종업원도 활기차 보였다. 




나는 소시지를 시키고 친구는 포크 스테이크를 시켰다. 


오우... 독일의 본격 소시지. 자우어크라우트(양배추 김치?)랑 소시지랑 으깬 감자랑 맛있게 잘라 먹었다. 

음식 소개만 하는 것 뿐인데 입에서 침이 줄줄 흐르네... 으으...




점심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는데, 와인을 한 컵씩 파는 게 눈에 꽂혔다.

병으론 비싸서 먹지도 못하는데 맛이나 보자 싶어서 한 잔 사먹었다. 


에... 뭐랄까, 설탕 섞인 달달한 동동주 같은 맛이었다. 과일에서 잡곡 맛이 나다니...





뤼데스하임을 한 바퀴 도는 관광열차. 어르신들이나 어린이 동반 가족들이 많이 타시더라. 

마을 여기저기에서 봤는데, 기차가 귀욤돋아서 찍어봤다. 




기념품 가게에서 오르골에 정신이 팔려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자 유람선 탈 시간이 코앞이었다!

라인강 KD 유람선을 무슨 일이 있어도 타야한다는 사명감에, 이 아름다운 마을을 떠난다는 아쉬움도 느낄새 없이 급하게 선착장으로 내려갔다. 



이 정도 사이즈라면 심슨 안 붙여도 되겠찡... 라인강 유람 포스팅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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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1/10/12 00:3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enat 2011/10/12 13:48 #

    우!와! 축제!!!!!! 완전 아쉽네요. 뭐.... 이번 여행에서 어떤 마을에서든 축제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흑흑.
    축제 하루 전 날에 그 도시에 들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ㅇ<-<
  • 비유와상징 2011/10/12 01:12 # 답글

    일주일쯤 멈무르고 싶은 동네로군 흥얼흥얼/ 여신상은 그야말로 철면봉쇄 해놨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관오케스트라 아저씨들과 대화 나눠보고 싶다. 잘 하면 듀엣곡 해서 저녁값 벌이도 가능할 듯..
  • enat 2011/10/12 13:59 #

    아저씨들 연주하는데 옆에서 춤도 춰주고 관광객들에게 매력발산, 관광객들을 유혹해서 돈방석에 앉게 되는... 될 것 같으냐!!!!
  • 키르난 2011/10/13 14:16 # 답글

    지금 정주행중인데... 어헝헝.;ㅂ; 프라하랑 독일이랑 급격하게 땡깁니다! 이래놓고 또 나중에 마음에 드는 관광지가 또 나오면 마구마구 추가할 것 같지만... 하지만 시간과 돈이 안 도와주네요. 프라하랑 독일은 머무는 기간 길게 잡아서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어요.
  • enat 2011/10/13 19:10 #

    하하하 프라하랑 독일 정말 좋죠! 시간과 돈만 되면 여기저기서 몇 박씩 숙박하면서 밥도 맘껏 먹고 그럴텐데 말예요!
    여행 계획 세우는 건 무슨 퍼즐 맞추기 같아요. 여기 일정 뺐다가 저기 일정 넣다가 돈 안맞으면 다시 그 일정 불러와서 어찌어찌 하고... 골치 아프죠!! 근데 계획 세우는게 정작 여행하는 것보다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이 상상 저 상상 하느라 그런가봐요ㅋㅋㅋ
  • 엘에스디 2011/10/13 23:42 # 답글

    넓게 펼쳐진 포도밭...! 뭔가 공기도 포도향날 거 같고 맑을 거 같아요. 날씨 정말 좋아보이는데 그리 변덕스럽다니..^^;
    목각종? 귀엽네요... 저런 거라면 하나 갖고 싶기도../// 근데 저 소시지만으로 끼니가, 배, 배가 차나요?! ;ㅠ; (<-....),
  • enat 2011/10/14 12:38 #

    오 수확철에 갔으면 포도향이 짙었겠군요 진짜. 전 아직 포도가 익기 전에 갔던거라 느끼질 못했네요. 으윽...
    서유럽의 날씨는 진짜 ㅈ, 지....지랄 맞았어요. 비 올 것 같아서 우산 꺼내면 맑아지고, 우산 집어넣으면 비바람이 휘몰아치고.
    소시지는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컸답니다ㅋㅋㅋ 제가 좀 소식을 하는 경향도 있어(?)서 배부르게 먹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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