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라노섬은 베네치아 본 섬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섬이다.
구글맵을 참고해서 지도를 대충 그려보자면

저 정도쯤.
근처 다른 섬에 비해 꽤 먼 편이다.
산 마르코에서 가는 바포레또를 타면 한 번 갈아타야 하는데, 다들 내릴 때 눈치보고 내렸다가 갈아타면 된다.
우린 뭣도 모르고 계속 앉아 있었는데, 왠 승무원 아저씨가 와서 "부라노 갈거면 지금 내려서 배 갈아타야 한다" 고 알려줘서 내릴 수 있었다. 우리 말고도 멍 때리고 앉아있는 사람들 중에 한국인 남학생들이 있었는데, 아저씨가 우리에게 하는 얘기를 듣더니 허겁지겁 소지품 챙겨서 같이 따라 내렸다.

부라노섬 도착.
나가는 시간 확인하고 섬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부라노섬엔 레이스가 달린 식탁보, 옷, 양산, 장식품 등을 많이 팔고 있었다.
레이스 공예품은 부라노섬의 특산물인데, 옛날부터 남자들이 고기 잡으러 바다로 나가면 여자들은 집에 남아 남편을 기다리며 수작업으로 레이스 직물을 짜곤 했다고 한다. 그게 지금에 이르러 특산물이 되었다고.
나도 장식품을 하나 샀는데, 여행 갔다오자마자 만난 친구에게 줘버리는 바람에 사진은 없당.

부라노 섬에서 또 유명한 거라면 알록달록한 건물들.
집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어도 저렇게 원색으로 집집마다 다 다르게 색칠해놨으니 아이들이 친구네 집 찾기 쉽겠다.
빨간색은 철이네 집, 노랑색은 순이네 집, 파란색은 민이네 집....
이하, 젤라또 쪽쪽 빨며 구경했던 집들을 올려본다.

널어놓은 빨래 조차도 훌륭한 데코레이션.


보색관계로 벽과 문발을 꾸미는 그레이트한 감각.



창문과 화분을 끈으로 이어놓은 거 보면 누가 훔쳐가기라도 하나보다 ㅋㅋ


어.... 설마 이발소일까?



그렇게 엇비슷하면서도 집집마다 개성이 뚜렷한 모습을 보며, 친구와 여기에 오길 잘했다며 서로를 치하했다.
"잘 선택하셨소이다." / "네가 가자고 하지 않았소." / "하하하 그대가 동의하질 않았소."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거리에 드러누운 고양이.
사람이 지나가도 꾸벅꾸벅 졸다가 간신히 눈을 뜨고 심드렁하게 쳐다볼 뿐이다.
우리나라의 길냥이는 낯선 사람을 보면 일단 경계하고 눈치를 보는데, 과연 이탈리아는 고양이마저 여유롭다.

집 잃을 염려 없는 이 동네 꼬마 아가씨들.


마을 골목골목을 누비며 기념품도 구경하고 건물도 구경하다가, 해질녘이 되서야 부라노섬을 떠날 수 있었다.
두세시간 정도 머물렀을 뿐인데 굉장히 인상적인 섬이었다.
베네치아의 밤에서 계속.
다음이 베네치아 진짜 마지막임...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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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 Camping Jolly, 베네치아 인근 캠핑장
덧글
전 성냥갑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ㅋㅋㅋ
이곳과는 다른 지붕만 재정비한 것이지만 말이죠. ㅎㅎ
타누키님 덕분에 가고 싶은 곳이 또 늘었군요. ㅠㅠ
같은 문을 색칠과 장식물을 가지고 전혀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하다니.... 대단해요.
정말 한집 한집마다 걸음이 멈춰지는 섬이였어요.
가이드북에는 중국산 레이스를 조심하라는 언급이 있었지요 ^^;;;;
본섬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 가면, 메이드 인 차이나 자석, 메이드 인 차이나 보석함 등이 많으니 상표 꼭 확인하시고 사세요!
아아... 어쩐지 최근에 계속 딴지만 걸고 있군요 저....
섬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도 베네치아의 매력인 것 같아요!
강물... 은 아니고 일단 해수에요.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섬에 운하를 판거라 바닷물이 그대로 밀려온 거거든요! 바다가 자기 앞마당을 휘감고 나간다고 생각하면 완전 낭만적이죠 ㅠㅠbb
이곳도 알록달록 총천역색 집들.. 이사할 때마다 집 색을 취향을 바꾸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창밖에 있는 화분들 보며 누가 안 가져가려나 생각하는 순간 눈에 들어온 끈이야기.. 으하하^^;;;;;
정말 좀 위험성이 있긴 한가봐요;;;
그나저나 빨간 반바지 입은 꼬마 아가씨 참 이쁘네요.. 앗 얘 언니가 절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젤라또...!!
화분들은 아무래도 타지인들이 많이 오니까, 끈으로 묶어두고 그러는 것 같기도 해요. 도난 사건이라도 몇 번 있었나...
그나저나 보는 눈이 있으시군요. 저도 빨간 반바지 아이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쩝쩝.
앞으로 업데이트가 늦어질 것 같으니 느긋하게... 천천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결론은! 어댑터 사갖고 가세요 ㅎㅎㅎ 저는 어댑터를 아예 충전기에 꽂아넣고 다녔습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