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1 23:07

36일 유럽여행 (50) :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 36일 유럽여행 (2011)

유럽의 3대 '고고학' 박물관 중 하나라는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사실 나는 박물관 자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오늘 저녁에 산 엘모성까지 가려면 촉박하지 않을까 싶어서, 여길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이런 쪽은 또 엄청 좋아하는지라 질질 끌려갔다 왔다. 

그래, 내가 여행경로의 90%를 정했으니 10% 정도는 너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노라...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사진도 막 찍은 게 많다. 

언제는 막찍이 아니였냐마는... 여튼. 





스파카 나폴리에서 표지판 따라 북쪽으로 쭈-욱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우리는 어째 매번, 교통 무료 만능 카드가 있어도 뭔가 타질 않고 걸어다니는 걸까...


우리처럼 무식하게 걷질 않고 현명하게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1호선 MUSEO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아르떼 카드로 매표소에서 티켓을 받은 뒤, 여유롭게 게이트 통과. 

입구부터 다음 층 계단까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흉상들이 일렬로 전시되어 있는 거대한 복도를 지났다. 


사실 1층에도 구석구석에 대단한 전시품들이 많았지만, 내 머리속은 온통 산 엘모성으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높은 곳밖에 모르는 바보 ㅠㅠ





계단 앞에 있던 사자. 




요런 식의 계단으로 2층 진입. 

박물관의 건물 자체는 크고 웅장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다만 그 동선이.... 동선이 좀 엉망임. 보통 박물관에서는 ㅁ자로 한 바퀴 돌면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식이기 때문에 일자 진행을 하면 봤던 작품을 또 볼 필요는 없는데,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은 방 여러개를 이어놓고 끝 방에 도달하면 다시 몸을 돌려 나와야 하는 식이었다. 게다가 중요한 작품들은 꼭 끝 방에 전시를 해놔서... 가뜩이나 종일 걸어 지친 우리를 몇 배나 더 힘들게 만들었다. 





그림이 전시되어 있던 홀. 역시 건물 자체는... (이하 생략)

끝 부분에 의자가 있는데, 저 곳에 널부러져 10분 정도 휴식을 취했다. 





전시되어 있던 그림. 

미술에는 조예가 없어서 무슨 그림인지는 모르겠다...





지구를 짊어지고 있는 아틀라스 조각상. 





동양풍의 옷을 입고 있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마케도니아인의 것을 하고 있는 여자. 





개 모양의 모자이크. 폼페이 비극시인의 집에 있던 개조심 모자이크와 같은 용도였을 것이다. 





역시 폼페이에 남아있던 모자이크 장식들. 물고기 모양의 모자이크는 주방 같은 곳에서 쓰였을 듯?

해골이 그려진 모자이크는 몹시 내 취향이다.... 





폼페이에서 모조품으로 봤던 춤추는 목신의 상 원본. 

폼페이에선 전시된 목신의 상이 작은 모조품이여서 별다른 감흥이 들진 않았는데, 원본은 사람만해서 놀랐다. 
이런게 저택 한가운데에 떡 하고 전시되어 있었을 걸 생각하니, 폼페이 시민들도 어지간히 호화롭게 살았구나 싶었다.





역시 목신의 집에서 모조품으로 봤던, <알렉산더 대왕과 다리우스의 전쟁> 의 원본이다. 

왼쪽의 갈색 머리의 청년이 알렉산더 대왕이고, 오른쪽의 투구를 쓴 자가 다리우스 3세. 

사진을 멀리서 찍어서 알아보기 힘들테지만, 이 거대한 작품은 작은 돌조각으로 하나하나 이어만든 모자이크다. 





마지막으로 들어간 곳은 몇 년 전부터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을 나폴리 여행 필수 코스의 반열로 오르게 한 일등공신, 비밀의 방이었다. 

예전 정보를 보면 입구에서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던데, 우린 박물관 후미진 곳을 돌아다니다가 구석에 살짝 열려있는 방이 있길래 뭔지도 모르고 들어가서 보고 왔다. 아마 무료개방으로 바뀐 듯? 아니면 박물관 문 닫을 시간이라 관리를 안해서 운 좋게 보고 왔던걸지도 모르고. 만약 후자라면 이탈리아인의 게으름에 만세삼창 해준다. 

전시된 작품은..............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 줄 알았다. 물론 암스테르담의 섹스 뮤지엄이 노골적으로 아앙...♥ 이라면 이 쪽 전시물은 고대의 것들이라 대체로 다산과 풍요를 의미! 

.....한다고는 하지만 꽤나 노골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염소랑 하는 리얼한 조각상이 제일 충격적. 인간으로서의! 긍지는! 어디다! 팔아먹고! 


하긴... 로마 최고신도 밝힘증 쩌는 바람둥이 오브 바람둥이니 오죽하겠나...





그렇게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서 참으로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아르떼 카드의 본전은 찾았군. 

▼ 유익한 시간의 참고사진


왜 눈 앞에 조각상이 있으면 잠자코 감상하질 않고 따라하고 싶을까. 

물론 사람 없을 때 타이머로 찍었음.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지켰습니다 여러분. 


산 엘모성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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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Hostel of the Sun





덧글

  • 레키 2012/01/11 23:25 # 답글

    - 마지막 사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매번 느끼지만 미술학적 지식이 있으면 정말 유럽에 있는 미술관과 박물관은 몇날 몇일을 봐도 제대로 다 못볼듯. 그치만 그런거 개뿔도 없는 저는 걍 .... 하고 지나가져 ㅋㅋㅋㅋㅋㅋㅋㅋ
  • enat 2012/01/12 00:17 #

    저도 예술적 교양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서 박물관 같은 곳은 저렇게 패스 본전 때문에 가는 것 빼고는 간 일이 없네요ㅋㅋㅋㅋ 친구는 좋다고 발발거리면서 다니더만... 결국 제 카메라 앵글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아 지식욕보다 사진욕이 더 큰 나약한 인간이여...!
  • 2012/01/11 23:4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enat 2012/01/12 00:13 #

    으아 덧글 확인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만 받을게요!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vorte maison 2012/01/11 23:53 # 답글

    루브르박물관가서 저러고 찍었는데..... 서양애들도 저러고 찍더군요 ㅋ
  • enat 2012/01/12 00:21 #

    역시 멋진 포즈의 동상이 있으면 따라하게 되는 건 만국 공통이군요...
    아아 정상축에서 논다는 확신이 들어 기분좋은 밤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 로크네스 2012/01/12 00:07 # 답글

    유익한 시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자연스러운 행동이지요, 음음.
    그리고 제가 알기로 염소....는 꽤나 유구한 역사.....를 지닌 가축......이죠. 관련된 기록.....이나 유물.....도 있고.
  • enat 2012/01/12 00:25 #

    뭐! 정말요! 염소가!
    내가 스위스에서 쓰다듬었던 순진한 표정의 염소들은 그렇고 그런.....!
    몇백년전에 갈라진 피가 섞이지 않은 친척동생일지도....!

    이젠 염소목장에 놀러가서 염소의 눈.... 아니 목장주인의 눈을 못마주치겠군요.
  • 요엘 2012/01/12 05:45 # 답글

    악ㅋㅋㅋㅋ 마지막 사진ㅋㅋㅋㅋ이낫님하고 친구분도 귀요미셨군요.

    저 심슨을 뜯을 방법을 찾아야겠어..(!)
  • enat 2012/01/12 10:52 #

    에헤이! 제 심슨이 뜯어지는 날은 지구멸망의 날입니다!

    세간에선 저런 걸 귀요미라고 하는군요. 역시 '정신나갔군'이라고 말한 제 친구들의 평가가 틀렸어요!
  • 택씨 2012/01/12 09:00 # 답글

    정말 그림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잘 모르겠더라구요. 보면 웅장하고 멋있긴 한데....
    조각이랑 폼페이 원본 모자이크는 실물을 보면 멋있을 거 같아요.
    ㅎㅎㅎ. 비밀의 그림만 모아놓은 방이 있군요.
  • enat 2012/01/12 10:55 #

    오 정말요. 저 그림의 왼쪽에 놓은 항아리는 뭘 의미하는데 다시 정면의 강아지가 짖고 있는건 뭘 의미하고 그렇지만 여자가 입은 옷은 무슨 시대의 옷이므로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고 어쩌구 저쩌구. 복잡하기 짝이 없어요.

    저 방 문패에도 큼직하게 써져있는 Secret room.... 대다수의 관광객들이 저거 하나만 바라보고 박물관에 온다는군요ㅋㅋㅋㅋ
  • 타누키 2012/01/12 14:54 # 답글

    타이머라니!! 대박입니다. ㅎㅎ
    걸리면 뭐 일본말이나 중국말을;;;(야) 박물관 정말 멋진게 ㅠㅠ)b
    사람이 원래 상대방이 하는걸 따라하게 된다네요. 전혀 안따라하면 그건 또 소시오패스라고 멘탈리스트에서...ㅎㅎ
  • enat 2012/01/12 22:00 #

    둘만 다니다보니 곧잘 타이머를 썼습니다! ㅋㅋㅋㅋ
    단, 삼각대 같은 게 없으니 석상이나 벤치에 어떻게든 기대게 해놓고... 허겁지겁 달려가서 ㅠ,ㅠ

    저는 다행히도 정상인축에 속하는군요. 야! 신난다!
  • 키르난 2012/01/13 17:33 # 답글

    시오노 나나미 책에 보니 이탈리아는 발굴지에서 가장 가까운 박물관에 유적을 넣어야 한다던가요. 그래서 국중박이나 루브르나 대영박물관 같은 곳이 아니라 각 지역 박물관을 들어가야한다는 듯...
    모자이크로 된 청년 알렉산더는 교과서에서도 본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유적들이 한 눈에! (라지만 저 춘화들은 좀 세군요...)
  • enat 2012/01/13 19:29 #

    아, 그게 또 그렇게 되나요? 덕분에 폼페이에서 나온 대단한 유물들도 나폴리 박물관에 남아있을 수 있게 된거로군요. 지방 여행객 입장에선 정말 다행이네요! 하긴, 제가 생각해도 이탈리아 자체가 거대한 유물 단지라서 한 곳-로마 같은?-에 모으다보면 과포화 상태가 되어 유물 관리하는데 비용이 더 많이 들 것 같아요.
    교과서에서 나오는 그 알렉산더가 맞을 겁니다! 확대해서도 한 장 찍었는데, 흔들리는 바람에... 쩝쩝.
    춘화... 저게 비밀의 방에서 제일 약한거였습니다... 야릇한 석상이나 작은 조각들이 사방에 널려있어서 눈을 둘 곳이 없더군요 ㅋㅋㅋ
  • 이팝 2012/01/21 21:31 # 답글

    이야 역시 이탈리아 하면 박물관을 한번쯤 가줘야되는군요!! 역시 미술엔 조예가 없지만(ㅜㅜ) 사진과 건축물만 봐도 웅장함이 느껴지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각상 포즈ㅋㅋㅋㅋㅋ그렇죠 따라해줘야 진리죠!!!!
  • enat 2012/01/22 22:58 #

    이탈리아 박물관은 정말 로마제국의 위용을 나타내는 어마어마한 소장품들이 많아서 볼만 했습니다. 다만 그 설명이... 설명이.... 너무 부실해요 ㅠㅠ 보려면 니네들이 직접 찾아서 알아봐라 뭐 이런 식인건지 ㅠㅠㅠㅠ
    점프하는 조각상이 있었다면 분명 점프샷도 찍었을겁니다! 다행인건지 없었죠...
  • NOMAD 2012/01/24 21:43 # 답글

    마지막 사진 재밌는데요~ㅎㅎ
    위에 모자이크 작품들도 마음에 들어요~ 해골.. 정말 마음에 드네요..ㅎㅎ 그 위에 위에 돔형 건물 실내를 그린 것 같은 그림은 착시 현상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 보이는거겠죠? 입체처럼 보여요~
  • enat 2012/01/27 02:17 #

    조각상만 보면 따라하고 싶은 이 마음! 온 몸이 근질근질한 게 어쩔 수가 없더군요!

    아! 입체가 맞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마 창턱? 처럼 벽에다가 뚫어놓은 장식품... 일거에요.
    사실 자세한 건 설명을 제대로 안봐서 모르겠군요 ㅇ>-<
  • 련석 2012/02/27 14:43 # 삭제 답글

    유익한 시간의 참고사진 중 왼쪽 사진 보고 빵 터졌어요~ 왠지 거기엔 내가 없었지만 사진 찍는 상황을 목격한 기분??
    아무튼.. 저도 세계의 탈 전시회? 뭐 그런 데 가서 흉내내고 찍었던 사진들 생각나네요..^^;
  • enat 2012/02/28 16:26 #

    조각상을 보면 몸이 먼저 움찔하고 반응하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
    아 예술성이나 역사적인 배경 이런 걸 고상하게 고찰해보면 좋을텐데 왜 저런 장난만 치게 되는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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