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31 16:21

36일 유럽여행 (44) : 알록달록 부라노 섬 ├ 36일 유럽여행 (2011)


부라노섬은 베네치아 본 섬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섬이다. 

구글맵을 참고해서 지도를 대충 그려보자면


저 정도쯤. 

근처 다른 섬에 비해 꽤 먼 편이다. 

산 마르코에서 가는 바포레또를 타면 한 번 갈아타야 하는데, 다들 내릴 때 눈치보고 내렸다가 갈아타면 된다. 

우린 뭣도 모르고 계속 앉아 있었는데, 왠 승무원 아저씨가 와서 "부라노 갈거면 지금 내려서 배 갈아타야 한다" 고 알려줘서 내릴 수 있었다. 우리 말고도 멍 때리고 앉아있는 사람들 중에 한국인 남학생들이 있었는데, 아저씨가 우리에게 하는 얘기를 듣더니 허겁지겁 소지품 챙겨서 같이 따라 내렸다. 





부라노섬 도착. 

나가는 시간 확인하고 섬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부라노섬엔 레이스가 달린 식탁보, 옷, 양산, 장식품 등을 많이 팔고 있었다. 

레이스 공예품은 부라노섬의 특산물인데, 옛날부터 남자들이 고기 잡으러 바다로 나가면 여자들은 집에 남아 남편을 기다리며 수작업으로 레이스 직물을 짜곤 했다고 한다. 그게 지금에 이르러 특산물이 되었다고. 

나도 장식품을 하나 샀는데, 여행 갔다오자마자 만난 친구에게 줘버리는 바람에 사진은 없당. 





부라노 섬에서 또 유명한 거라면 알록달록한 건물들. 

집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어도 저렇게 원색으로 집집마다 다 다르게 색칠해놨으니 아이들이 친구네 집 찾기 쉽겠다. 

빨간색은 철이네 집, 노랑색은 순이네 집, 파란색은 민이네 집....





이하, 젤라또 쪽쪽 빨며 구경했던 집들을 올려본다. 


널어놓은 빨래 조차도 훌륭한 데코레이션. 



보색관계로 벽과 문발을 꾸미는 그레이트한 감각.




창문과 화분을 끈으로 이어놓은 거 보면 누가 훔쳐가기라도 하나보다 ㅋㅋ



어.... 설마 이발소일까? 





그렇게 엇비슷하면서도 집집마다 개성이 뚜렷한 모습을 보며, 친구와 여기에 오길 잘했다며 서로를 치하했다. 

"잘 선택하셨소이다." / "네가 가자고 하지 않았소." / "하하하 그대가 동의하질 않았소."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거리에 드러누운 고양이. 

사람이 지나가도 꾸벅꾸벅 졸다가 간신히 눈을 뜨고 심드렁하게 쳐다볼 뿐이다. 

우리나라의 길냥이는 낯선 사람을 보면 일단 경계하고 눈치를 보는데, 과연 이탈리아는 고양이마저 여유롭다. 






집 잃을 염려 없는 이 동네 꼬마 아가씨들. 





마을 골목골목을 누비며 기념품도 구경하고 건물도 구경하다가, 해질녘이 되서야 부라노섬을 떠날 수 있었다. 

두세시간 정도 머물렀을 뿐인데 굉장히 인상적인 섬이었다. 



베네치아의 밤에서 계속. 

다음이 베네치아 진짜 마지막임...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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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타누키 2011/12/31 16:49 # 답글

    레고마을처럼 아기자기한게 좋네요. ㅠㅠ
  • enat 2011/12/31 17:16 #

    건물 자체가 반듯하기도 하고 크기가 비슷한 건물도 많아서 레고처럼 보이기도 하죠!
    전 성냥갑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ㅋㅋㅋ
  • 타누키 2011/12/31 17:22 #

    아 부산에 레고마을이라고 있어서~
    이곳과는 다른 지붕만 재정비한 것이지만 말이죠. ㅎㅎ
  • enat 2011/12/31 17:53 #

    오오 부산에 그런 곳도 있나요? 하아... 나에겐 너무 먼 부산.
    타누키님 덕분에 가고 싶은 곳이 또 늘었군요. ㅠㅠ
  • 택씨 2011/12/31 17:55 # 답글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난 색감인 것 같아요!!!
    같은 문을 색칠과 장식물을 가지고 전혀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하다니.... 대단해요.
  • enat 2012/01/01 15:39 #

    동네 주민들이 훌륭한 감각을 갖고 있더군요 ㅋㅋ
    정말 한집 한집마다 걸음이 멈춰지는 섬이였어요.
  • Tabipero 2011/12/31 18:34 # 답글

    여행 미리보기 하는 것 같네요 ㅎㅎ 첫날은 본섬을 돌고, 다음날에 무라노, 부라노 섬 둘 다 들러야겠습니다.
    가이드북에는 중국산 레이스를 조심하라는 언급이 있었지요 ^^;;;;
  • enat 2012/01/01 15:40 #

    중국산 레이스.... 정말 대륙은 베네치아까지 침범했어요 ㅋㅋㅋ
    본섬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 가면, 메이드 인 차이나 자석, 메이드 인 차이나 보석함 등이 많으니 상표 꼭 확인하시고 사세요!
  • 로크네스 2011/12/31 19:47 # 답글

    우와! 알록달록한 게 얼룩 튈까봐 평생 노심초사하면서 살 것 같....이 아니라 엄청 예쁘네요! 나란 사람 아티스틱한 사람!
  • enat 2012/01/01 15:44 #

    아뇨아뇨, 보통 그렇게까지 생각하진 않죠ㅋㅋㅋ 급회전하지 마세요. 어딜봐서 아티스틱하다는 겁니까!
    아아... 어쩐지 최근에 계속 딴지만 걸고 있군요 저....
  • 키르난 2012/01/01 08:35 # 답글

    이탈리아 같지 않아요...; 오히려 북아프리카쪽 동네가 떠오릅니다. 햇살 강렬한 곳에서 반짝반짝한 색으로 번갈아 칠하는 그런 모습이 떠올라서 그런가요. 그나저나 저 고양이는 맨 처음 등장한 사진을 보고는 암사자?라고 생각했으니.. 아주 여유 만만합니다.^^;;
  • enat 2012/01/01 15:49 #

    오오, 북아프리카쪽은 가본 적이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왠지 느낌이 옵니다. 어쩐지 튀니지 알제리스러운 느낌... 설명을 듣고 보니 고양이마저 아프리카 사막에서 포식한 후 휴식을 취하는 사자 같은 느낌이 드네요ㅋㅋㅋㅋㅋㅋ
    섬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도 베네치아의 매력인 것 같아요!
  • 이팝 2012/01/01 11:58 # 답글

    으아니 세상에 완전 일상에 예술이네요 예술이야ㅠㅠㅠㅠㅠㅠ쩐다 쩔어 대박이네요ㅠㅠ집 저렇게 알록달록 하면 맨날 밖에 나가서 집만 구경해도 재밌을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강물에 발담그고 젤라또 촵촵..
  • enat 2012/01/01 15:52 #

    하루하루가 재밌을 것 같아요. 혹시 해마다 색을 바꾸는 것일까 생각도 해봅니다. "옆집 철이네는 올해 초록색으로 칠한대" "그럼 우리는 올해 정열의 빨간색으로 가자구"
    강물... 은 아니고 일단 해수에요.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섬에 운하를 판거라 바닷물이 그대로 밀려온 거거든요! 바다가 자기 앞마당을 휘감고 나간다고 생각하면 완전 낭만적이죠 ㅠㅠbb
  • 엘에스디 2012/01/01 23:21 # 답글

    잠깐 좀(?) 바빴다고 여행기가 그새 십여개 넘게 밀린 것 같습니다ㅠ 느긋하게 역주행하며 봐야겠네요.////
    이곳도 알록달록 총천역색 집들.. 이사할 때마다 집 색을 취향을 바꾸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창밖에 있는 화분들 보며 누가 안 가져가려나 생각하는 순간 눈에 들어온 끈이야기.. 으하하^^;;;;;
    정말 좀 위험성이 있긴 한가봐요;;;
    그나저나 빨간 반바지 입은 꼬마 아가씨 참 이쁘네요.. 앗 얘 언니가 절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젤라또...!!
  • enat 2012/01/03 00:08 #

    집 색깔이 다 원색이라 희한하죠! ㅋㅋㅋㅋ
    화분들은 아무래도 타지인들이 많이 오니까, 끈으로 묶어두고 그러는 것 같기도 해요. 도난 사건이라도 몇 번 있었나...
    그나저나 보는 눈이 있으시군요. 저도 빨간 반바지 아이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쩝쩝.

    앞으로 업데이트가 늦어질 것 같으니 느긋하게... 천천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 토토로 2012/01/02 15:59 # 답글

    헐 여기 정말 이쁜데요..이렇게 아름다운줄 알았으면 꼭 갔었을텐데 아쉽네요..ㅠ
  • enat 2012/01/03 00:08 #

    알록달록 오색빛깔 섬이었어요. 다음에 베네치아 가게 되시면 꼭 한 번 들려보세요!
  • 2012/01/03 20: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enat 2012/01/03 21:16 #

    그게... 황당하게도 중구난방인게 맞아요. 구멍이 안 들어가는 콘센트, 들어가지만 접속이 안되는 콘센트, 구멍이 너무 커서 고정이 안되는 콘센트 등이 있더군요. 물론 아무 문제없이 충전되던 콘센트도 있었지만, 전압이 약간 달라서 그런지 쉽게 가열되기도 하더라구요.

    결론은! 어댑터 사갖고 가세요 ㅎㅎㅎ 저는 어댑터를 아예 충전기에 꽂아넣고 다녔습니다 ㅎㅎㅎㅎ
  • 비유와상징 2012/01/07 08:50 # 답글

    기억이 아른아른 떠오르는 포스팅이다. 다음엔 본섬 말고 부라노섬이나 무라노 섬에서 하루 이상 머무르면서 배네치아 사람들의 일상을 보고싶다.
  • enat 2012/01/08 01:07 #

    흐흐 나는 본섬에서도 머물지 못했지 ㅋㅋㅋㅋㅋㅋㅋ 너 13유로짜리 캠핑장에서 묵어봤어? 버스에서 내려서 20분인가 30분은 걸어야 나오는 캠핑장? 아주 멋진 경험이었지. 여러가지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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