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한겨울 로키에서 BBQ 에서 이어짐

바베큐 하겠다고 1시간 동안 불 피우고 2시간 동안 마시멜로, 고기, 라면을 밍그적대며 먹다보니 어느새 오후 4시. 내일이면 GP로 다시 돌아가는데, 해가 짧은 겨울인지라 이제 한 군데 정도밖에 못들린단다. 에잉.
평소의 나였다면 책을 찾아보던가 인터넷을 뒤지던가 했지, 여행 와서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진 않았겠지만... 전설의 에이스 가이드였던 그리즐리 삼촌을 두고 다른 자료를 찾아본다는 것은 어불성설! 차안에서 젖은 양말을 말리며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봤다.
나 : 다음엔 어디 가요?
그리즐리 : 지금 이 시간대... 너희들의 몸 상태... 숙소로 돌아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IQ 150 그리즐리 삼촌의 슈퍼 두뇌가 가속하는 속도가 들리는가 싶더니!
그리즐리 : 말린 캐년 가자!
나 & 특전사 : 넹!
말린 캐년이란 이름을 처음 들어본 두 쩌리들은 힘차게 동의했다.

아, 하지만 저번주에 또 로키를 다녀왔는지라, 지금은 말린 캐년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 저번주엔 인간 로키맵 그리즐리 삼촌이 없어서 지도를 무진장 들여다봤거든!
말린캐년은 쟤스퍼에서 북동쪽에 있는, 제법 핫한 관광지다. 뭐, 일단 마을에서 가까우니까.
캐년 주변으론 산책로가 나있는데, 우린 20분 정도 걸리는 짧은 경로를 택했다.


얼마 걷지 않아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말린 캐년.
깊이가 50m는 된다는데, 일대가 석회암 지대라 잘 깎여나간 듯.

암벽 사이에 절묘하게 끼인 쐐기돌 Chockstone.

쐐기돌이 정면으로 보이는 다리의 풍광이 좋아서, 사진을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려는데, 저 앞서 가던 그리즐리 삼촌이 빨리 이쪽으로 와보란다. 뭐야 뭐야, 천재 가이드님, 뭐가 있길래요!

그리즐리 : 벼락 맞은 나무야. 희한하게 자국 남았지?
특전사 : 오오, 벼락 맞은 나무 한국에서 팔면 비싸게 팔리지 않나?
나 : ....
그리즐리 삼촌과 특전사 오빠는 뭔가 죽이 맞아서 떠들어댔는데, 난 그냥 뚱하게 보다가 음음 하고 다시 캐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 음... 벼락 맞은 나무보다 캐년 쪽이 훨 멋지잖아.
그리즐리 : 그러고보니 여기 암모나이트 화석 많이 발견 되는데. 나도 어디 있는지 알아.
오오! 그건 엄청 끌린다! 다시 캐년에서 삼촌 쪽으로 눈을 반짝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즐리 : 근데 눈이 쌓여서 못찾겠다.
나 : ....
그냥 다시 고개를 돌려 캐년을 바라봤다.


그렇게 캐년만 보며 걷다가, 몸이 날랜 특전사 오빠가 샛길로 빠지는 걸 보고 나도 아장아장 따라가봤다. 실수였다. 난 대한의 특전사와 평균 이하의 몸놀림을 가진 쩌리의 차이를 진작에 인지했어야 했다. 특전사 오빠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 돌을 밟는 순간, 발을 헛디뎌 엄청난 속도로 미끄러졌다.

주... 죽을 뻔 했어! 특전사 오빠가 안잡아줬다면... 아아, 분명 내 질량 곱하기 중력 가속도 만큼의 힘이 펜스를 뚫어버렸을 테고, 난 그대로 창공을 향해 날개짓 하다가 추락했을거야!
그러니 한겨울에 말린 캐년을 간다면 주의해서 걷도록 하세요. 주변에 특전사가 없다면 큰일납니다.

바베큐 하겠다고 1시간 동안 불 피우고 2시간 동안 마시멜로, 고기, 라면을 밍그적대며 먹다보니 어느새 오후 4시. 내일이면 GP로 다시 돌아가는데, 해가 짧은 겨울인지라 이제 한 군데 정도밖에 못들린단다. 에잉.
평소의 나였다면 책을 찾아보던가 인터넷을 뒤지던가 했지, 여행 와서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진 않았겠지만... 전설의 에이스 가이드였던 그리즐리 삼촌을 두고 다른 자료를 찾아본다는 것은 어불성설! 차안에서 젖은 양말을 말리며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봤다.
나 : 다음엔 어디 가요?
그리즐리 : 지금 이 시간대... 너희들의 몸 상태... 숙소로 돌아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IQ 150 그리즐리 삼촌의 슈퍼 두뇌가 가속하는 속도가 들리는가 싶더니!
그리즐리 : 말린 캐년 가자!
나 & 특전사 : 넹!
말린 캐년이란 이름을 처음 들어본 두 쩌리들은 힘차게 동의했다.

아, 하지만 저번주에 또 로키를 다녀왔는지라, 지금은 말린 캐년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 저번주엔 인간 로키맵 그리즐리 삼촌이 없어서 지도를 무진장 들여다봤거든!
말린캐년은 쟤스퍼에서 북동쪽에 있는, 제법 핫한 관광지다. 뭐, 일단 마을에서 가까우니까.
캐년 주변으론 산책로가 나있는데, 우린 20분 정도 걸리는 짧은 경로를 택했다.


얼마 걷지 않아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말린 캐년.
깊이가 50m는 된다는데, 일대가 석회암 지대라 잘 깎여나간 듯.

암벽 사이에 절묘하게 끼인 쐐기돌 Chockstone.

쐐기돌이 정면으로 보이는 다리의 풍광이 좋아서, 사진을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려는데, 저 앞서 가던 그리즐리 삼촌이 빨리 이쪽으로 와보란다. 뭐야 뭐야, 천재 가이드님, 뭐가 있길래요!

그리즐리 : 벼락 맞은 나무야. 희한하게 자국 남았지?
특전사 : 오오, 벼락 맞은 나무 한국에서 팔면 비싸게 팔리지 않나?
나 : ....
그리즐리 삼촌과 특전사 오빠는 뭔가 죽이 맞아서 떠들어댔는데, 난 그냥 뚱하게 보다가 음음 하고 다시 캐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 음... 벼락 맞은 나무보다 캐년 쪽이 훨 멋지잖아.
그리즐리 : 그러고보니 여기 암모나이트 화석 많이 발견 되는데. 나도 어디 있는지 알아.
오오! 그건 엄청 끌린다! 다시 캐년에서 삼촌 쪽으로 눈을 반짝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즐리 : 근데 눈이 쌓여서 못찾겠다.
나 : ....
그냥 다시 고개를 돌려 캐년을 바라봤다.


그렇게 캐년만 보며 걷다가, 몸이 날랜 특전사 오빠가 샛길로 빠지는 걸 보고 나도 아장아장 따라가봤다. 실수였다. 난 대한의 특전사와 평균 이하의 몸놀림을 가진 쩌리의 차이를 진작에 인지했어야 했다. 특전사 오빠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 돌을 밟는 순간, 발을 헛디뎌 엄청난 속도로 미끄러졌다.

주... 죽을 뻔 했어! 특전사 오빠가 안잡아줬다면... 아아, 분명 내 질량 곱하기 중력 가속도 만큼의 힘이 펜스를 뚫어버렸을 테고, 난 그대로 창공을 향해 날개짓 하다가 추락했을거야!
그러니 한겨울에 말린 캐년을 간다면 주의해서 걷도록 하세요. 주변에 특전사가 없다면 큰일납니다.
살아있어서 감사한 오늘밤 술마시자고 삼촌들이 자꾸 불러서 끊는 겨울 로키 포스팅은 다음에 계속!
덧글
저런 곳에서 발견되는 암모나이트를 캐서 가공한 다음에 기념품 샵에서 비싸게 판다고 들었어요. 어쩐지 보고 나면 사고 싶어지는 게 인간의 마음인지라... 조심하시길! ㅋㅋㅋㅋ
글이 중간중간에 빵빵 터지는 재미가 있네요 사진도 좋구요^^ 재밌어요 ㅎㅎ
못난 사진과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