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3 23:35

동인천 : 차이나타운 일상


오랜만에 보는 인천역. 

인천역은 인천에서도 가장 서쪽에 있는 역인지라 인천에 살아도 가볼 일이 별로 없다. 





인천역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차이나 타운이다. 

생각보다 한산했다. 예전엔 훨씬 북적이던 곳으로 기억하는데?





...........................내 기억은 정확하군. 입구만 한산했던 것이었다.... 

주말이기도 했고, 날씨도 비교적 따뜻해서 그랬는지,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학생들도 많았고, 커플도 많았다. 


아직 만나기로 한 친구가 나오질 않아 조금 쓸쓸했다...



 

거리에서 팔던 포춘쿠키와 월병. 

내 돈으로 사먹긴 아까우니 이따 친구 나오면 사달라고 졸라야겠다. 





사람들이 줄 서서 사먹던 양고기 꼬치구이. 

줄 기다려서 먹은 것 치고 흡족했던 기억이 없지만 그래도 맛이 궁금하다. 대체 무슨 맛이길래 저렇게 줄서있는 것인가. 

역시 내 돈 주고 사먹긴 아까우니까 친구 만나면 사달라고 졸라야겠다. 





차이나 타운 거리에서 팔던 메이드 인 차이나 호랑이 인형. 

한 곳에 모아두니까 제법 귀엽긴 한데... 사는 사람이 있으려나? 뭐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있는 거겠지만... 





유아용 치파오. 

저런 작은 옷을 볼 때마다 5, 6살 때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입어보고 싶어! 





차이나타운을 다 둘러봐도 친구가 오질 않는다. 

연락을 했더니 좀 많이 늦어진다고 하길래 차이나 타운을 벗어나 동인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삼국지 벽화거리, 청일 조계지, 한중 문화원, 일본 은행 인천 지점 등등. 

친구 만나려고 잠깐 나온 건데 문화 탐방이 되어버렸다.... 삼십분 가량 다큐를 찍다보니 드디어 친구가 도착했다. 




배고프니까 일단 밥부터! 

원래는 자주 가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항상 눈에 먼저 들어왔는지라) 청관에 가려고 했는데, 입구에서 두 사람은 받지 않으니 돌아가랜다. 아니 무슨 이런 경우가. 화장도 안한채 청바지+운동화 조합이라 어려 보였는지, 말도 함부로 한다. 결국 돈 내고 사먹겠다는데 내쫓겼다. 

그래서 옆집인 연경으로 갔다. 연경 종업원 언니는 청관에서 내쫓긴 우리를 따스하게 맞이해줬다. 

내 다시는 청관에 가지 않으리.... 





연경에서 시킨 쟁반짜장 2인분. 





주문하면서 종업원 언니에게 혹시 짬뽕 국물 나오냐고 물어보니까 생긋생긋 웃으며 자기가 떠다주겠다고 한다. 

좋은 종업원을 고용했군뇨 연경. 





자장면만 먹긴 심심할 것 같아서 만두도 함께 시켰다. 배부르게 잘 먹음. 

이렇게 먹어서 대충 가격이.... 한 사람당 만원 낸 듯. 





계산대에 있던 공갈빵 부스러기. 

친구는 몇 개 주워먹다가 마음에 들었는지, 결국 집에 가기 전 공갈빵 하나를 사갔다. 

공갈빵은 처음 먹는다고 하길래, 먹는 법을 알려줬다. 둥글둥글 큰 빵인데 부수면 안이 텅 비어있어서 공갈빵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설명해주고. 

싫어하는 사람 얼굴이라 생각하고 부숴먹으라고 하니까, 내 얼굴이라고 하더니 마구 부순다. 이새끼가?





여튼 맛있게 먹고 나왔다. 자유공원으로 통하는 계단 옆에 세워진 건물이라 2층으로도 나올 수 있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봤다. 





올라가다보면 차이나타운 뒷쪽 자유공원으로 통하는 문이 나온다. 사람들이 저기서 사진 참 많이 찍는다. 

봄에는 뒤에 개나리도 펴서 제법 예쁘다. 





내려오는 길, 자전거를 타고 계단을 통통통통 내려가던 아저씨를 발견했다. 

순식간에 우리 곁을 지나갔는지라 계단 저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 한 컷만 찍을 수 있었다. 

신기해! 난 평지에서도 자전거 못타는데! 





자유공원을 통해 동인천역 쪽으로 갈 생각은 없어서, 다시 차이나 타운 거리로 내려왔다. 

 



아까 그 양고기 꼬치 집. 어떤 아저씨가 카메라를 들고 줄 서있는 시민들에게 취재를 시도했다. 

"여기가 그렇게 유명하다면서요!"
"...그... 그래요?"
"무엇을 사드시러 오신 건가요?"
"...어... 뭐 그냥 그, 간식..."
"어떤 소문을 듣고 여기까지 오신건가요!"
"...아니 그냥... 다들 줄 서 있길래..."

흠.... 결국 호기심이군. 





물론 나도 호기심에 넘어가는 평범한 사람인지라, 줄 서서 사먹고 말았다. 

친구한테 사달라고 꽤 오랫동안 매달릴(?) 생각이었는데, 자기가 늦었으니까 흔쾌히 사주겠단다. 음... 너무 쉬워... 





오묘한 양꼬치 소스. 정말 적당히 발라 먹어야 한다. 맛은 카레가루 + 라면스프 섞은 맛. 

난 괜찮았는데 친구는 괜히 발랐다며 후회했다. 





이게 그 천원짜리 양꼬치. 생각보단 작다. 맛이야 그냥... 양고기 맛. 

양꼬치를 기다리다가 판매하던 아주머니한테 "장사 잘되니까 좋으시겠어요!" 라고 말하자, 아주머니 왈, 아침에 출근해서 단 한번도 쉬질 못했다고 한다. 화장실도 못가고 미치겠단다. 한국말이 약간 어눌했는데, 중국인인것 같았다. 

"사장님이 나보고 물 먹지 말래. 화장실 가지 말라고."
"아니 무슨 그런 악덕 사장이!"
"아니야, 그러신 분 아니야. 사장님이 나보다 더 바빠."

그래서 가게 안을 보니 거기도 여기만큼 사람이 꽉꽉 들어차있었다. 양꼬치 말고 다른 양고기 요리도 맛있나? 언제 한 번 가봐야겠군. 





포춘쿠키도 얻어먹었다. 두근두근하며 과자를 깨물었는데, 안에 아무것도 없다.... 

포춘쿠키 구입한 노점에 가서 종이가 실종됐다고 내가 저지른 짓이 아니라고 말하자, 공장에서 찍어낸거라 가끔씩 종이가 빠지기도 한댄다. 그래서 하나 더 받았다. 

다시 두근두근하며 과자를 깨물었더니, 이번엔 종이가 나왔다. 그래서 내 운세는? 


매사에 진지하게 덤비지 말고 가끔씩 웃으면 복이 옵니다. 


뭐야! 하나도 안맞아! 나처럼 가볍게 사는 사람이 또 어디있다고! 

하지만 친구는 정확하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야! 난 졸라 유쾌한 여자라고! 


웃음기 하나 없이 일에만 매달리며 진중하게 사는 여자가 되어버린 채 차를 마시러 갔다....



언젠가 포스팅할 찻집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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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크네스 2012/02/14 00:36 # 답글

    운세는 처음 뽑는게 맞는겁니다. 다시 뽑은건 무효. 그런 면에서 포츈쿠키 안에서 점괘 종이가 안 나온 것이야말로 주인공의 불행한 운명을 암시하는 복선이자 앞으로의 사건을 암시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그때는 우리 중 누구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담이고, 양고기 맛있죠. 꼬치구이도 맛있고 케밥도 맛있고. 향신료 가루는....중국에서 전갈 꼬치를 먹었을 때의 트라우마로 아직도 향신료 가루만 보면 몸의 수분이 쪽 빨려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요. 삼투압 무서워!
  • enat 2012/02/15 20:18 #

    이럴수가.... 비어있는 포춘쿠키에 그런 의미가 있었다니.... 본인조차 깨닫지 못했던 것이었다....

    가 아니라 갑자기 프롤로그 진입하지마!!!!!!!!

    양고기는 케밥으로만 먹어봤는데 꼬치도 맛있더군요. 중국에서 전갈....을 드셨나요.... 역시 용기와 모험심이 가득한.... 여튼 향신료 가루 묻혀 먹는 분들 중에 인상 펴고 드시는 분이 없더라구요. 저야 뭐든 잘먹어서 야금야금 음미해가며 먹었지만요.
  • 택씨 2012/02/14 07:50 # 답글

    차이나 타운 가보고 싶어요!! 자유공원도 제대로 단장이 된 것 같은걸요.
    ㅎㅎㅎ. 그런데 인천사시는 분들은 자유공원 안가고 수봉공원만 간다고 하던데....
    포츈쿠키는 삼세번해서 좋은 것으로!
    공갈빵을 저렇게 부숴서 주기도 하는군요. 공갈빵 먹을 때 안쪽의 꿀 때문에 손이 끈적끈적했던 기억이 나요.
  • enat 2012/02/15 20:23 #

    자유공원은 몇달전에 가봤었는데 쌔끈하게 바뀌긴 했더라구요. 산 위 광장이나 인공 강 같은... 옛맛이 안나서 좀 아쉽긴 했어요.
    에......... 수봉공원인가요...... 음..... 전 안간지 몇년이나 지났군요..... ㅋㅋㅋㅋ
    사실 인천 사는 사람들은 인천에 있지 않고 서울로 놀러갑니다!

    공갈빵은 중국집 가게에서 먹기 편하게 부숴놓았더라구요. 단순한 간식인가 했는데, 가게 바로 앞에서 그 공갈빵을 팔더군요 ㅋㅋㅋ 제 친구는 중국집에서 맛본 뒤 가게 앞에서 구입했으니, 제법 괜춘한 광고효과였어요.
  • 타누키 2012/02/14 11:27 # 답글

    짜장면 대회할 때 한번 가봤는데 맛있는거 많이 드셨군요. ㅠㅠ
    젊은 사람이라 쫓아낸건가요;;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친구들과 같이 여행다니면서 젊은 사람들끼리 들어가면 눈치주기도 한다던데 전 둔해서;;
    대놓고 쫓아내다니 ㅎㄷㄷ
  • enat 2012/02/15 20:24 #

    자장면 대회같은 것도 있나요!!!?????
    이럴수가... 전혀 알지 못했다.... 한 번 찾아봐야겠군요.... ㅇ<-<

    저도 대놓고 내쫓을 준 몰랐습니다. 뭐 휴일이고,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으니 이윤 뽑으려면 어쩔 수 없었겠지만... 쩝. 좀 그렇더군요.
  • 키르난 2012/02/14 12:04 # 답글

    둘이라고 쫓아내다니..ㄱ-; 차이나타운 가게 되면 저 집은 꼭 피하겠습니다. 흥흥! 점심 먹으면서(..) 보고 있자니 짜장면도 부럽지않군요. 핫핫...;;;;
  • enat 2012/02/15 20:26 #

    마지막에 매실차를 준다던가 하는 서비스는 굉장히 좋았던 집으로 기억하는데... 내쫓길 줄은 몰랐어요... ㅠ,ㅠ
    전 아직 밥 안먹고 블로그 들어왔다가 제 사진에 넘어갔으여. 어흑....
  • 이팝 2012/02/14 15:38 # 답글

    청관모야!!뻐큐머겅 두번머겅!!!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천 차이나 타운 오랫만이네요 중딩때 가본기억이 있는데..이낫님 사진속의 짜장면과 양고기 구이를 보니 또 다시가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뇨!!!ㅋㅋㅋㅋㅋㅋ
  • enat 2012/02/15 20:28 #

    뻐큐머겅! 또머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딩때라니 오호라... 저 갔을때도 어린 중고딩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놀러다니던데, 학생들이 기분전환하러 자주 오기도 하나봐요.

    아, 양고기 구이는 사람 많다면 일부러 기다려서 드시지 마세염... 줄서서 기다릴 정도는 아니더라구요 ㅋㅋㅋ
  • 뽀다아빠 네모 2012/02/14 17:34 # 답글

    왜 둘이라고 문전 박대하죠? 큰일 날 식당이네....

    차이나타운 양꼬치는 어떤 맛일까요? 예전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먹었던 양꼬치는 기대 이하였는데...좀 노린 내가 났었죠. 아마...
  • enat 2012/02/15 20:30 #

    네명 다섯명 손님 받아서 돈 한푼 더 벌겠다는 그 마음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쩝, 좀 당황스럽더군요 ㅠ,ㅠ

    차이나타운 양꼬치는 무슨 맛이냐면!
    .....중국 향신료 맛이었어요. 향신료 맛이 너무 강해서 고기 맛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 Tabipero 2012/02/14 21:02 # 답글

    차이나타운이 어딘가 했더니 하인천역 바로 앞이군요. 한때 인천에 살았었는데 인천을 떠난 이후로는 좀처럼 인천 갈 일이 없어요. 그나저나 저 중국집은 정말 배가 부른게...평택의 짬뽕으로 유명한 집에 갔더니 혼자 가도 잘 받아주더군요. 한두명씩 온 사람들을 모아서 6인 테이블에 합석을 시키긴 했지만 -_-;;; 덕분에 맞은편 커플인지 부부인지 그분들께 군만두도 하나 얻어먹었습니다 ㅎㅎ

    아마도 속 빈 포춘쿠키를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먹었으면 '매사에 진지하게 덤비지 말고...'라는 점괘를 뽑을 일도 없었겠죠 ㅎㅎ
  • enat 2012/02/15 20:35 #

    인천이 집이 아닌 이상 인천에 올일이 거의 없죠 ㅋㅋㅋ 근처가 바로 서울이라 인천에 올바에야 차라리 서울로 가서 놀게되고...쩝.
    중국집은 으.... 사실 주변에 널린게 중국집이라 정중하게 말만 했어도 기분 안상하고 나갔을텐데, 대뜸 두명 안받는다고 나가라고 하는 건 좀 벙찌더라구요.

    포춘쿠키는 친구가 옆에서 놀려대서 말입니다! 몇 백개 혹은 몇천개 중에 한 개씩 나온다는 빈 포춘쿠키라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
    ........역시 매사에 진지하게 덤비고 있군뇨 저...
  • NOMAD 2012/02/16 14:56 # 답글

    왠지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차이나타운이니까 당연한걸까요..? ^^;;

    사람이 명동만큼 많네요. 한 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아직 못가봤는데.. 시간 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지는 포스팅이네요. 절대 짜장면 먹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라능.. -ㅁ-;;
  • enat 2012/02/16 23:57 #

    중국 냄새가 풀풀 풍기는 곳이죠! 하지만 그 규모는 생각보다 작답니다. 근처에 일있어서 오시는 거라면 모를까 시간 일부러 내서 오신다면 실망하실지도... ㅠ,ㅠ

    주말엔 정말 사람 많더라구요. 저도 놀랐어요ㅋㅋㅋㅋ
    아무래도 근처에 인천 근대사를 담은 박물관이나 건축물이 있어서 가족들끼리 아이 교육차 오는 것 같더라구요.
  • 지나가던행인 2012/03/25 18:41 # 삭제 답글


    차이나 타운에 한번도 안가봐서 가보려고 검색하다가 ㅋㅋ
    너무나 유쾌하게 쓰신 탐방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한글자 남기고 갑니다 ~ ~
  • enat 2012/04/16 15:35 #

    답글이 너무 늦었군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봤을때 차이나타운치고 규모가 좀 작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볼만한 것들을 아기자기 잘 꾸며놨더라구요. 나들이 나가보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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