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마르코 광장에서 부둣가로 나오면 보이는 산 죠르죠 마죠레(산 조르지오 마조레, San Giorgio Maggiore) 섬.
2번 바포레또를 타고 저 섬에 가보기로 했다.


역광 보정하느라고 사진이 좀 헤졌음.
산 죠르죠 마죠레 섬은 베네치아 본 섬에서 남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해상의 작은 섬이다.



이 작은 섬은 산 조르죠 마죠레 성당과 수도원 부속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성당은 무료 개방이라고 한다.
'~라고 한다' 는 문장을 쓴 이유는.... 못들어가봤기 때문이다.....
우리가 갔을 때 성당 문은 굳게 닫혀있었는데, 마침 이 때가 월요일이여서 쉬는 날인줄 알았다.
왜, 우리나라 교회에서도 일요일날 예배 드리고 월요일은 목사고 전도사고 다들 쉬니까...
그래서 날 잘못 골랐다고 아쉬워하며 섬에서 좀 쉬다가 바포레또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방금 전 검색 좀 때려보니까 나온 정보.
하절기 오픈 시간 : 9:30 ~ 12:30, 14:30 ~18:30
점심시간에 문 닫는 거였냐!!!!!
우리는 1시 쯤에 섬에 도착해서 2시 쯤에 나왔으니까....
열려있을리가 없지!!!!!!



뭐 성당 못들어가본건 됐고,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지만 됐고.
여하튼 산 죠르죠 마죠레 섬은 바다건너 산 마르코 광장에 비해 굉장히 한가한 곳이었다.
관광객도 얼마 없고, 잡상인도 없고, 바닷바람 소리도 간혹 들려오고, 시원한 수도원 그늘도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곳이 좋은 이유는, 산 마르코 광장이 잘 보인다는 점이다.
정작 산 마르코 광장에서는 무수한 인파 때문에 종루나 두깔레 궁전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는데, 이곳에서 별 방해없이 조용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와 삼각대를 설치하고 오랫동안 뷰파인더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나야 똑딱이로 찍는데 10초도 걸리지 않기 때문에... 그런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사람들이 조금 부럽기도...
그네들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 찍은 작품을 보고 싶었다.


포토샵으로 기분만 내보기.

셀카 찍는데 얼굴 들이대지마!!!

미묘하게 픽션이 가미된 미술전시실 구경 만화.
.....픽션.... 이라고는 했지만... 커맨드 뜨는 부분만 픽션.... 나머지는 논픽션....
여튼 이탈리아 남자는 참... 갑자기 들이대는 거 잘한다.





미술전시실에서 어찌어찌 탈출에 성공하고, (정말인지 난 미술에 관심 없다고!)
다시 산 마르코 광장으로 돌아가는 바포레또를 탔다.
산 마르코 광장에 도착한 시간은 바야흐로 오후 2시. 어머니 지구께서 가장 더운 시간.
산 마르코 광장은 태양으로 달궈진 바닥에서 내뿜는 뜨거운 열기와 숨막히는 인파로 가득차 있었고, 우린 이 곳을 빠져나가기로 결심했다.
바포레또 노선을 한참 보다가 정한 곳은, 여행 계획에도 없었던 부라노 섬이었다.
부라노 섬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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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해 조악한 베네치아 지도를 첨부합니다.
베네치아도 이제 슬슬 마지막이네요.
베네치아 관련 여행글
36일 유럽여행 (39) : 수상버스타고 베네치아 둘러보기 & 무라노 섬
36일 유럽여행 (40) : 해질녘의 베네치아 & 리도섬
36일 유럽여행 (41) : 본격적인 베네치아 미로 탐방
36일 유럽여행 (42) : 산 마르코 광장
36일 유럽여행 (43) : 산 죠르죠 마죠레 섬
36일 유럽여행 (44) : 알록달록 부라노 섬
36일 유럽여행 (45) : 베네치아의 마지막 밤
Plus Camping Jolly, 베네치아 인근 캠핑장
덧글
enat님 덕분에 베네치아 구경 제대로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짧은 일정으로 휙 돌아보고 나왔던지라 별로 생각이 나지 않거든요. ㅠ_ㅠ
그런데 섬 이름이 무라노섬, 부라노섬, 산조르죠마죠레섬.. 일부러 웃기려고 지은 것 같아요. 아주 마음에 드네요. ㅋㅋㅋ
저도 베네치아에 이틀 정도만 있었던지라 수박 겉핧기 식으로 보고 왔지만 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이탈리아어는 어감도 억양도 참 희한한 것 같아요.
무라노 부라노는 무슨 쌍둥이 같은 느낌도 들고... 콘 아이스크림이 떠오르기도 하고... 으흠.
학교에 사탕을 놓으러 간 여자애가 각종 귀신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최강 무서운 게 저 수위 아저씨라지요 ㄷㄷㄷ
높은 곳에서 보면 더 아름답겠구나 생각해서 종루에 올라 내려다보고 싶었는데 점심시간엔 문이 닫는 관계로.... 어흑.
베네치아 사진들 보면서 묘한 위화감을 계속 느꼈는데 이제 깨달았습니다. 해수면이 건물 면이랑 같아요. 그러니까 마치, 레고 바닥판을 바다 위에 띄워놓고 그 위에 집을 지은 것 같은, 침수될 것 같은 무서운 분위기가 나는군요.;; 보통 한국이든 일본이든 해변가의 집이라면 모래사장이나 모래 언덕 등을 두고 거리가 있거나, 축대 위에 올린다거나 해서 바다랑 거리가 있는데 말입니다.
레고 바닥판을 바다 위에 띄워놨다는 묘사를 하셨는데 그게 의외로 실제랑 비슷해요 ㅋㅋㅋ 갯펄지대에 말뚝을 박고 바닷물에 강한 석재를 쌓아서 만든 도시라고 가이드북에서 봤었거든요.
그러니까 해변가의 도시가 아니라 아예 바다(석호?)위에 세워진 도시라 더 그런 인상이 강할거에요. 요샌 지반침하, 해수면 상승 등등 때문에 더더욱 바다위 레고판에 가까워지고 있고요.. 이탈리아가 저 짭잘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지키기 위해 각종 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부디 잘 보존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봤는데 결국 기억나는건 무서운 아저씨 들이대는 아저씨
그 밖에도 수영하는 걸 도촬하던 아저씨, 가이드 해준다고 쫓아다니던 아저씨 등등이 있지만, 뭐 나중에 쓸 일이 있겠죠...
제 여행기엔 훈남은 커녕 퀘퀘묵은 아저씨만 등장합니다....
요즘 올려주시는 포스팅 덕분에 여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여행의 기억을 망가뜨리지 않고 -!!!?-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는 포스팅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히히.
저도 포스팅 할 때마다 추억이 떠올라 두근두근거리는 감각이 너무 좋아요!!
사진만 봐도 시원한 느낌이에요..ㅎㅎ
저도 고딩때 영어쌤한테 들은건데 이태리 남자가 그렇게 잘 들이댄다구......ㅋㅋㅋㅋㅋ
사진은 시원해보이지만 실제론 더웠답니다. 이글거리는 유럽 남부 이탈리아의 태양이란....!
이태리 남자는 정말 잘 들이대욬ㅋㅋㅋㅋㅋ 레알! 무서울 정도로! 근데 그게 그렇게 기분 나쁘지가 않은게...
훈훈하게들 생기셨어요 대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 에헤라디야 역시 잘생기고 예쁘고 볼일이죠 세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