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초 천국 우리집(스텝하우스) 뒷마당.
드디어 봄다운 봄이 왔길래 싹 치우기로 했다.

집 한구석엔 고장난 모어가 있었는데, 옆집에 사는 - 마치 미드에 나오는 '한 사건을 쫓던 중 수사국에 대한 환멸을 느껴 은퇴하고 자신의 작업실에서 맥주 한 잔 마시며 가구 만드는 취미를 가졌었는데 자신을 은퇴하게 만든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맡은 주인공을 알게되어 그에게 중요한 정보를 넘겨주려다가 윗선에 의해 암살당하는 역할' 같은 느낌의 - 아저씨가 작업실에 있는 기구들로 뚝딱뚝딱 고쳐줬다.
그렇게 고친 잔디 깎는 기계로 열심히 밀었다 인증샷!
워낙에 풀이 무성했는지라 한 줄만 밀어도 기계가 힘겨워했지만... 여튼!

민거랑 안민거랑 이렇게 차이남!
사실 내가 저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그리즐리 삼촌이 다했다.

풀 버리다가 하늘을 보니 저 멀리 비오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쪽엔 안내려서 다행이군.
그냥 그렇게 넘어간 뒤, 뒷정리를 다 하고나서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봤더니...

무지개가 떠있었다!
처음엔 하나만 떠있었는데 갑자기 쌍무지개로 진화했다! 쌍무지개는 인생 최초다!
쌍무지개 봤다고 신나서 깡총깡총 뛰어다녔는데, 몇 분 더 지나고 자세히 보니까 트리플 무지개가 되어 있었다!

육안으론 선명했는데 사진으론 잘 안잡혀서, 포토샵으로 대비랑 채도를 싹 높여봤다.
첫째 무지개 밑에 샴쌍둥이처럼 붙은 저거, 저게 세번째 무지개!



그 뒤론 뭐... 집 뒤로 펼쳐진 들판에서 사진찍으며 뛰어놀았다.
다들 씻거나 옆집 아저씨 작업실에 가는 바람에 들판에선 혼자서 뒹굴뒹굴댔음.

인증샷은 카메라를 쓰레기통에 올려놓고 타이머로 찍음. 뭐 하루이틀이야.
저 때 이쁜 옷 입고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잔디 깎느라 작업복을 입고 있어서... 쩝.
한 30분 정도 그리 놀다가, 해가 져서 무지개가 사라지는 바람에 집으로 들어왔다.
사실 저 윗 사진, 내가 봐도 시간대가 오후 6시, 7시 같아 보이는데, 오후 9시였나 10시였나 그랬다.

집에서 오로라에 이어 트리플 무지개도 봤다! 아아, 집터가 진짜 좋은가봐.
덧글
→ 관광코스로 만듭니다
→ enat님은 부자가 됩니다
→ 옆집 남자를 암살하러온 윗선의 소동에 휘말려 암살♥ 응???
무지개랑 작업복도 잘 어울리는데요?
농장소녀 같은 느낌이네요 ^^
부자가 되는 것까진 좋지만... 이 집을 사서 부자가 될 것 같진 않... 아니 일단 집을 살 돈부터가 없어...
노... 농장소녀...
그 정도로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소녀구나! 하는 의미로 받겠습니다.
<SYSTEM> 트리플 무지개를 보았다. + EXP 300
이런 느낌...'ㅂ'
쌍무지개까지는 보았는데 트리플은 처음이네요. 한국에서는 요즘 무지개도 보기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ㅠ_ㅠ; (아마도 서울 한정;) 그나저나 옆집 아저씨가 그런 이미지라니 또 한 번 망상. 수사국에 환멸을 느끼고 귀향하여 옆집 잔디깎는 기계를 고쳐주고, 이웃집 농장소녀™와 친해지고는 그녀에게 구원을 받는..(응?)
이 동네가 한국으로 따지면 고장의 큰 산 꼭대기 정도의 고도에 있는 동네라, 하늘이 한국보다 더 가까운 느낌이에요. 그래서 무지개도 어쩐지 더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물론 동네 고도보다도 동네에 아파트 단지가 없다는 게 제일 큰 이유겠지만...
으음, 게다가 최근에 알게된건데 옆집 아저씨 아들은 프로그래머래요. 수사국에서 은퇴한 아저씨의 아들은 천재 프로그... 아니 해커! 내가 방금 해커로 정했다! 천재 해커와 전직 요원의 살벌한 드라마! 막 두근거리지 않나요!? 크으!!!!
쌍무지개도 아니고 무려 트리플 무지개라니!!!
쌍무지개는 구경도 못했었는데 트리플 무지개를 보다니 크으으 감동!!!
옆집 아저씨 말로는 자긴 무지개 5개를 본 적도 있다던데, 설마...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이겠죠? 설마... 무지개 오형제같은게 있을 리 없어...
그러고 보니 햇빛 난 곳에 비오는 장면도 종종 보지요.
해가 낮게 뜨는 아침이나 저녁 나절에 고층건물 없는 곳에서는 가끔 나타납니다.
사실 겨울에도 흩날리는 눈가루 때문에 생긴 희미한 무지개(하늘에 아주 작게 뜬!)를 몇 번 봤었는데, 역시 캐나다란 지역적 특징이 만들어낸 작품이겠죠. 으음 여튼 여기 와서 아름다운 걸 참 많이 보네요.
핸들 바 옆에 붙어있던 줄을 잡아 당겨 시동을 거는데 한참 안쓰다 봄에 시동걸려고 하면 고생꽤나 해야했던.
잔디랑 잡풀이 많이 자라있으면 겉보기보다 제법 힘들기도 하죠.
깎아놓은 잔디는 잘 말려놨다 불붙이면 굉장히 잘타서 캠프파이어용으로도 좋지요.
근데 저 때 줄이 끊어져 고장난 상태여서, 시동 걸려면 둘이 붙잡아서 당기고 막 개고생 했었어요. 다행히도 옆집 아저씨가 고쳐줘서 요새는 쉽게 시동을 건답니다.
요 며칠간 제법 화덕에서 고기 많이 구워먹었는데, 그 때 다 태웠어요! 불 꺼져간다 싶으면 마른 잔디 뿌리면 파르륵 하고 붙는게 짱 재밌어서... 밤에 불장난 많이 했습니다 ㅋㅋㅋ
근데 저기 어디인가여? 한국맞나여? 꼭한번가보고싶네여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