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도 끝물 -이제 나폴리, 로마만 남았다!- 인데 보너스 포스팅 하나만 해본다.
예전에 아는 분께서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 다 기억하시고 포스팅 하는거 보면 진짜 대단해요 ㅠㅠ" 라는 덧글을 달아주신 적이 있는데,
굳이 말하자면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다. 정말 나쁘다. 당연히 다 기억할리 없다.
지금 포스팅 하는 것도 벌써 반년 전의 일인데 어떻게 자잘한 것 하나까지 다 기억을 하겠는가!
당연히! 일기장을 보고 포스팅을 한다.
그렇다고 가뜩이나 무거운 짐에 일기장으로 쓸 예쁜 노트나 다이어리를 챙겨서 가져갔던 건 아니고,
A4 용지를 가져갔다.
그렇다고 빈 A4 용지를 가져갔던 건 아니고,

아예 내가 가이드북처럼 만들어놓은 A4 용지를 가져갔다.
국내 여행이나 일본 여행을 다녀올 땐 일주일 안팎이기 때문에 여행 정보를 머릿속에 다 넣을 수 있지만, 유럽은 한 달 이상.
각 지역에 관련된 여행 팁과 자잘한 정보들을 다 기억할리 없다. 그래서 이번에 한 번 만들어서 가져가봤다.
여행 떠나기 며칠 전 가이드북.hwp를 완성시키고 뿌듯해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줬지만 유별나다는 소리만 들었다는 슬픈 얘기는 관두고....
어쨌든!
저렇게 들고 간 A4 용지 뭉텅이가 추억의 한뭉텅이가 되는 것이다!
나는 영수증 하나하나도 기념으로 챙기는 스타일이라 저렇게 스카치 테이프로 살짝 붙여두면 잃어버릴 일도 없고 참 좋다.
예를 들자면 뮌헨~루체른의 장.

이렇게 해놓으면 까먹을래야 까먹을 수가 없다.
빵 사먹은 영수증까지 있으니 자잘한 에피소드가 다 기억날 수밖에.
그리고 가이드북.hwp 뒷장의 텅 빈 부분엔 일기를 쓴다.
예를 들어 까를로비 바리 부분.

....글씨가 날아다니죠?
내 글씨는 보통 친하지 않고서야 못알아본다. 그래서 누가 노트 필기 빌려달라고 하면 서슴없이 빌려준다. 어차피 못알아볼텐데 뭐. 깔깔깔!
동아리 활동할 때 회의 일지 작성도 우리 기수의 유일한 여자였던 내가 아니라 글씨 잘쓰는 오빠가 썼을 정도라고!
....제길,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비참하군...


이런 A4 용지 몇십페이지에 달하는 일기들. 실제로 보면 누덕누덕 거려서 읽는 맛이 있다.
욕(....)이 많아서 부분부분만 잘라봤다. 외국에 나가면 왜 그렇게 입이 험해지는지. 아무도 못알아들을 거라 생각해서 그런건가.
그러고보니 이런 일도 있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친구와 "야! 여기 진짜 한국인 없다! 우리 한국에선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소리쳐보자!" 라는 대화가 되어버려서....
그 때부터 시작된 "@#$%^^$!!!" "@$@##$%&&*((*&^%$!!!!!!!"
....아 역시 이건 못적겠다.... 포게릿, 포게릿...
여튼 저번에 달렸던 덧글...
Q.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을 어떻게 다 기억해요?
A. 일기를 써요!
호기심 해결!





덧글
'이건 이거대로 후리한 느낌이잖아!' 라고 친구들에게 열심히 주장하고 있죠 ㅋㅋㅋ
으으 오늘 내로 한 편 써서 올리겠습니다!
가이드북.hwp는 사진으로만 봐도 그 포스가 후덜덜하군요;; 예전에는 1박2일을 가더라도 하다못해 지도를 죽 이어붙인게 다인 doc 파일을 만들었었는데, 취직하니 그것도 귀찮아지고, 지금은 그냥 가이드북만 믿고 에헤라디야 퀘세라세라 하고 있습니다;;;
글씨는 그래도 알아볼 수는 있네요 ㅠ "건방진 스위스 놈들"에서 빵 터졌습니다 ㅎㅎ
전 아직 시간이 널럴한 학생이라서, 저런 파일을 만들며 굉장히 즐거워합니다. 여행 계획 파일만 수십개 ㅋㅋㅋㅋ 근데 사실 저런 파일을 만들면서 여정을 몇 번이나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하게 되는지라, 막상 여행을 가게 되면 좀 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역시 너무 일일히 알아보지 말고 가이드북을 사서 가서 볼까 생각할 때도 있어요 ㅋㅋㅋ
제 지렁이 글씨를 알아봐주셨군요. 어헝헝 감사합니다 (__)
저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 수첩에 시시때때로 기록하고 자기전에 넷북으로 txt파일로 내용을 옮겨놨답니다. 오래되면 제 글씨도 못알아봐서 =_=....
수첩에 빼곡히 정리해서 갖고 갔는 데, 여행 다녀보니 그냥 큰 아웃라인만 잡아놓으면 상세일정은 현지 여행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로 정해도 괜찮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_~;;
넷북은... 부럽군요. 전 전자기기를 들고가도 잘 망가뜨려서 여행만 떠나면 원시생활과 다름없는 생활을...
대도시, 중소도시까지라면 아무리 자세히 알아가도 인포나 호스텔에서 얻는 정보가 훨씬 고급이죠! 현지인들이 맛있다고 추천하는 집도 가보고, 현지인들만 아는 골목길도 가보고 말예요 ㅎㅎㅎ
저도 앞으로 써먹어야겠어요!!! (나중에 저작권 주장하시기 없기예요. ㅎㅎ)
올리면서 "이런 번거로운 방법은 너나 사용하시지!" 라는 덧글을 예상하기도.... 흑흑
가계부는 써놓지 않으면 여행 후반부가서 빵 한쪽에 생수 한 병으로 끼니를 때워야하는 무시무시한 상황에 처하게 되죠....!!
....그런가요? 제 글씨... 제법 보편적인 글씨인가봐요 ^0^/
전 프랭클린 플래너 데일리로 한 번 가져가도 보고..몰스킨도 가져가보고.. 연습장도 가져갔는데
뒷부분으로 갈 수록 흰종이가 되었어요. 저도 저렇게 하나하나 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ㅠ.ㅠ
나중에 보실 때 정말 뿌듯하시겠어요!
저는 연습장에 낙서하듯 막 쓰는지라 자기 전이나 기차에서 5분만 쓱싹쓱싹 하면 됐거든요. 공들여서 썼으면 저도 하얀 종이로 남았을지 몰라요 ㅋㅋㅋㅋ
지금도 그 너덜너덜한 종이를 볼때면 괜시리 흐뭇해집니다.
하지만 읽으려면 상당한 집중이 필요하죠. 이게 대체 뭔 글씨인가...
한 달 이내에 몰아서 포스팅 하시는 건 대단합니다.
아아... 저는 해가 넘어가고 말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가 아니라 이런 좋은 반응들 예상 외라서 많이 당황중입니다. 글씨에 대한 태클도 각오하고 개그글 각오하고 쓴건데....
이건 또..................... 좋군요. 그레이트한 기분.
그 .hwp 참 부럽네요~ 거기에 극소수(?)만이 알아보는 자동 보안 기능이라니~^^
여행지에서 돈 관리 절실하죠! 들떠서 이것저것 먹고 사고 보다보면 어느새 빈털털이... 저도 그 돈관리 때문에 골머리 꽤 썩혔습니다.... 덕분에 스위스에선 빵조각만 ㅠ,ㅠ
그나마 영수증들은 안 버리고 고이 모셔와서 작은 상자 안에 보관하고 있지만 말이죠. (사소한거 안 버리는 성격이라..ㅎㅎ)
다음에 여행 떠날 기회가 생긴다면 enat님을 본받으려고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ㅋㅋㅋ
저처럼 동선을 막 잡으면 일기 쓰기 수월해집니다(?)
여행 다녀와서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긴 했는데, 제 방이 워낙 지저분해서... 어디다 뒀더라....?
이런식으로 기록만 해두고 잃어버리는게 코미디 ㅠㅠ ㅋㅋㅋㅋ
근데 진짜 여행지에선 의외로 일기장 펼치고 일기 쓸만한 여유가 없죠 ㅋㅋㅋㅋ 한숨 더 자거나, 사진찍거나, 멍때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 제 방법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꾸준히 쓸... 수... 있으실... 겁니다! 귀차니즘의 표상인 저도 써왔는걸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