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8 14:02

토론토 근교 : 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 토론토

밖엔 눈이 잔뜩 쌓여있고 온도는 영하 이십도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더 떨어질거란다. 문득 토론토에 남겨두고 온 사람-무비몬 외 몇명-들은 잘 지내나, 토론토엔 아직 눈이 안왔으려나, 거기는 호수 근처라 바람 불면 귀가 떨어져나가겠다 기타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보니 쿠바에 가기 전 토론토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뒤적이게 되었고, 한참 추억에 빠져 연신 스페이스바를 누르다가 나이아가라 폭포에 다녀왔던 사진을 발견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캐나다 잡담'이란 포스팅에서 "나이아가라 가려고 했는데 날씨 추워졌엉 잉잉 망함" 따위의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 글을 쓴 후 3일 뒤 긴팔입고 나이아가라에 갔다가 더워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 갑자기 그 날만 날씨가 한여름 뺨칠 정도로 더워진 거였다.

훗... 나이아가라... 이 몸께서 방문한다고 무리해서 기온을 올려주다니 고맙기 짝이 없군.

여튼 더운 날씨 덕에 촉촉하게 젖어가며 잘 돌아다녔다. 긴팔이 좀 에러였지만.



1.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



나이아가라 폭포 전망대 뒤에 있는 건물 2층에서 찍은 사진. 무비몬과 나.

사람 없을 때 타이머로 맞춰놓고 급하게 찍은 건데, 찍은 사진 보고 둘이서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너무 잘나와서.




2. 레인보우 브릿지

나이아가라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선상에 있다. 두 나라를 이어주고 있는 다리가 바로 레인보우 브릿지.

굳이 번역하자면 무지개 다리인데 어쩐지 건너선 안될 것 같은 이름이다... 왜 이딴 이름을 붙인거야?




왜인지는 보면 안다.




3. 미국 쪽 폭포



얘도 큰 폭포기는 한데...




4. 캐나다 쪽 폭포



캐나다 쪽 나이아가라 폭포가 더 쩔음.

무비몬이랑 흥분해서 소리질렀다. 우와아아ㅏ아아아!




5. 난간



폭포 앞 난간은 이렇게 생겨먹었다.

괜히 쪼끔 더 멋진 사진 찍겠다고 난간에 올라가진 마삼. 실제로 학생 한 명이 난간에 올라가서 사진 찍다가 추락사한 사건도 있음.




6.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 안개 속의 숙녀호.

재난영화의 엑스트라가 된 기분이었음.

배를 타기 전에 우비를 나눠주는데, 미국 쪽 나이아가라를 지날 땐 파란색 우비가 뒤집혀서 3분간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 이후엔 우비가 제구실을 못해서 쫄딱 젖었다. 카메라와 핸드폰을 지퍼백에 담아둬서 망정이었지 안그랬으면... 후.



우비가 얼마나 비참하게 뒤집혔었냐면, 옆에서 똑같이 재난영화 찍느라 정신 없었을 관광객들이 불쌍하다고 도와줄 정도였다.



캐나다 쪽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정신을 다섯번 정도 놓은 뒤, 만신창이가 된 채로 돌아오는 길에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건 미국 쪽 나이아가라 폭포. 캐나다 쪽은 그냥 폭포수가... 아니 물안개가 진짜 재난처럼 덮쳐와서 감히 카메라를 꺼낼 수 없었다.

나이아가라 다녀온 사람들이 다들 "꼭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는 타라! 다른 건 안해도 그건 꼭 타라!" 라고 했었는데...

배에서 내린 뒤 십년은 더 늙어보이는 서로를 바라보며, 무비몬과 결론을 내렸다.

똑같이 엿먹어보라고 꼭 타라고 했구나...


아니 뭐 농담이고, 진짜 탈만은 했다. 재밌었다. 와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야. 그러니까 당신도 꼭 타라.




7. 미국 국경



나이아가라 폴스에선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 미국에 갈 수 있다.




50센트 톨비를 내야한다. 바로 옆에 동전 바꾸는 기계가 있어서 쿼터 두개 만들고 들어감.




레인보우 브릿지에서 바라본 폭포. 앞에 있는게 미국 쪽 폭포고 뒤에 있는게 마더네이처 캐나다 쪽 폭포. 그리고 강을 따라 올라가는 악마의 배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 후...





아니 근데 예상치도 못한 일이 발생했다. 무비몬이 엄청난 고소공포증 환자였던 것이다.

진짜 무한도전 멤버들이 번지점프대 위에서 오들오들 떨듯이 떨더라. 난 여태까지 티비에서 그런거 보면 '좀 오번데... 그래도 재밌으니까 됐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오버가 아니라 진짜일 수 있다는 걸 레인보우 브릿지 위에서 깨달았다. 무비몬은 레인보우 브릿지 위에서 진짜 눈도 못뜨고 다리 후들대면서 걷다가 울먹이면서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갔다. 얘가 원래 이런애가 아니었는데. 물어보니까 롯데월드에서 자이로드롭을 탄 이후로 공포증이 생겼댄다. 쯧... 그 놈의 롯데월드가 문제야.

그래서 결국 손 붙잡고 걸었다. 손에 땀차서 좀 떼려고 해도 절대 안떼고 꽉 붙들고 걷더라. 이런 무비몬은 좀 색달라서 장난을 좀 칠까 했지만 정말 심각하게 무서워하길래 관뒀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 국기가 나부낀다.




미국 쪽으로 건너가볼까 했지만 돌아가는 버스 시간도 있고 해서 관뒀다.




8. 어떻게 갔냐면

http://safewaytours.net/

카지노 버스 이용.

위 주소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로 하루 전에 예약해서 갔다. 예약하는 거 엄청 간단함. 날짜/시간/인원/이름 이 정도만 묻고 그냥 끊은 것 같다.

카지노 버스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검색하면 바로 나오니까 그거 참고. 여튼 그거 타서 좋은 건 나이아가라에 여러번 싸게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난 원래 토론토 떠나기 전, 한두번 더 방문하려고 카지노 버스를 탄거였는데 결국 시간이 날 잡아먹어버림. 못감. 젠장.

하지만 내년 비자 만료되기 전에 토론토는 다시 한 번 갈 생각이니까 그 때 또 카지노 버스 타고 나이아가라 구경가면 되겠지.




카지노 버스를 타면 나이아가라 폴스에 있는 카지노 정류장에서 내리게 됨.




이쪽 카운터에서 회원카드를 만들 수 있다. 처음에 버스 탈 때 '나 처음이야' 말하면 버스 안내양이 알아서 다 해줌.




돌아가는 버스 시간표. 아, 90도 돌리는 거 까먹었네. 고개 운동 하는셈 치고 오른쪽으로 꺾어서 보삼.




회원카드만 만들고 나면 그때부턴 그냥 자유임. 카지노 할 생각은 없었는데 무비몬이 문화체험이라며 한번만 보고 가자고 졸라서 입장했다. 당연하지만 동안이라 아이디 체크.

사실 난 도박 진짜 안좋아한다. 돈 걸고 긴장타며 속 울렁거리는 느낌 질색이다. 그래서 난 안했다.

하지만 무비몬은 돈을 걸었고... 당연하지만 순식간에 잃었다. 돈을 잃은 무비몬, 처음엔 경험이라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쿨한 척 하다가 카지노에서 나오는 직후 무너져 내림. "아아아아악 짜증나!!!" 난 눈이 뒤집혀 난동을 피우려는 무비몬을 말려야만 했다.

가족과 친구의 행복까지 배팅하는 도박, 이제 멈추십시오. 자신을 버리는 행위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다녀온 이야기인데 도박 공익광고로 끝마친다. 하, 이게 다 무비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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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키르난 2013/11/18 14:48 # 답글

    도박공익광고...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도 저를 잘 압니다. 저는 소소하게 무엇인가를 따는 운은 없습니다. 삐~년간에 걸친 다양한 경험 결과 그렇더군요. 추첨운이니 뭐니 그런거....(후우) 그리하여 도박도 패스. 초심자의 운 따위 안 따를께 뻔하니까요. 음하하..^-T;
    하여간 나이아가라 보셨으니 그 다음은 이과수 폭포인겁니다.(진지) 그러니 이과수폭포랑 엔젤폭포까지 찍으시면 완벽...(읍읍읍읍읍)
  • enat 2013/11/22 07:14 #

    저도요! 저도 소소하게 무언가 따는 운이 없어요!!! 추첨운이고 복권운이고 도박운이고 거의 제로에 가까워서 ㅋㅋㅋㅋㅋ 근데 며칠전에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하니까, "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운이 없어^^ 그냥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박 안하고 복권 안사면 되는거야^^" 라는 말을 하더군요. 묘하게 납득...

    사실 이과수 폭포... 하... 지금 고민중이에요. 제 고민에 기름을 끼얹으셨군요. 오늘밤 더 자세히 고민해보죠.. 하... ㅋㅋㅋㅋ
  • 타누키 2013/11/18 15:38 # 답글

    와 나이아가라 무지개라니 ㅠㅠ 레알 가보고 싶군요.
    전 슬롯머신만 해봤는데 그 묘한 소리가 역시 무서운 느낌이었... ㅋㅋ
  • enat 2013/11/22 07:15 #

    폭포가 엄청 크니까, 폭포가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부터 물방울들이 잔뜩 몸에 와닿더라구요. 허허... 그래서인가 무지개는 거의 항상 있는 것 같아요! 타누키님이 가시면 레알 좋은 사진들 많이 뽑아오실듯 ㅠㅠ
    친구 왈, '이거 슬롯 당기는 맛이 있네' 라더군요. 뭐 맛이 있건 없건 그러다가 돈을 잃었지만요... ㅋㅋㅋㅋ
  • Mr 스노우 2013/11/18 20:19 # 답글

    다들 캐나다쪽에서 보는 폭포가 더 좋다더니 정말이네요ㅎㅎ 4번 항목의 폭포 사진들은 그야말로 예술ㅠㅠ인듯.. 진심 나중에 진짜 출판하셔도 될것 같아요ㅎㅎ 저 거친 물살을 향해 나아가는 배 모습을 보니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지개다리 작명은 쪼끔(?) 그렇지만 무지개는 정말 멋지네요ㅋ

    그리고 공익광고로 건전하고 깔끔하게 마무리지어주시는 센스..ㅎㅎ
  • enat 2013/11/22 07:24 #

    급이 확 차이가 나더라구요ㅋㅋㅋㅋ 미국쪽은 '오오..' 정도였는데 캐나다쪽은 '오오!!!!!!!!!!!!!' 정도?
    흐 출판... 좋은 울림이군요. 나중에 개인북이나 한 번 만들어보도록 하졍. 한 번 만들었던거 설마 두 번을 못만들게썽! ㅋㅋㅋㅋㅋ
    저 배가 그 악마의 숙녀호... 아니 안개속의 숙녀호입니다. 나이아가라 가시면 꼭 타보도록 하세요. 짱재밌음. 잊지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 꼭! 꼭! 꼬오오오ㅗㅇㄱ!!! 나만 탈 순 없다!!!!

    음흠, 흠, 결론은 도박ㄴㄴ요.
  • 레키 2013/11/18 21:24 # 답글

    나만 재밌을 순 없지! 하는 그 따뜻한 마음씨 잘 알겠습니다?
    +
    카지노...
    ...
    좋지 않은 곳입니다! !!!
    딱 두 번 가보고 안간다는 그 곳 ㅜㅜ
  • enat 2013/11/22 07:27 #

    이렇게 포스팅을 하면서까지 스펙타클하고 흥미진진한 체험을 추천해주다니 안가보실수 없겠졍 ^.^! 안개속의 숙녀호는 꼭 타보셔야 함미다. 가방 무겁게 여분의 옷이나 메이크업 고칠 도구 등등을 챙기시면 안됩니다.

    역시 도박은 백해무익하다니까염. 카지노도 함부로 갈 곳은 못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
  • 요엘 2013/11/19 05:12 # 답글

    꺄 저 바디라인을 보게나!!! *ㅅ*!!!
    자랑짤이었나요?

    그나저나 폭포 너무 멋져요 흐앙 미국쪽 왜이렇게... 왜....와이....ㅇ......
  • enat 2013/11/22 07:29 #

    무슨... 무슨 바디라인요?
    폭포의 유려한 물살라인? 레인보우 브릿지의 이름과는 다른 투박한 다리라인?

    뭐 사실 미국쪽 폭포도 그거 하나만 딱 있었으면 멋있었을텐데, 캐나다쪽 폭포랑 비교를 하다보니... 급이 차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kanei 2013/11/19 10:21 # 답글

    1월에 토론토 배낭여행 하려고 계획짜는 저로썬 반가운 포스팅이네요. 예전에 알바기도 즐겁게 읽었는데 이것도 즐겁게 읽고 갑니다 :)
  • enat 2013/11/22 07:31 #

    오 토론토 배낭여행! 근데 추울때 가시네요. 저야 토론토에서 겨울을 나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사람들 말로는 호수 근교도시라 바람이 아주 매섭다더군요. 단단히 무장하고 가세요!

    아쉬운 건... 겨울이라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를 타지 못한다는게... 굉장히 (제가) 아쉽군요. 으으... 나만 타선 안되는데.. 으으...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글들도 재밌게 써볼게요 ;)
  • xoxo 2013/11/19 11:50 # 답글

    흠...저두 같은 곳을 다녀온 일인인데 저랑은 느낌이 다른 사진들이ㅋㅋㅋ..너무 알흠들다우십니다.
  • enat 2013/11/22 07:33 #

    계절따라 날씨따라 사람의 정신상태(?)에 따라 사진 느낌이 많이 차이난다죠. 저희는 더운 날씨에 긴팔입고 나사 하나가 빠진채로 사진을 찍다보니... 허허.

    근데 알흠답다니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셨군요. 본받아야징!
  • 엘에스디 2013/11/19 20:07 # 답글

    나이아가라폭포는 정말 꼭 가보고 싶어지네요!!! 배타고 재난영화 찍는 기분이라니 왜 더 궁금해질까요!??! 으하하^^;;; 무지개다ㄹ.. 음흠흠; 레인보우 브릿지에 진짜 무지개도 걸려 있고.. 진짜 이쁘네요..>_<)// 그러고보니 저도 얼마전에 처음으로 경마장에 가서 가볍게 한 번 해 봤는데.. 잘못하다 패가망신 하는 건 정말 한순간일 듯 싶었어요.;; 하지만 말 달리는 모습은 정말로 멋있더군용. +_+//
  • enat 2013/11/22 07:37 #

    아니 레알 앞이 아무것도 안보이고! 찬 바람과 물방울은 막 몸을 두들겨패는 것 같고! 이게 꿈인가 3D인가 뭔가 하며... 정신을 차려보니 다 끝나고 사람들이 배에서 내리고 있더군요. 무시무시했음.. 꼭 타보세요. 꼭. 꼬오오ㅗㅇㄱ@!!!!!!!

    겨울만 아니라면 거의 매일 무지개가 떠있는 것 같아요! 나이아가라의 엄청난 유량 덕택에 그 일대는 언제나 촉촉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이름이 붙었나봐요.

    오.. 경마장 오오... 엘에스디님 어른이네요 뭔가. 뭔가 경마장은 연륜 있어보이는 수염난 아저씨가 하드보일드하게 담배 피면서 들어갈것만 같은 느낌이..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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