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02 21:58

즉흥여행 (1) 서울역에서 떠나는 ㅊ... 처... 청춘 즉흥여행 ├ 남부지방

4월 30일. 조만간 포스팅을 할 '어떤 일' 때문에 알바를 쉬고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다.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예약을 해놔서, 아침부터 준비해야 했다. 준비하는 도중, 과장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대충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 휴식 ㄱㄱ" 

라는 내용이었다.

오호라, 근로자의 날이라. 그렇다면 나에게 지금 하루하고도 (검진받는 시간을 빼면) 반나절이라는 자유시간이 주어진게다. 이렇게 날씨 좋은 봄날, 하루하고도 반나절이란 시간을 집에서 소비할 수 없었다. 어딘가 가볼까? 하지만 집안에서 가녀린 막내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라 혼자서 외박했다간 아부지가 소방호스로 묶어서 옥상에 매달아 버리실거다. 동행인이 필요하다. 나처럼 한가할 것 같은 16년지기 친구에게 연락을 해봤다.

"안바쁘면 여행가자"
"콜"
"올ㅋ"
"근데 어디?"

그러게, 어딜 가야 할까. 여행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는 나지만 당장 병원에 가야하고 그 뒤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에서 계획은 무리였다.

"서울역 가서 정하자"
"콜"


친구와 약속을 정하고, 신체검사를 끝내고, 학교가서 좀 노닥거리다가, 만나기로 약속했던 서울역에 도착하자 어느새 오후 5시였다.

서울역까지 가는 지하철 안에서 맛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친구의 페이스북에 들어갔는데...



ㅊ... 처... 청춘 즉흥여행이라니...

으으 난 정말 ㅊ... 청ㅊ.. 그 단어에 약하다... 왠지 낯부끄럽다...

하지만 여행이름은 먼저 붙이는 사람이 임자라고 옛날부터 정..해져 있었던 거 같다. 으... 그래서 이번 여행의 이름은 지금 쓸때마다 어깨가 들썩이는 ㅊ... 그 글자는 빼고 즉흥여행이 되었다. 



여튼 오후 5시 21분, 구서울역 역사에 도착했다. 

구역사 안에서는 '여가의 새발견'이란 무료 전시회를 하고 있었는데, 이 포스팅은 나중으로 미루고...




여튼 즉흥여행의 출발지는 여기, 서울역! 여행은 시작되었는데 목적지는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어딜 가는게 좋을까?

친구의 말로는 이럴 땐 관광안내소에 가서 관광의 최전선에 계신 분들께 물어보는게 제일이란다. 맞는 말 같다. 곧바로 서울역 관광안내소를 찾았는데, 이상하게도 비교적 가까운 충남이나 충북, 강원도 관광안내소는 없고, 경상도 관광안내소만 있었다. 허헐... 경상도는 너무 멀지 않나? 일단 관광안내소 언니에게 물어봤다. 왜 경상도만 있나염? 

"충청도나 강원도 쪽으로 가려면 청량리역으로 ㄱㄱ해야 되니까염^^"

아... 아! 그렇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경부선, 충북선(은 제천행), 장항선 뿐이구나. 대부분의 열차가 경상도 쪽으로 빠지니까 경상도 관광안내소 밖에 없나보다. 너무나 명쾌한 해답을 내려준 관광안내소 언니가 대단해보였고, 지금 1박 2일로 어딘가로 여행하고 싶은데 추천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음, 그러면 지금 대구로 내려가셔서 하룻밤 묶고, 아침 일찍 경주나 김천 쪽을 둘러보시는 게 좋을거에염^^"

그러더니 가능한 일정들의 열차 시간과 가격까지 하나하나 적어서 주는 것이었다. 우와... 관광의 최전선 짱이다... 

서울역에서 일하는 착한 관광안내소 언니 덕분에 여행 일정이 대강 잡혔다. 언니 진짜 고마워요ㅠㅠ 고맙다고 연거푸 인사를 한 뒤, 대구로 내려가는 열차를 바로 예매했다. 열차 탑승 시간까지는 약 30분 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맥도날드에서 와구와구 햄버거를 먹으며 친구와 시답잖은 이야기로 시간을 소비했다. 




편의점에 잠깐 들려 간식 몇 개를 산 뒤,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정차하고 있는 열차에 오르니 가슴이 두근두근. 으으 처.. 청춘 즉흥여행 시작이다! 

서울에서 저녁 6시 20분에 출발하여 대구에 밤 10시 13분에 도착하는 열차였다. 요금은 2만원. 




해가 지든, 어스름이 오든, 어둠이 짙게 깔리든간에 기차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듯이 하염없이 남쪽으로 달려갔고...




어느새 밤 열시. 

대구역에 도착했다. 


더 쓰고 싶은데 내일 일나가려면 일찍 자야해서 중간에 끊어용.

1. 늦은밤 대구에 도착한 젊은 처자 둘은 어디서 잘까요?
2. 다음날 아침 둘은 대구에서 경주와 김천 중 어디로 갈까요?

흐, 흐흥... 딱히 궁금해하길 바라는 건 아냐... 


고담... 아니 대구에서 계속





덧글

  • Mr 스노우 2013/05/02 22:11 # 답글

    즉흥여행이라니..ㅎㅎ 너무 멋지고 부럽네요 ㅋㅋ 궁금하지만 이런 문제에 약해서 쉽게 예측이 안되는군요ㅋㅋㅋ
  • enat 2013/05/02 22:26 #

    날씨가 너무 좋아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ㅋㅋㅋㅋ 욕망에 충실한 나약한 인간이라 뛰쳐나갔어요 ㅋㅋㅋ
    음 음 궁금하기라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ㅇ<-<
  • Tabipero 2013/05/02 22:38 # 답글

    오오, 관광안내소가 경상도밖에 없군요! 충청도도 있어도 될 건 같은데 -_-;;;
    대구라니 당연히 KTX일 줄 알았는데 무궁화네요...어째 무궁화호는 제 코찔찔이 시절부터 조금도 빨라지지 않은 듯...거기다 깨알같은 지연까지! ㅋㅋ 사실 무궁이가 시간이 오래 걸려도 싸기도 하고 여행하는 맛도 나지요!

    정답 맞춰보겠습니다. 1. 찜질방 2. 김천
  • enat 2013/05/04 21:02 #

    그쵸. 제천까지 가니까 충청도도 있어도 될 법 한데 없더라구요.
    관광안내소 언니도 KTX를 추천해주셨지만 자금 사정으로 인해 무궁화를 탔습니다. 와 근데 지연시간 알아채실 분 있을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ㅋㅋㅋㅋ 사실 지연은 한 3분 정도 됐는데 역에서 내리고 뭐하고 하다보니 시간 사진을 좀 늦게 찍었어요. 여튼 역시 열차에 관한 것이라면 꼼꼼하십니다.

    1번은 정답이에요!
  • Tabipero 2013/05/04 21:41 #

    저는 저 사진이 기차 안에서 찍은 것인줄 알고 지연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맞은편 승강장이었나보군요 -_-;;; 3분 지연이면 뭐 정시도착이나 다름 없지요 ㅎㅎ
    웬만하면 경주들 가시니까 일부러 김천으로 찍어봤는데 아니군요;;

    여담이지만 서울역에서 제천가는건 하루 한편 있습니다. 경로도 조치원을 거치니 꽤나 돌고...제천은 청량리에서 가시는게 건강에 좋을듯 합니다 ㅎㅎ
  • enat 2013/05/04 23:10 #

    시간을 기억해두려고 열차에서 내린 뒤에 걸으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흔들리게 나온것 때문에 더 기차안에서 찍은 것처럼 보였을거 같아요 ㅋㅋㅋ 지금 다시 보니 열차안에서 찍은거 같긴 합니다.
    많은 분들이 김천을 찍어주셨더라구요 ㅋㅋㅋ 만약 저 혼자 결정했다면 김천으로 갔겠지만, 관광의 최전선 관광안내소 언니의 추천사를 듣고 정한거라 경주로 결정했어요.

    하루 한편에 조치원 경유 ㅇ<-< 허허 제천은 진짜 청량리에서 가야겠군요.
  • SiroTan。◕‿‿◕。 2013/05/02 22:53 # 답글

    경주가요 경주!!!!
  • enat 2013/05/04 21:02 #

    ㅋㅋㅋㅋㅋ 유일하게 경주를 찍으셨군요! 경주갔어요!!!! 0ㅅ0!!!!
  • 로크네스 2013/05/02 23:24 # 답글

    와 청춘이시다...기차여행은 그 자체만으로 뭔가 로맨틱한 분위기가 있지 않아요? "청춘" 단어가 붙으면 더 그렇고. 맨날 접두사라고는 "Poly-" "Thio-" 이런거 보다 보니까 청춘 즉흥여행이란 단어가 굉장히 끌리네요. 관광안내소도 친절한 것 같고...
  • enat 2013/05/04 21:05 #

    으 ㅊ...청추...ㄴ은 아니고 그냥 즉흥여행이요... 으으 전 왜 그렇게 그 단어에 약한건지 ㅋㅋㅋㅋㅋ
    음 근데 언급하신 접두사는 어디선가 많이 봤던 단어들이네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 으으
    여튼 기차여행은 진짜 기차 타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분위기 잡히고 그래요! 오 로크네스님과 감성 공감이 되다니 역시 기차여행은 위대하군요. 관광안내소 언니도 짱 친절해서 기분도 업되고 그랬네요 ㅋㅋ
  • 2013/05/02 23:4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5/04 21:0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타누키 2013/05/02 23:59 # 답글

    와 대중교통 즉흥이라니 정말 청춘맞군요. ㅎㅎ
    신입생 때 동기들끼리 뭉쳐서 여행가던 기억이 새록새록 ㅋㅋ
    아, 정말 오랫만에 한번 그렇게 다녀보고 싶은데 이젠 다들 바뻐서 ㅠㅠ
    부럽습니다. ㅎㅎ
  • enat 2013/05/04 21:09 #

    으으 청추..ㄴ...
    음 뭐 사실 그런거 같기도 한데 제 입으론 아니 제 손가락으론 도저히 써지지 않는 부끄러운 단어라..ㅋㅋㅋ
    전 오히려 학교 다닐땐 여행은 꿈도 못꿨었어요 ㅋㅋㅋ 왜 그렇게 바빴었는지 흠...
    정말 친한 애들끼리 모여서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다들 쉬는 시간대가 달라서 점점 더 힘들어지는것 같아요 ㅠ
  • 2013/05/03 02: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5/04 21:1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5/05 13:3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5/05 18:4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이팝 2013/05/03 17:47 # 답글

    와 즉흥여행..진짜 청춘이시다!!! 도키도킷..☆ 대구에서 이제..전 김천 추천이요!! 왜냐면 경주는..은근 볼거리게 없는것 같아여ㅠ_ㅠ 불국사 석굴암 빼면..머..그냥...() 김천 어떠신지...?///_///
  • enat 2013/05/04 21:12 #

    흐어어 ㅊ...청ㅊ..ㅜ... 이 아니라 그냥 즉흥여행이요!!! 으으 친구가 정한 이름이 진짜 굳혀져가고 있어.. ㅇ<-<
    직지사도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저 땐 경!주!에 갔습니다 ㅋㅋㅋㅋㅋ 경주 레알 아름다웠어요 ㅠㅠ 하루밖에 못있는게 아쉽고... 아 어쩌면 딱 하루만 있어서 막 아련아련하게 느껴지고 더 아름다워 보이고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ㅋㅋㅋㅋ
  • 키르난 2013/05/03 20:25 # 답글

    보통이라면 경주라 답하겠지만 enat님이시니 김천으로 찍습니다. 흐흐흐흐흐. 청춘 즉흥여행이라 하시길래 강원도로 가셨나 했더니 아니었군요. 저는 경상도 쪽이 훠어어어얼씬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ㅠ_ㅠ
    그나저나 청춘여행이면 모 만화에서 등장한 자전거 여행이 최고입니다. 도쿄에서 북으로, 북으로, 북으로 자전거를 달려 홋카이도 최북단에서 인증사진 찍..(...) 그 때문에 청춘(자아찾기)여행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 생겼지요.;
  • enat 2013/05/04 21:17 #

    제 취향이 좀 마이너 쪽이긴 하지만... 으흐 이번엔 경주에 갔어요! 많은 분들이 김천이라고 생각하셨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우왕
    강원도 쪽도 너무 가고 싶었었는데, 그 쪽으로 가려면 청량리로 가야 한다 그러더라구요. 음 아쉬워라. 강릉이나 삼척 쪽 가보고 싶었는데. 뭐... 다음 2탄 즉흥여행(있을까요 과연?)에서 생각해보려구요 ㅋㅋ
    자전거로 홋카이도 최북단... 이면 음 음 허니와 클로버!? 가 떠오르네요. 만화책 읽으면서 으 이게 바로 청추..ㄴ...이지! 했었어요ㅠㅠbb 하지만 전 아무리 자전거를 배워도 자전거를 못타겠더라구요. 자전거 탈 줄 모르는 사람 enat...
  • 택씨 2013/05/04 21:23 # 답글

    왜 대구역으로 끊으셨을까 궁금해집니다. 보통 대구에 간다고 하면 동대구를 생각하거든요. 아마 무궁화였으니 대구역에 정차하지 다른 열차는 대구역에 서지도 않을걸요. ㅎㅎ.

    구경거리는 경주가 훨씬 많지요. 김천도 좋지만 구경하려면 시내에서 모두 멀어서 차가 없으면 다니기 힘들거든요. 하다못해 직지사에 갈려고 해도 거의 시내에서 30분 이상 가야하니 말이죠.
    대구기행도 좋은데.... 아주 오래된 성당에 외국인이 세운 학교(?) 같은 것도 있고 해서 근대유산 답사로 충분한 곳인데 말이죠.
  • enat 2013/05/04 23:05 #

    도착하는 시간이 늦은 밤이었고, 대구역이 동대구역보다 시내에 있다고 들었거든요! 무궁화를 타겠다고 관광안내소 언니에게 말했더니 대구역에서 내리라고 추천을 해주시더라구요.

    경주에 간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봄의 경주는 너무 아름다웠어요. 김천의 관광지들은 시내에서 모두 멀다니 경주를 선택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
    대구는 나중에 KTX를 이용하면 당일여행도 가능하겠다 싶더라구요! 그렇잖아도 저저번달의 론리플래닛 보고 당일치기로 다녀올까 생각했던 곳이었어요. 이번엔 1박 하기로 정해서 아예 당일로는 가기 힘든 곳에 갔죠.
  • soonuu 2013/05/05 22:29 # 답글

    목적지 없이 가는 즉흥여행이라니, 멋지십니다.
    대구는 안가봐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구 막창은 혹시 드시고 오셨나요?!
  • enat 2013/05/06 22:50 #

    처음 출발할때 관광안내소 언니에게 물어보고 출발한거라 마구잡이 즉흥여행은 아니었어요 0ㅅ0!
    사실 그런게 더 재밌긴 한데 짧은 일정에선 이도 저도 아니게 될까봐요 ㅋㅋㅋ

    대구는 경주를 가기 위한 목적으로 거리를 빼기 위해 살짝 들린 곳입니다 ㅠㅠ 아쉽게도 많이 돌아보지 못했고 먹을 것도 그냥그냥 평범한 밥을 먹었어요 ㅋㅋ
  • 요엘 2013/05/09 10:24 # 답글

    음.. 신체검사라니.. 알아냈다!!! 답은 군대였어 !
    이낫님 군대 가세여?! 멋져부렁!! (*°□°*)♡♡
  • enat 2013/05/09 15:20 #

    으 아 앙 들켰다! 사실 군입대합니다! 저 멋지져?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

    일리 업ㅅ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율이 2013/05/10 16:58 # 삭제 답글

    다음글이 궁금해지네요
  • enat 2013/05/14 16:54 #

    ^^
  • 야 씨발 내가꺼져이 2019/05/14 07:31 # 삭제 답글

    야 씨발 내가꺼져이다
  • 야 씨발 내가꺼져이 2019/05/14 07:31 #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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