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9 19:07

서울축제 : 2013 윤중로 벚꽃축제 일상

2011 윤중로 벚꽃축제 : http://enatubosi.egloos.com/1448674
  → 더웠다. 자전거 탔는데 땀이 주룩주룩 쏟아짐. 

2012 윤중로 벚꽃축제 : http://enatubosi.egloos.com/1678841
  → 따뜻했다. 날씨 진짜 좋아서 사진 많이 찍음. 밤엔 잔디에 누워서 벚꽃 날리는거 보며 맥주 냠냠


좀 다른지역 벚꽃축제를 가도 좋으련만, 왜 매년 윤중로만 찾아가는걸까... 

여튼 올해도 윤중로 벚꽃축제에 갔다. 

2011년은 더웠고 2012년은 따뜻했다. 올해는.... 추웠다. 

추워도 어떻게 이렇게 추울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덜덜 떨었다. 사실 원피스+가디건으로 좀 얇게 입고 나가기도 했다. 근데 내가 얇게 입어서 추운게 아니라 겨울코트를 입은 내 친구도 추워했다. 그냥 날씨가 추웠다. 



알바가 끝나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려 윤중로로 슬슬 걸어갔다. 

아직 학교에 다니는 친구는 시험이 늦게 끝난다길래, 그냥 나 혼자 사진 좀 찍다가 만나면 되겠구나 싶었다. 


혼자 윤중로를 걸어다녀? 


....엄청난 실수였다. 



국회의사당 뒷쪽으로 나가자 벚꽃들이 날 반겨줬다. 

벚꽃엔딩을 듣고 싶어져서 이어폰을 찾는데 아뿔싸 이어폰이 주머니에도 가방에도 없다. 아마 지하철이나 잠깐 들렸던 빵집 같은 데에 떨구고 온 것 같다. 아이그 아쉽다. 어쩔 수 없이 거리의 소음들이나 들어야만 했다. 


음악 없이 혼자 윤중로를 걸어? 


....무모한 짓이었다. 




거리를 가득 메운 가족, 친구, 커플, 커플, 커플, 커플... 

내 평생 이 짤방을 쓰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작년에만 해도 도시락 까먹고 간식 까먹는 사람들로 가득찼던 잔디밭. 

날씨가 추워서 휑하다. 

저 날씨에 저기 앉아있는 사람들이 좀 대단해보였다. 



벚꽃은 뭐.. 사진을 보니 예쁘긴 했네. 근데 마음은 외로웠는지라 아무 감흥도 없었다. 



오히려 이런 강변 쪽 외딴 곳에 떨어져있는 겹벚꽃?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꽃이 내 감성을 자극했다. 



아하하 예쁘네... 



거리공연 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고, 



공연무대에서 음악에 맞춰 몸을 휘었다 꺾었다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벚꽃엔딩의 "알 수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를 들을 땐데... 



윤중로 시작점 (대한민국 지도 있는 쪽) 부근에서 노래를 하던 분. 

흑흑 혼자 윤중로를 서성여야만 했던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음성이로다. 목소리가 좋아서 멍 때리고 들었다. 

저런 모습을 보면 나도 기타를 다시 배워보고 싶어지는데... 



윤중로에 설치된 화분 속 꽃들은 색이 아주 고왔다. 

화분 주변을 맴돌며 입 쓸 일 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여성 두 분이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

.....사진 찍어달라는 부탁이 이렇게 고마운 적은 처음이다!!!!!

"네!!!!! 물론이죠!!!!!"


성심성의껏 두 장을 찍어준 다음 카메라를 돌려줬다. 마음에 안드시면 다시 찍어드릴게요! 랬더니 웃으며 괜찮댄다. 

빈 말 아닌데, 다시 찍어줄 수 있는데... 힝... 

여튼 

사진 찍어달라는 사람이 고마울 정도로 정말 외로웠다고. 




그렇게 외로움 쓸쓸함 추움 배고픔 자괴감 셀프가련함 셀프불쌍함 등의 감정 속에서 1시간 동안 둥둥 떠다니다가, 

막 시험을 끝낸 뒤 여의나루역으로 달려온 친구를 만났다. 

"늦어서 미앙^^!"

"흐ㅓㅓㅎ어허어ㅓㅇ허ㅓㅇ헝엏ㅇ엉ㅎ 츄워 배고프고 외롭고 쓸쓸해 흐어허엉헝" 



친구랑 IFC몰에서 밥도 먹고 하다보니 어느새 밤. 

차칸 내 친구는 원피스+가디건 뿐인 그지에게 자신이 껴입고 온 분홍색 스웨터를 기부했다. 

입기 전에는 그거 하나 껴입는다고 따뜻해지겠냐 어쩌구 불신을 표하며 스웨터를 받아들였는데,  

입고 나니 스웨터와 가디건 사이에 공기층이 형성되어 개따뜻했다. 믿숩니다 핑크스웨터 ㅠㅠ 



하나보단 둘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좀 틀렸다고 생각한다. 

하나보단 둘이 아주 훨씬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낫다. 좋다. 최고다. 

친구와 둘이 의기투합해서 걷는 벚꽃길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낮에 본 벚꽃은 벚꽃도 아니었어. 


'음이게바로진짜' 벚꽃이지. 




▼ 벚꽃은 밤에 봐야 제맛이라는 2X세 enat의 벚꽃 사진 모음

 

노력은 했지만 꽃들이 바람에 너무 흔들려대서 뭐...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다. 


벚꽃 사진들은 해가 갈수록 퇴보하는 느낌이다. 허허...

여튼 올해도 즐거운 벚꽃축제 잘 보고 왔다. 





덧글

  • 택씨 2013/04/19 19:30 # 답글

    올해의 벚꽃은 제대로 안된 것 같아요.... 이렇게 추운 축제는 없다구요;;;
    처음 시작에는 꽃이 피지 않아서 복사꽃으로 시작하더니 오늘은 더 추워졌어요. 벌써 벚꽃는 지는 분위기....
  • enat 2013/04/21 16:59 #

    맞아요!!!!! 이렇게 추운 축제라니 ㅠㅠ 4월 후반분데 왜 아직도 추운지 모르겠어요 ㅠㅠ!!!!!
    이러다가 금새 더워지고 여름이 오겠죠... 봄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ㅠㅠ....
  • 로크네스 2013/04/19 20:14 # 답글

    벚꽃축제라, 저도 가보고싶네요! 조명도 예쁘고 벚꽃도 예쁘고 같이 살 사람도 없고 혼자 갈 거고 그럼 우울할거고 아 진짜...벚꽃 귀여운데...
  • enat 2013/04/21 17:03 #

    맞아요 절대 혼자가지 마세요 혼자가면 우울한 정도가 아니라 외로움이 max에 달해서 길거리에 쓰러짐미다
    밥 사달라는 말 밖에 모르는 요망한 후배를 꼬셔서 벚꽃보러 가는 방법, 공부하기 싫어하는 애들보고 맥주나 한잔 하자고 꼬셔서 보러 가는 방법 등등 같이 갈 사람 꼬시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니 시도해보시... 기엔 어제 비로 벚꽃이 다 졌을지도 모르겠네요...
  • 키르난 2013/04/19 20:23 # 답글

    저는 이걸로 올해 꽃구경을 대신합니다. 음하하하하....... 그냥 출퇴근 길에 보는 걸로 만족할래요.ㅠ_ㅠ
    중간에 겹벚꽃이라 하신 것은 벚꽃이 아니라 매화같습니다..? 확신은 안 서지만 매화로 보여요.;;; 올해 날씨가 괴상한 탓에 매화가 먼저 펴야 햐는데 서울에서는 그냥 매화랑 벚꽃이 같이 피더라고요. 허허허;
  • enat 2013/04/21 17:05 #

    으헝 이걸로 꽃구경을 대신 하신다니 더 이쁘게 찍을걸 그랬나봐요. 꽃놀이 사진답게 밝고 화사하게 보정질을 할걸 ㅋㅋㅋ
    아 그러고보니 저번 포스팅에 긴게 벚꽃이고 짧은게 매화라고 써놓고선 '겹벚꽃인가 뭔가 알 수 없는 꽃??' 이라고 써놨군요. 매화가 맞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 타누키 2013/04/19 21:58 # 답글

    엉엉 다른 꽃보다 벚꽃구경이 특히 더 그런 것 같아요. ㅠㅠ;;
    중간에 겹매환가 보네요. 매화치곤 늦은 시긴데 그래도 색이 다른 걸 보면 혼자는 아니군요.
    매화도 짝이 있다니......크흡..
  • enat 2013/04/21 17:06 #

    이상하게 다른 꽃놀이는 가족단위로 가는데 벚꽃만은 연인끼리 가게 되죠.
    역시 마성의 꽃... 버스커버스커 때문인가...
    아 겹매화라고 따로 있군요. 꽃잎이 워낙 여러장이라 무슨 꽃인가 했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 이팝 2013/04/24 19:28 # 답글

    헐 대박 마지막 사진들 보고 진짜 넘 이뻐서 멍하게 바라봤네요 와...8▽8..저 강렬한 핑크빛과 하얀 벚꽃잎이...와..우..야....체고시다...
    역시 벚꽃은 밤에 피는 벚꽃이 레알이죠 ㅠㅠbbbbbb
    이낫님도 벜벜 좋아하시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완전 좋아해요 올해 봄 내내 벚꽃엔딩만 들은것 같구요..후..너무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 enat 2013/04/25 09:17 #

    저 벜벜 개좋아해요ㅛㅕ!!!!!!! 1집이랑 1집마무리 전곡 메들리로 부르라고 하면 부를수있ㅅ믐여!!!!!!!!!! ㅋㅋㅋㅋㅋㅋ 출근길 방가운 이빱님 덧글과 벜벜이란 단어에 반응해서 덧글이요 헿헤헤
  • 이팝 2013/04/25 10:33 #

    이낫님도..? 저두요!!!!!8_8!!! 1집이랑 1집마무리 전곡 메들리로 부르라고 하면 부를수있ㅅ믐여!!!!!!!!!! 222222 2집도 올 가을에 나온다던데 그것만 시름시름 기다리고 있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벜벜 넘 좋아요 짱 좋아요 히히 이낫님도 좋아하신다니 괜시리더 반갑구 //_//
  • enat 2013/05/02 22:08 #

    헉 레알 벜벜이 짱이져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2집 가을앨범 나온다는 소식듣고 할렐루야!!!! 제발 가을말고도 겨울 여름 다내주세요 미친듯이 반복해서 다 외울 자신 있음여 어ㅓㅓ어엉어ㅓ엉어 ㅠㅠㅠㅠㅠㅠㅠ 얘네는 진짜에요 진짜, 진짜에요.
  • 련석 2013/04/30 22:15 # 답글

    오오~ 꽃 사진 찍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하는듸.. 정말 좋네요~ 눈이 호강...
    듕국 갔다가 27일에 인천들어왔는데... 공항철도 타고 김포로 가다보니 길에 벚꽃이 아직 활~짝 펴있더라고요.
    제주는 3월 말에 벚꽃 만발했다가 바로 그 다음주 비오니 쏵다쏵다 떨어졌어용.(제주랑 서울이 이렇게 멀단... 말인가..)

    저는 제주'왕'벚꽃 축제 친구들이랑 '벚꽃 보~러 갔다가~ 막걸리만 먹고 왔지요오~'... ... ... -_-;

    카메라는 말 그대로 메고만 다녀왔던..
  • enat 2013/05/02 22:11 #

    봄은 진짜 꽃의 계절인것 같아요! 아무것도 없어도 꽃만 있으면 꽃축제가 열리고 카메라가 반짝거리니 으으!!!
    중국 다녀오셨군요! 김포쪽은 북쪽이라 더 늦게 폈나봐요! ㅋㅋㅋ
    넴 제주도랑 서울은... 많이 멀어요... 개화시기 보면 극명하게 느껴지는 거리 ㅋㅋㅋㅋㅋ

    꽃 아래에서 막걸리 크윽... 막걸리 잔에 꽃잎 하나 떨어지고... 으으 낭만적이네요.
    여의도 벚꽃축제는 추워서 술은 커녕 걸어서 열을 내지 않으면 죽을거 같았어요 ㅋㅋㅋ 이상하게 낮은 온도 때문에 아쉬웠어요.
  • Mr 스노우 2013/05/02 22:07 # 답글

    저도 가고 싶었지만 외로울 것 같아서...ㅠㅠ 사실은 갑자기 바쁜 일이 겹쳐서 못갔지요 ㅋㅋ(라지만 사실은 둘다..ㅠㅠ)
    꽃 사진 너무 예쁘네요ㅎㅎ 지금쯤은 다 졌겠죠ㅠㅠ 날씨는 이제 따뜻해졌건만..ㅠㅠ
  • enat 2013/05/02 22:13 #

    지금도 약간 북쪽이나 평지보다 추운 산? 쪽은 벚꽃들이 남아있어요!
    엊그저께 도서관 옆 동산에 올랐다가 판타스틱한 벚꽃을 봤더랬죠 ㅠㅠㅠㅠㅠ 음음 기회가 되면 이것도 올려야지..
    아 그리고 혼자서 여의도 벚꽃축제는 절대 안되요. 저 혼자 한시간동안 돌아다녔다가 외로워 죽는줄 알았어요. 절대, 네버 에버 안됩니당 다른 한적한 곳을 가야해요 엉엉
  • chemica 2013/05/05 10:58 # 답글

    행복한 꽃 길 이네요 .. ^^
  • enat 2013/05/05 18:42 #

    북적거리는 인파에 밀려 다녔지만 그래도 아름다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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