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1 12:06

36일 유럽여행 (38) : 스포르제스코 성으로 가는 길 ├ 36일 유럽여행 (2011)

이번에도 별 거 없습니다. 

어쩐지 싱거운 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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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두오모에서 Via Orefici를 지나 Via Dante로 쭉 걸어나가면 스포르제스코 성이 보인다. 

대충 기억나는대로 약도를 그려보았다. 

 


....음.... 전혀 도움이 안되려나?





Via Dante

스포르제스코 성으로 가는 단테 대로 역시 쇼핑가로 유명하다. 

이 쪽으로는 캐주얼한 스타일의 옷가게가 많았다. 노점 잡화 상인, 젤라또 가게도 많았고. 





Dante 거리에서 빠져나오자 보이는 가리발디 조각상

세계사에 무지한 이과생인 나도 

이탈리아 초대 국왕이라는 빅토리오 어쩌구 하는 분은 몰라도 (그것도 갈레리아에다가 자기 이름 붙여놔서 간신히 들어봄)

이탈리아 통일영웅으로 추앙받는 가리발디 장군은 안다. 그 시원스런 퇴장까지도. 





가리발디 상이 있던 광장에서는 음악소리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행렬하고 있었다. 

무슨 축제였을까?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밀라노 축제에 대해 찾아봐도 관련 자료가 나오질 않던데... 

사람들 생김새로 보아하니 터키(?)쪽 사람인 것 같던데, 이주민들이 벌이는 축제였을까... 추측만 해볼 뿐이다. 


어쨌든 뭔가 하고 궁금해서 몇 분간 따라가봤는데, 저 거대한 수레(트럭?) 위에서 사람들이 과자를 던져줬다. 





그래서 하나 받았다. 포장지에 "고빈다" 라고 써져있는데... 인도 쪽 사람들인가?


여튼 하나 받고 옆을 보니 친구는 두 개나 들고 있었다.  

친구도 자기에게 날아오는 과자를 하나 받고 주머니에 넣은 뒤 행렬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왠 외국인 오빠가 슥 보더니 "너 못 받았구나, 내 꺼 먹어." 라며 하나 더 줬댄다. 


곧바로 뜯어 맛을 보았는데, 

...일반적으로 '맛있다' 고 하는 맛에서 많이 벗어난... 매우 독특하고 희한한.... 맛이었다. 음..... 미묘했다. 

친구는 한 입 먹더니 선심쓰듯 자기 과자를 다 나에게 줬다. 내가 무슨 걸어다니는 음식물 쓰레기통이야! 

받았지만. 




과자를 들고 가리발디 조각상을 지나 길을 건너자 붉은 벽돌로 세워진 스포르체스코 성이 보인다. 


15세기 스포르차 가문이 옛 성터가 있던 자리에 이 성을 세웠는데, 

성의 설계에는 스포르차 가문의 후원을 받고 있던 다빈치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거대한 분수가 성 앞에서 솟아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분수 주위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나와 친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분수 가장자리에 앉아 발을 담그고 축 늘어졌다. 


그러고보니 우리는 그 때 굉장히 지쳐있었다. 역시 이탈리아, 덥다. 





한참동안 분수가에서 더위를 식히며 노닥거리다가 일어섰다. 

간신히 스포르체스코 성에 들어가볼 힘이 생겼다. 


하지만 성 내부의 사진은 없ㅋ엉ㅋ 

멋드러지게 Imagine 부르던 아저씨도 있었고,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과 넓다란 부지에 펼쳐진 공원도 있었는데. 

전날 잠도 잘 못잔데다가 더위에 쩔어서 멍 때리며 쳐다보기만 했던 것 같다. 





나오는 길에 본 공연을 하던 무리. 

처음 들어보는 어딘가의 토속 민요에 맞춰 무예를 펼치더라. 





다시 거리 구경을 하며 두오모로 돌아왔다. 


슬슬 저녁시간. 

숙소로 돌아가봤자 그 요상한 리조또와 파스타를 파는 레스토랑 밖에 없을테고,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검색 좀 때려봤더니, 밀라노에는 아페르티보(해피 아워)라는 훌륭한 저녁 뷔페 제도가 있댄다. 

음료수 하나를 시키면 뷔페식으로 함께 곁들여 먹는 음식을 무한정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도통 이 아페르티보를 하는 음식점이 어디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테거리에 까페가 많았던 것 같긴 한데, 다시 거기까지 돌아가기는 귀찮고. 

어떻게 할지 길거리에서 고민하다가, 지역 경찰 아저씨는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서 붙잡고 물어봤다. 

다행히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알려주는 아저씨. 

"여기서 쭉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으면 까페 하나가 나와. 넌 거기서 5유로만 내고 마음껏 먹을 수 있어."





그래서 찾게 된 까페. 

음식의 질이 그리 좋은 건 아니였지만, 5유로 뷔페라는 건 사람을 참 행복하게 만들었다. 

대체 런치도 아니고 디너에 이런식으로 어떻게 장사를 한대? 남는 게 있나? 하며 친구와 미친 듯 음식을 흡수했다. 

문득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좀 둘러봤는데, 

다른 사람들은 간단히 요기만 할 정도의 한 숟갈도 안되는 양을 가져다가 차나 맥주와 함께 조금씩 떼서 천천히 먹고 있었다. 

그나마 퍼온 것도 남기고 일어서는 그네들의 모습이란... 

아... 그래서 장사를 하고 이윤을 남기는 거로구나...

뷔페에 환장하고 달려들지 않는다는 것만은 한국과 다르구나...


그러나 그런 깨달음을 얻어봤자 이미 우리는 일곱 그릇째...

어느새 주방장 아저씨가 가게 저편에서 입을 헤 벌린 채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대체 저 작은 동양인 여자의 몸에 무슨 음식이 그렇게 들어가나 궁금하다는 눈빛으로...


민망해서 잠시 포크를 내려놓고, 친구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니... 니하오? 우리 쐉 많이 먹었다 해."

"고, 곤니찌와. 음식 아리가또. 많이 먹어 쓰미마셍."

"뿌쓰! 하나로 통일해 멍청아다 해!"

외국인인척 노력하며 계산하고 나왔다. 





배도 부르고 할 일도 없고, 지하철 타고 오스텔 올린다에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대체 우리가 밀라노 중심지에 가려고 자리를 비운 8시간 사이에 무슨 사건이 벌어졌던 것인가, 

오스텔 올린다까지 가는 거리가 쓰레기로 가득차 있었다. 


청소부들도 있긴 했는데, 우리나라처럼 쓰레기를 쓸어담는 게 아니라 청소차 위에 앉아 거리에 물만 뿌리더라 ㅡㅡ;;;;

거리는 물과 쓰레기가 뒤엉켜서 더더욱 지독한 꼴이 되어가고... 쓰레기 냄새는 거리에 차오르고...


뭐.... 뭐야! 밀라노잖아! 명품의 도시 밀라노면서! 패션의 나라 밀라노면서! 거리는 왜 이모양이야! 


또다시 친구와 후회하고 한탄했지만 (ex. 좀 더 비싼 호스텔 잡을걸, 밀라노 말고 베로나에 갈걸 등등) 

달리 대안도 없어서 비통해하며 호스텔로 들어갔다.




아 그러고보니 막짤 설명을 안했네. 

막짤은 오스텔 올린다에서 발견한 노홍철 닮은 여자 그림. 아침에 자다가 눈을 떴는데 벽에 노홍철이 걸려있어서 깜짝 놀랐다. 

무한도전 금단 현상이 이런 곳에서...


Next point → Venezia


덧글

  • 타누키 2011/12/21 12:14 # 답글

    해피아워라니 좋네요~ +_+
    부페라면 역시 최대한 먹어야~ ㅎㅎ
  • enat 2011/12/21 12:25 #

    그쵸 뷔페는 최대한 많이 배터지게 들어가는 한 끝까지!!! 먹는 게 맞는거죠 ㅠㅠ
    주변 이탈리아인들의 신기함과 기겁함에 가득찬 눈빛이란... ㅠㅠ
  • 레키 2011/12/21 12:52 # 답글

    중간에 다른나라사람인척하는데서 뽱!ㅋㅋㅋㅋㅋㅋㅋㅋ버스안어서 푸큽! 했음다
    5유로면 훌륭하네여 ㅡ흐믓ㆍㆍㆍ
    여행가서 남눈치볼거없다능! 피해만안준다면야~
  • enat 2011/12/21 21:49 #

    저도 꽤나 남눈치 안보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흑흑흑
    너무 신기해하는 눈치에 중국인인척 하고 나왔슴다... 통했을진 모르겠지만...
  • 토토로 2011/12/21 13:15 # 답글

    5유로 뷔페정말 짱인데요..ㅎㅎ 밀라노 꼭 가보고 싶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가봐야겠네요.ㅠ
  • enat 2011/12/21 21:50 #

    5유로짜리 뷔페면 가격면에선 거의 호스텔 조식급이죠! 물론 조식뷔페 같은 것보다 내용물도 알차니 훨씬 괜춘했어요 ㅎㅎ
  • 이팝 2011/12/21 14:51 # 답글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막판에 외국인척 하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하셨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여자분 진짜 쾌남(?)처럼 생기셨네요ㅋㅋㅋㅋㅋ다빈치를 후원하셨다는 가문의 성..우와..아 그럼 이탈리아면 다빈치 작품도 보셨나요??ㅇ0ㅇ??????
  • enat 2011/12/21 21:54 #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어흑흑 조국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ㅏㅏㅏㅏㅏㅏㅏ ㅏㅏ
    저사진 노홍철 하관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나요? 친구한테 보여줬더니 0.5할의 사람만이 닮았다고 하더군요.... 쩝, 닮은 것 같은뎅.
    아, 다빈치 작품 말이군요. 밀라노에 있는 다빈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건 최후의 만찬인데, 하루 관람 인원수가 정해져있어서 예약을 해야지만 들어갈 수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성수기에는 거의 몇달 전에는 예약해야 볼 수 있다는... 결국 못봤쪄요 ㅋㅋ
  • 택씨 2011/12/21 18:42 # 답글

    스위스의 날씨와는 너무 상이하군요. 유럽여행갈 때 옷준비하는 게 힘들다는데... 실감이 갑니다.
    5유로 뷔페는 좋아보여요!!! 뭐 꼭 이태리사람처럼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쟎아요. (그러나 일곱접시는... 좀 많은 듯. ㅎㅎ)
  • enat 2011/12/21 22:00 #

    체코에선 더웠고... 네덜란드&독일은 서늘했고... 프랑스는 다시 더웠고... 스위스는 추웠고... 이탈리아에 와서 다시 더웠습니다!!! 정말 나라마다 너무 달라요!

    5유로에 저정도면 정말 괜춘하죠! 7접시는... 음, 그, 그릇이 작았습니다아아아!!!!
  • eloise 2011/12/22 02:16 # 답글

    골목길 많음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웃고있어도 눈물이 나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
  • enat 2011/12/22 13:31 #

    눈물이 날 정도로 조악한 지도인가요 흐ㅡ그긍흘ㄺ
    근데 정말 골목길이 많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이탈리아는 왜 그렇게 골목길이 많은건지!
  • eloise 2011/12/22 17:10 #

    ㅋㅋㅋ그게아니라ㅋㅋㅋ골목많은게 떠올라서 갑자기 눈물이..눈물날만큼 많은 골목ㅋㅋㅋ
    어딜가나 많다는게 문제라면 문제ㅋㅋㅋㅋ
  • enat 2011/12/23 01:13 #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골목길 많은곳 잘못 접어들면 난감해지죠ㅋㅋㅋ
    외국 구시가지들은 뭔놈의 골목이 그렇게 복잡하대요 ;ㅅ;
  • 요엘 2011/12/22 03:23 # 답글

    헐! 음료 시키면 음식을 주다니,
    그런 은혜롭고 자비로운 시스템이 존재하다니 =_= 멋져!!

    막짤 공포영환줄 알고 깜놀했잖아영
  • enat 2011/12/22 13:31 #

    멋진 시스템이죠 아페르티보는.
    보통 음식을 시키면 음료를 공짜로 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무슨 발상으 전환ㅋㅋㅋㅋㅋ

    저도 아침에 깨어나서 벽에 붙은 그림 보고 흠칫했습니다.
  • 키르난 2011/12/22 11:28 # 답글

    응? 저렇게 밝은데 저녁인가요.
    독일 글에서는 싸늘한 강바람과 추위가 기억에 남는데, 남쪽은 따뜻하긴 합니다. 그러니 르네상스도 위 아래가 갈려서 따로따로 일어나고 따로따로 배우지..(그건 아닌 것 같은데.;;;) 진짜 유럽 여행 때는 옷 준비하는 것이 힘들겠네요.; 3계절 옷을 동시에 준비해야할 기세.;ㅂ;
  • enat 2011/12/22 13:35 #

    유럽은 여름에 해가 늦게 지더군요ㅋㅋㅋ 저녁이었을 겁니다.... 아마!

    옷은 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반팔 두개 바지 세개(잠옷 포함) 치마 한개 웃옷 한개만 싸갔는데 어떻게든 버텨지더라구요.
    그렇게 지역별로 날씨가 차이날 줄은 몰랐습죠. 추워도 더워도 여행자의 허세로 버틸 수 있어!!! 흑흑
  • NOMAD 2011/12/22 14:03 # 답글

    외국인인 척 하는 거 완전 공감되요. 저도 잘 써먹는 수법. ㅎㅎ

    이상한 짓 하고 있는데 일본인이냐 이렇게 물으면 그렇다고 자연스럽게 대답하고, 친구랑 아리가또 스미마셍 저질 일본어 대화 한 번 해주고.. 역시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ㅁ-;;
  • enat 2011/12/22 14:1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야 역시 한국인의 사고회로는 엇비슷하군요.

    아임 제패니즈. 왜얼 이즈 매그도나루도? 요런 대사 한 번 쳐주고... 말예요!
  • 련석 2012/01/06 12:58 # 삭제 답글

    뷔페에선 당연히 '쐉 많이' 먹어야죠..!
    '무조건 본전보다 더'가 뷔페에 임하는 자세 아닌가요~ㅅㅅ
  • enat 2012/01/06 14:25 #

    그렇죠! 질보다 양! 기분보다 양! 양보다 더욱더 양! 뷔페에 임하는 바람직한 자세죠 그것이!

    하지만 이탈리아인들은 우리를 기인열전 보듯이 바라봤을 뿐이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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