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8 00:21

토론토 : 게이 퍼레이드(Pride Parade)에 가다 ├ 토론토

지난주 일요일, 그러니까 6월 30일은 토론토에서 게이 퍼레이드가 열린 날이었다.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말 그대로 성소수자들을 위한 퍼레이드로,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는 캐나다의 정신을 여과없이 이해할 수 있는 축제다. 그쪽으로 별다른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퍼레이드 참가자들의 재밌고 흥미로운 복장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행사라고 한다. 

옆방에 3일 정도 머물렀던 분들은 퍼레이드가 열리는 주에 토론토 근방의 나이아가라 폭포에 놀러갔다가 홍석천을 만났다나. 아마도 게이 퍼레이드에 참가하기 위한 것 같았다고. 

여하간, 재미지향주의인 내가 이런 재밌어 보이는 행사를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바쁜 무비몬을 빼놓고 Meet up에서 만나 친해진 일본인 히로미와 함께 퍼레이드를 구경하러 갔다. 




게이 퍼레이드라고 하면 게이나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등 성소수자들만 참가하는, 마이너한 축제겠구나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존중하고 더 나은 평등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로, 많은 단체가 퍼레이드에 참가하더라. 




종교단체는 물론이고.




시티투어 버스나 GO버스, TTC버스 등도 참가했고.




대형마트인 메이플 리프 가든의 로블로스에서도 참가!

(메이플 리프 가든은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따로 포스팅을..)




그 외 많은 민간 단체나 동호회, 법대나 의대, 공대 등의 대학생들도 잔뜩 참가했다. 

두시간 동안 끊이지 않고 퍼레이드가 계속되는 걸 보며, 아, 정말 큰 축제구나 싶었다.



그러나 역시 퍼레이드의 꽃은 멋진 코스츔의 게이들! 

상상을 초월하는 복장에 감탄하거나 뜨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퍼레이드 내내 구경꾼들 자리에선 "젠장! 너 젠장맞게 예쁘잖아!" 라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나랑 히로미는 처음에 적응 못하고 입만 쩍... 벌리고 있다가 중간부터는 하이파이브도 하고 소리도 지르며 기념품도 받아내고 그랬다. 

아래부터는 그 사진들. 





교... 교황 성하!?와 바티칸 근위병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렇지, 퍼레이드 중에 물총쏘는 사람들 정말 많았다. 

구경하는 내내 카메라를 숨겨가며 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옷은 쫄딱 젖었지만 날씨도 덥고 몰린 인파의 열기에 금새 말랐다. 


저렇게 물총쏘는 사람들이 지나갈 때 오버액션을 해주면 집중공격 당한다. 더우면 앞에서 깝죽깝죽.




위험한 복장의 남자분들도 많았다. 마지막 복장의 남자는... 월!월월! 짖으며 지나갔다ㅋㅋㅋㅋㅋㅋ




벗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던지. 

히로미와 나는 처음에 눈 가리는 모션을 하며 소리를 지르다가, 나중엔 자세히 관찰(?)하거나 사진도 열심히 찍게 되었다. 오후에 퍼레이드가 끝나고 무비몬이 우릴 만나러 왔는데, 히로미가 웃으면서 벌거벗은 사진을 잔뜩 보여주자 무비몬은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당황해했닼ㅋㅋㅋㅋ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을 봤지만... 스압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올리지 않음... 




여튼! 두시간 내내 땡볕에서 구경하다가, 퍼레이드가 끝나 어딘가로 들어가 쉬기로 했다. 

근처에 세컨드 컵이 있어서 음료 시키고 좀 놀다가, 1시간쯤 뒤에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세상에... 거리는 정말 깨끗했고 도로엔 자동차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고 있었다. 바닥에 종이 부스러기도 없고, 쓰레기도 없고... 정말 여기서 불과 1시간 전에 퍼레이드가 열린 게 맞아!? 싶을 정도로. 대단하네 캐나다. 




는 퍼레이드 인증샷 히로미와 나. 

동성애의 상징 무지개 깃발이나 목걸이, 뱃지 같은 건 산 게 아니라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잔뜩 던져준 기념품들이다. 깃발 받아서 소리지르며 흔들 땐 뭐 거의 무아지경이었음. 

여하간 흔치 않은 경험을 캐나다에 오자마자 겪을 수 있어서 좋았다. 축제가 잔뜩인 여름에 오는 게 짱이네! 





핑백

  • Everyday we pray for you : 토론토 : 여름 축제 2014-04-24 04:27:04 #

    ... 게 이런저런 마켓들도 있었다. 도서관 가려다가 우연히 마주친 거라 대충 훑어만 보고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2. 6월 말일, 게이 퍼레이드. 이건 예전 게이 퍼레이드 포스팅에서 다뤘으니까 패스. 3. 7월 1일, 캐나다 데이. 캐나다 데이라 이곳저곳에서 축제가 열렸었는데, 우린 던다스 광장으로 놀러 나갔다. 캐나다 ... more

덧글

  • 로크네스 2013/07/08 01:26 # 답글

    버클리 여름학기 갔을 때도 게이 퍼레이드가 있었죠. 제 친구들은 다 함께 퍼레이드를 보러 갔고, 저는, 어 뭘 했더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 방에서 과제를 했을 겁니다.


    왜 그랬지 진짜.


    저도 무지개빛 깃발 받고 싶었어요...enat님 부럽다...
  • enat 2013/07/12 04:12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 아까워라! 절대 안그럴것 같은데 은근히 모범생이시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무지개빛 깃발 나중에 현지직송(?)해드릴 수 있습니다. 축제 즐길 땐 막 신나서 받았는데 집에 가져오니까 둘 곳이 없어요... ㅇ<-<
  • 비비로그인 2013/07/08 01:55 # 삭제 답글

    게이 퍼레이드 후기들은 언제 봐도 컬쳐쇼크네요.
    첫 번째 사진 코스튬부터 완성도가 너무 높아서 뭐 마시던 중이었으면 뿜을 뻔 했어요.

    그나저나 정식 명칭이 Pride Parade 였군요. 게이 파레이드 게이 퍼레이드 하길래 영락없이 그쪽이 정식 명칭인 줄로만.
  • enat 2013/07/12 04:15 #

    제일 처음에 찍은 사진이라 앞에 배치했는데... ㅋㅋㅋㅋ 다시 봐도 완성도가 높긴 높군요. 역시 아메리카 애들이 화끈하긴 화끈해요. 땅덩이가 넓어서 그런가... (?)

    아마 정식으론 Gay Pride Parade 라고 하는 것 같은데, 사람에 따라 게이 퍼레이드라고도 하고 프라이드 퍼레이드라고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 키르난 2013/07/08 08:32 # 답글

    코스튬이 정말...ㅋㅋㅋ 게다가 중간에 나온 빨간 구두는 영락없는 스머펫 구두!(아니, 그러기엔 색이 다르긴 하지만 일단 이미지가...;...)
    굉장히 화려하고 정신 없군요. 무엇보다 종교단체가 참여한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개신교건 카톨릭이건 둘 다 성경을 기반으로 하니 동성애에는 반대하지 않나요..;;;'ㅂ'; 하기야 성적 취향에 대한 관용이나 자유에 대한 것이라면 종교적 자유하고도 맥락이 닿아 있다 볼 수도 있을테고요.
    올해 퍼레이드는 특히 더 미국의 판결이 난 뒤라 더 신났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 enat 2013/07/12 04:23 #

    저도 종교단체 참여하는게 신기했어요. 성수 든 할머니께서 함께 행진하는걸 볼 땐 웃음이 나와버렸죠 ㅋㅋㅋㅋ 어떤 교회는 퍼레이드 며칠 전부터 무지개색으로 꾸며놓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음... 우리나라 종교단체는 유교사상이 짙은 사회 분위기에 맞춰 많이 보수적이고, 이쪽 대륙은 이쪽 대륙에 맞춰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에 맞춰 함께 평등과 자유를 부르짖는??? 음 여하간 그런 것 같았어요.
    미국 판결도 그렇고, 정말 세상이 동성연애나 결혼에 대해 점점 열려가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빨리 성 소수자들에 대한 께름칙한 시선이나 차별 등등이 사라졌으면 해요!
  • 타누키 2013/07/08 12:48 # 답글

    게이 퍼레이드라니 재밌으셨겠네요. +_+
    우리나라도 퍼레이드를 길거리에서 가끔 하긴 하는데 주로 관용(?) 행사라 ㅠㅠ
  • enat 2013/07/12 04:29 #

    키 작은 여자애 둘이서 깡총깡총대며 잘 구경했습니다 ㅋㅋㅋㅋ 재밌었어요.
    우리나라는 축제! 하면 퍼레이드보단 무대나 장터 쪽이 압도적인 것 같아요. 행진하는 건 서양애들 주특기려나요... ㅋㅋㅋ
  • l i l y 2013/07/08 16:16 # 답글

    저도 2009년에 캐나다 있을때 요기 갔다왔어요 *_*
    우왕 진짜 문화컬쳐ㅋㅋㅋ에 눈이 번쩍!!!! 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땐 날이 흐리고 비가왔는데도, 퍼레이드 행렬의 열정이나 사진찍는 관람객들의 열정은 죽지 않았었죠 큭큭 :)
    10월 31일 할로윈에 church st.에서 열리는 할로윈퍼레이드도 놓치지 마세요!
    저도 코스튬 입고 참가했었는데, 진짜 눈이 휙휙 돌아가는 코스튬들을 보실 수 있답니다 :DD
  • enat 2013/07/12 04:31 #

    진짜 문화 컬쳐죠! 날 흐리셨다니 좀 부럽군요 ㅠㅠ 제가 볼 땐 햇볕도 강렬하고 기온도 높아서 땀 쫙 흘리면서 봤거든요 ㅋㅋㅋ 구경하는 것도 너무 지쳐서 마지막 30분 행진은 거의 오기로 본 것 같아요.
    하하하하할ㄹ로오오윈 퍼레이드!!!!!!!!!!!!!!! 으아아아 그건 꼭 가야해!!!!!!!!! 저도 분장하고 참가하고 싶군요 레알 ㅠㅠㅠㅠ 으으 기대됩니다 10월 31일!!!!!!!
  • Mr 스노우 2013/07/14 14:59 # 답글

    이제껏 캐나다 포스팅에서 봤던 내용중 가장 낯선 풍경인것같네요 하하
    저는 미국에 잠깐 있을때도 가장 보수적인 동네만 돌았던 탓에 이런 광경은 구경도 못해봤다죠ㅋㅋ 너무 신기하네요ㅋㅋ
  • enat 2013/07/16 00:45 #

    으으 게이 퍼레이드를 비롯하여 기묘한 이야기 보따리가 한보따리인데 까먹기 전에 적을 수 있을지나 모르겠습니다!
    미국에서도 게이 퍼레이드가 열리는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땅덩이가 워낙 크니 주마다 지방색(?)이 달라 보실 기회가 없으셨나봐요! 음 저도 굉장히 신기하고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 엘에스디 2013/07/15 18:21 # 답글

    와 말로만 듣던 게이 퍼레이드네요~!!! 코스튬들이 정말 대단합니다. 복장 차림새 완성도 등도 놀랍지만.. 안 더운가?!?! 하는 생각을 하고 마는 끈덕끈덕한 장마철을 보내고 있는 한국인 1은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우리나라는 무슨 행사만 했다 하면 사람만 조금 모였다 하면 그 자리는 아주 그냥 난장판 장난아닌데 이 거대한 퍼레이드가 지나가고서도 흔적없이 깨끗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ㅠㅠ 아무튼 언젠가 캐나다 갈 수 있다면(과연) 한 번 봐 보고 싶어지네요. ^^a
  • enat 2013/07/16 00:49 #

    완!성!도! 진짜 1년에 한번 있는 자기네들 날이라고 ㅋㅋㅋㅋ 코스튬 준비만 3개월을 한 것 처럼 보였습니다.
    캐나다의 여름은 한국의 더운 5월, 6월 정도인 것 같아요. 어제도 덥긴 했지만 한국처럼 미친듯이 무덥고 잠못자고 그렇지는 않네요! 한국이 반도국가라 습해서 기온이 잘 안떨어진다는걸 캐나다 와서 깨달았어요. 토론토는 바로 옆에 호수가 있는데도 한국만큼 습하지가 않아서 해 떨어지면 바로 선선해집니다 ㄷㄷ
    나중에 캐나다 여행오실 때... 토론토로 바로 오지 마세요ㅠㅠ... 한국에서 토론토 올때 비행기에서 지옥같은 13시간을 보내서... 밴쿠버 들렸다가 오시는걸 추천합니다... 아니면 비즈니스석! ㅠㅠ,..
  • 편견 2013/07/29 22:04 # 삭제 답글

    정말 편견을 버린 퍼레이드네요^^
    블로그 잘 보고 갑니다.

    http://jjalmoa.com으로 들어가시면 더 재밌는 퍼레이드를 감상하실 수 있어요^^
  • 무한 2013/09/09 04:08 # 답글

    뉴욕에 있을 때 게이 퍼레이드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더운 여름 날 성당 가는 길이었죠.
    일단 길이야 다 막는 건 기본이고 횡단보도도 막아 버리고 사람들 기다리다가 건너갈 수 있는데...
    학교 쪽으로 가야 된다고... 배 아프다고... 날씨는 더운데 식은 땀은 나고 왠지 추워... 엄마... 난 왜....... ㅜ.ㅠ
    성당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하느님도 이해해 주시겠지 그냥 집에 와서 구원 받고 잤슴돠 ㅋㅋㅋㅋ
    그래서 게이 퍼레이드에 씁쓸한 기억만 남았...... 아 좀 다른가요? 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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