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7 21:57

남미여행 (25) 페루 : 모라이, 살리네라스 투어 ├ 남미 배낭여행 (2014)

1.

쿠스코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아침.

오늘은 전날 여행사에서 예약한 투어를 이용해 잉카 문명의 유적지 두 곳 - 모라이와 살리네라스 염전 - 에 다녀올 예정이다.

원래 누구 따라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투어는 되도록 안하려고 했는데, 유적지엔 무슨 수를 써도 나 혼자 찾아가기가 힘들더라. 거기까지 연결되는 대중교통 따위는 없고, 그렇다고 운전면허증이 있는 것도 아니라 차를 렌트할 수도 없으니, 투어만이 답이었다.




2.

그리하여 투어 출발 시간에 맞춰 아르마스 광장으로 올라간 나.

전날 투어를 예약했던 여행사 건물로 들어갔더니, 여행사 직원이 날 보며 자신을 따라오란다. 어벙한 채로 졸졸 쫓아갔더니, 아르마스 광장 옆의 버스가 가득한 공터에 날 데려다주고 자신은 사라졌다. 어, 나... 뭔가 방치된 느낌... 어떻게 해야...

당황한 채로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나에게, 한 페루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페루 여자 : 리?
나 : 응. 리.
페루 여자 : 오케이.


페루 여자는 리스트에 동그라미를 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름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여자가 오늘 모라이, 살리네라스 염전 투어를 진행할 가이드인가 보다.




3.

공터에 멍하니 서서 사람들이 다 모이길 기다리고 있는데, 한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 : 헤이. 치나?
나 : 응?


고개를 돌리니, 막 훈련소 들어가는 군인처럼 시원하게 머리를 민 체격 좋은 남자가 씨익 웃고 있었다.

???? : 난 블라블라라고 해. 넌?
나 : 난 리야.
???? : 하하, 이름이 쉽네! 내 이름은 블라블라니까, 내 이름도 기억해줘! 쉽잖아!


미안하다. 이름을 까먹었다. 그냥 적당히 까까라고 하겠다. 까까머리의 까까다.

나 : 너도 이번 투어에 참가하는 거지?
까까 : 응. 쿠스코는 처음 오는 건데, 엄청 기대 된다.


까까와 잡담을 하다 보니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전부 모였다.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공터에 다른 차량들과 뒤엉켜 서 있던 한 버스에 올라탔다.




4.



음 뭐, 방금 버스라고 쓰긴 했지만, 사실 버스는 아니고 그냥 좁아터진 10인용 승합차였다. 에어컨은 안 나오고, 창문은 안 열리고, 다양한 인종이 모여 공기는 숨 막히고...

그래도 옆에 친한 척 하며 앉은 까까 덕분에 열악한 이동 환경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 까까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무역 일을 하는 사람인데, 이번에 휴가를 내서 페루로 놀러온 거란다.

나 : 오! 산티아고에서 왔다고? 나 2주 뒤에 산티아고 갈 건데.
까까 : 정말? 그럼 나중에 산티아고 와서 연락해! 내가 밥 사줄게.


그렇게 연락처는 받아놨지만 볼리비아의 혹독한 사막을 건너며 연락처를 잃어버렸다. 아쉽구나, 까까.

까까 : 내가 칠레 사진 보여줄게. 이거 봐봐.

그러면서 자신이 가져온 카메라 메모리 카드에 있는 사진들을 보여주는 까까. 앞으로 내가 가게 될 볼리비아의 소금 사막이나 칠레의 산 페드로 등의 사진들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그래서 나도 답례로 메모리 카드에 있던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의 사진을 보여줬다.

까까 : 와, 혼자 여행하면 안 힘들어? 외롭진 않아?
나 : 혼자 방 써서 돈 많이 드는 것 빼곤 괜찮아. 난 혼자가 편하거든.





5.

까까와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승합차가 주차장으로 들어가 있었다. 벌써 모라이에 도착했나 싶어서 내렸는데, 모라이는 아니고 그냥 기념품 판매소였다.

가이드 : 여기서 전통 방식으로 천을 염색하는 걸 볼 거에요.



원주민 옷을 입은 여자가 천연 재료들을 이용해 천을 염색하는 걸 잠깐 보여줬다.

가이드는 자유시간 15분을 줄 테니 더 둘러보고 다시 버스로 오란다. 물론 그 15분은 기념품 점에서 물건을 사라고 내준 시간이다.

까까 : 뭐 살 거 있어?
나 : 아니.


함께 투어 중인 10인의 여행자들은 자유시간이 2분도 지나지 않은 채 모두 다 승합차에 올라탔다. 가이드의 표정은 떨떠름했다. 미안, 인센티브 챙겨야 하는데 둘러보는 척이라도 할 걸.

승합차는 다시 모라이를 향해 출발했다. 나는 또 옆자리에 앉은 까까랑 여행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이동 시간을 견뎠다.




6.



떠드는 것도 지쳐 창밖의 먼 산만 바라보게 될 무렵, 드디어 모라이 유적지에 도착했다.

가이드 : 어차피 밖으로 나가면 내 얘기 잘 못 들으니까, 여기서 해줄게. 스페인어로 먼저 해주고, 그 다음에 영어로 설명할 테니까 잘 들어.

그렇게 가이드에게 설명을 몇 분 간 듣고, 모라이 구경에 나섰다.




모라이 Moray 유적.

페루 여행을 준비하다가 이 곳을 사진으로 보고 얼마나 신기해했는지 모른다. 저 계단식의 동글동글한 모습만 봐선, 뭔가 종교의식에 쓰였거나 연극이나 콘서트 장 같은 오락시설이 아닌가 싶은데, 몇 분 전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가이드 : 모라이는 잉카의 농업 연구소입니다.

그렇단다.




7.



잉카인들은 살아가는데에 무엇이 중요한 줄 알았던 민족이란다. 그러니까, 먹는 일, 곧 농업에 큰 관심과 연구를 쏟았다고 한다.

가이드 : 일정한 간격으로 땅을 파서 계단식으로 밭을 만듭니다. 그렇게 맨 위쪽의 단과 맨 아래쪽의 단의 환경을 다르게 했죠. 맨 위쪽과 맨 아래쪽의 온도는 무려 15도나 차이가 납니다.

어쩐지, 내려갈수록 더웠어. 난 내가 몸을 움직여서 더워졌나 했는데, 온도 차이가 엄청 나네.




그렇게 각 단에 곡식을 심어, 온도와 풍속 등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어떤 단에서 더 잘 자라는지 파악해 곡식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찾았단다.

또, 다른 곳에서 가져온 씨앗을 이곳에서 차례차례 적응시켜 개량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게 고산병에 좋다는 코카차란다.

가이드 : 코카차는 원래 아마존에 있던 건데, 농업 연구소에서 개량을 시켜 이런 서늘한 기후에서도 자랄 수 있게 한 겁니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아마존에서 가져온 코카를 맨 아랫단에 심은 뒤, 한 해 씩 윗 단으로 옮겨 심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년이 걸려 맨 윗 단까지 이동하면 개량 완료. 코카는 그렇게 맨 윗 단에 설정된 서늘한 기후에서도 자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 연구소 맞네. 인정한다, 잉카.




8.



가이드에게 들었던 설명을 되새기며 아랫단으로 깡총깡총 내려가기를 수 분. 맨 아랫단까지 가서 윗 단과의 온도 차이를 느끼고 싶었는데, 경비원에게 제지당했다. 일정단 아래로는 유적 보호 차원으로 출입을 통제한다고 했다. 아쉬워라.

까까 : 리! 우리 사진이나 찍자!
나 : 좋아. 남는 건 사진 밖에 없지.





그렇게 까까와 찍은 인증샷.

까까 : 아, 근데 리, 너 몇 살이야?
나 : 2X살.
까까 : 오, 나랑 동갑이네.


.....거짓말!

나 : 어, 진짜? 가, 같은 나이야 우리?
까까 : 응! 나도 2X살이야.


참고로 난 통합입장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26세 이하의 청년이다.

나 : 남미가... 그래, 남극 오존층이 파괴되어서... 자외선이... 사람을... 노화... 촉진...
까까 : 왜 그래?
나 : 아냐, 아무것도...


미안, 까까. 30대 후반의 아저씨로 봤었어.




9.

모라이에서 주어진 자유시간이 거의 다 끝나, 숨을 헐떡이며 승합차로 돌아가 차를 탔다. 운동 부족이 아니다. 고산 지대라 그렇다.

그런데 10명의 인원 중 1명이 오질 않는다. 5분, 10분이 지나도, 심지어 15분까지 기다렸는데 모습이 나타나질 않는다. 혈기왕성한 중년의 미국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이드와 버스 운전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중년의 미국인은 가이드가 매표소에서 확성기를 빌려 방송도 해보고, 모라이 유적 전망대에 가서 이름을 외치며 찾는데도 나타나질 않았다. 나머지 9인의 여행자들은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승합차 안에서 말라 비틀어갔고, 가이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모라이 매표소 직원에게 그 미국인이 나타나면 택시를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한 뒤 차를 출발시켰다.

차가 200m 쯤 굴러갔을까, 저 쪽에서 중년의 미국인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9인의 여행자들은 모두 깔깔대며 이름을 연호했고, 가이드도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차를 멈추고 그 미국인을 태웠다. 사람들이 그 미국인에게 농담을 던지려고 할 무렵, 미국인이 정색을 하고 가이드에게 욕을 퍼부었다.

중년의 미국인 : 이런 쉣더퍽! 날 두고 가면 어떡해!
가이드 : 네? 아, 아니, 우리는 당신을 15분을 기다렸...
중년의 미국인 : 어쨌든 난 너희에게 돈을 지불했는데! 미친 거 아냐? 왜 날 두고 가?


승합차 안의 분위기는 삽시간에 싸늘해졌다. 나머지 9인의 여행자들은 당황한 듯 눈동자를 굴렸고, 여자 가이드는 이렇게 무례하고 예의 없는 여행자는 처음인 듯 울먹이며 사정을 설명했다.

가이드 : 우리는 이미 당신을 기다렸고, 나머지 손님들도 있고, 당신이 시간을 지켰어야죠!
중년의 미국인 : 하, 어이가 없다. 시간 헷갈릴 수도 있지, 그렇다고 두고 가냐! 날 찾았어야지!
가이드 : 그러니까 당신을 충분히 찾았...
중년의 미국인 : 이딴 여행사는 처음이야! 내가 악평을 남길거야. 나중에 쿠스코 가서 다 환불해달라고도 할거라고!

....아니 그, 우리도 당신 같은 동행인은 처음......

다들 벙찐 표정이 되어 가이드 편을 들어주며 그 중년의 미국인을 달래려고 했으나, 그는 자신의 분노만 피력하며 아무한테나 욕설을 날렸다.




10.

우리는 그렇게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살리네라스 염전에 도착했다.



나 : ...와, 와! 창 밖으로 하얀 게 보이네!
까까 : ...우와, 하하! 참 예쁘다!
가이드 : ......
중년의 미국인 : ......
다른 여행자들 : ......
나 : ......
까까 : ......

어색하다. 한없이 어색하다.




11.

가이드는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살리네라스 염전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기분 무진장 더러웠을텐데, 일이니까.

가이드 : 살리네라스 염전은 잉카의 전통 염전입니다. 안데스 산맥은 아주 먼 옛날에 해저였는데, 융기하면서 소금기를 품은 땅이 됐는데 거길 샘이 지나며...

뭔가 영혼없는 설명을 중얼거리는 가이드.

가이드 : 그러니까... 뭐... 구경... 하세요...

축 쳐진 기분의 가이드. 축 쳐진 기분의 나머지 여행자 9인. 그리고...




12.

중년의 미국인은 그제서야 머리에 열이 식어 상황 파악이 된 것 같았다.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을 짓는게, 뭔가 자기 딸 뻘인 나이의 가이드에게 무슨 폭언을 퍼부은 건가 후회하고 있는 듯한 모습인 것 같기도 했다.

중년의 미국인 : 저기, 미안합니다, 아까는... 나도 모르게...
가이드 : ????
중년의 미국인 : 나 다시는 안 그럴게요...


우물쭈물하며 가이드에게 사과하는 미국인. 불과 몇 십분 전에 그렇게 화를 내놓고 곧바로 미안하다며 깨갱하는 모습에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그는 진심 어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 뭐.... 어.... 지켜보고 있는 나도 당황스러운데 가이드는 또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분노 조절 장애 같은 게 있나?

중년의 미국인 : 여러분들 모두 미안합니다. 아까는 조금 열이 올라서...

머리가 살짝 흰 중년의 남자가 머쓱해하며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아니, 대체 뭐야, 저 사람? 다른 여행자들도 마찬가지인 듯 피식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 나왔다. 아, 뭐랄까, 외관은 중년 아저씬데 속은 자신의 감정에 너무나도 솔직한 5살 어린애를 보는 기분이다.

중년의 미국인 : 나 이제부터 다른데 안가고 가이드 분만 따라다닐 테니까, 버스에 늦을 일도 없을 거에요. 잘 다닐게요. 절대네버네버에버 아까 같은 일은 다신 없을 거에요.

그러면서 병아리처럼 아장아장 가이드만 쫓아다니는 중년의 미국인. 가이드는 처음엔 당황해하다가 이내 표정을 고쳐짓고 그 미국인의 장난을 받아줬다. 음, 프로구나.

나 : 어... 뭐...
까까 : 세상엔 별별 사람이 다 있구나.





13.

그래서 그 문제덩이 중년의 미국인은 가이드가 일대일로 상대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아, 살리네라스.

그 미국인 때문에 정신이 좀 오락가락했지만, 저 신비로운 자태를 마주하자, 미국인이 가이드랑 싸웠느니 차 안의 분위기가 어쨌느니 하는 것들은 새까맣게 잊어버리게 됐다. 저 숨이 막힐 정도로 새하얀 풍경이란...




어떻게 이 깊은 산 속에서 저 새하얀 소금이 만들어지고 있는 걸까.

아까 위에서 가이드가 영혼없이 설명했던 것처럼, 이 곳은 한 때 바다 속 아주 깊은 곳이었다. 그러다가 극심한 지각 변동으로 인하여 산맥 전체가 융기하게 되었고, 덕분에 이런 높고 깊은 산 속의 땅이 광물 성분을 품게 된 것이다.




그 땅 속으로 빗물이 스며들었고, 광물 성분은 샘물에 녹아 흐르게 되었다. 잉카인들은 이 '소금물샘'을 발견했고,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 높은 지대에 물길을 놓고 계단식 염전을 지어 소금을 수확하기 시작한 것이다.





잉카 문명의 옛 방식 그대로 소금을 채취하고 있는 사람들.

소금물 샘은 아직도 염전으로 공급되어, 사람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소금을 채취하고 있다고 한다. 비가 오지 않는 건기가 한 해에 6개월 정도이니, 한 해 한 염전에서 총 6번 정도 소금을 수확할 수 있는 것이다.




가이드의 설명을 떠올리며 사진을 찍는 도중, 이상한 욕망이 피어올랐다. 으으, 저 염전에 들어가서 저 새하얀 소금을 만져보고 싶어... 어떤 촉감일지 느껴보고 싶어... 으으...

하지만 나 같은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여행자들이 많았던 건지, 가이드가 미국인을 상대하다 말고 고개를 돌려 여행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

가이드 : 저거 사유재산이야! 함부로 들어가서 망치면 물어줘야 돼!

아, 알겠습니다.




아무리 봐도... 눈이 자꾸 돌아가고 셔터가 저절로 눌리는 풍경이다.

아, 떠나고 싶지 않아... 더 오래 머물면서 이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

중년의 미국인 : 여러분! 버스타러 가야지! 다들 나처럼 늦으면 안돼! 나처럼 되면 안된다구!

아까 모라이에서 지각했던 미국인이 셀프디스를 하며 사람들을 보챘다. 에라이, 이 양반아. 그의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말투에 어쩔 수 없이 헛웃음을 터뜨리곤 승합차로 돌아갔다.




14.

이번엔 아무도 늦지 않고 정시 출발! 쿠스코로 돌아가자!

그러나... 살리네라스에서 쿠스코로 돌아가는 길은 그야말로 고행길이었다.

으음, 에어컨 없음이라, 으음, 창문도 안열림이라, 으음, 비포장 도로임이라.

하염없이 덜컹이는 승합차 안에서 10인의 여행자들은 코마 상태에 빠져 쿠스코까지 실려갔다.

까까 : 으... Zzzz
중년의 미국인 : 으아... Zzzz
나머지 여행자들 : 끄으.... Zzzz


나 역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쿠스코까지 실려갔고, 마침내 쿠스코에 도착했을 땐, 허리를 부여잡고 힘빠진 목소리로 까까와 가이드 등 여러 사람들과 작별의 인사를 간신히 나눌 정도의 기력 밖엔 남아있지 않았다.

쿠스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경. 사실 쿠스코 시내를 더 구경해도 될 시간이긴 했지만, 몸이 엄청 피곤해서 사랑채에서 점심을 먹은 뒤 빨리 숙소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 난 여태까지 투어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뭔가 더 편안하고 안락한 여행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었구나. 투어라는 거 엄청 지치는 거였구나.

오늘은 그나마 오후에 끝났지, 내일 할 투어는 저녁까지 하루종일 하는 거라는데. 괜찮을까? 조금 걱정이다.



성스러운 계곡 투어에서 계속!





덧글

  • 키르난 2015/09/28 06:47 # 답글

    ...그 옛날의 농업연구소라는 것도 신기한데, 규모가 다르군요. 그냥 접시 모양? 이러고 있었는데 직접 내려가서 찍은 사진 보니 이게.....; 으허허허헉; 게다가 종자개량하는데 무려 15년이나 쏟아 부었다는 건 그럴 여력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무엇보다 아마존에서 코카잎을 찾아올 정도면 그 코카잎의 효능을 알고 있던 부족에게 받아왔다는 것일 테고, 그건 지역 교류도 있었다는 이야기..=ㅁ=
    소금염전은 그 비슷한게 차마고도 프로그램에 있던데, 거긴 소금기를 머금은 흙을 퍼다가 염전에 올리더라고요. 그럼 나중에 소금기만 남는 듯..'ㅂ' 어쨌건 고행은 고행이더랍니다. 하지만 그 못지 않은 고행은 돌아오는 길..ㄱ-; 다음날 일정이 무서운걸요.
  • enat 2015/10/15 17:12 #

    가이드 왈, 잉카인들이 제일 중시했던게 농업이었다고 하더라구요. 먹고 살려고 산다는 말대로 그 험난한 기후 속에서 정말 먹고 살기 위해 온갖 연구를 했다나요. 현재 IT 산업에 투자하듯 그 때도 농업에 국가적 규모로 투자했던 것 같아요.
    극명하게 다른 기후 때문에 먼 것 같긴 해도 잉카가 있던 쿠스코 일대 바로 위가 아마존이라죠! 아마존에서 구한 코카잎을 말에 싣고 길을 따라 느릿느릿 걸어가는 잉카인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ㅋㅋㅋ
    대륙 자체가 달라 교류도 없었을 두 곳에서 비슷한 모습의 소금 염전이 발견된 걸 보면, 참 사람 사는 거 거기서 거기란 생각이 들어요. 전혀 다른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머리를 굴리다가 얻게 되는 답이 비슷하구나 싶어서... 재밌네요 ㅋㅋㅋ
  • 11thCTR 2015/09/28 21:25 # 답글

    까까 이야기들의니 예전 고등학교 때 일이 생각나네요.
    어쩌보다니 늦은 나이에 고등학교를 가게되었는데, 동아리에서 알게된 친구와 같이 놀다가 하루는 그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나이를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서 이야기했는데... 17살인줄 알았던 친구가 14살.... 그 친구는 제가 17~18정도로 생각하다가 23이라는 이야기 듣고 서로 깜짝 놀람...
    아니... 동양인과 서양인이 서로 나이 알아보기 어렵구나를 깨달음...
    아니 14살인데 콧수염은 너무 하잖아.... 지금 생각해보면 솜털이긴 했지만. ㅋㅋㅋ
  • enat 2015/10/15 17:17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육안나이랑 실제나이차이 너무 나! 14살인데 콧수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는 저도 외국에선 19살 18살 하고 다녔습죠. 아무도 의심을 안하더라구요. 오히려 미성년자라고 하니까 어떻게 한번 해보려고 다가오는 남자도 미안하다고 두 손 들고 사라지니 이 무슨 편리한...
  • 택씨 2015/09/30 21:27 # 답글

    농업연구소의 계단도 재미있군요.
  • enat 2015/10/15 17:18 #

    계단마다 온도를 다르게 설정한게 대단하더라구요 ㅋㅋㅋ
    그 온도 확인해보겠다고 내려갔다가 올라오는데 숨차서 혼났지만...
  • Jeong 2015/10/03 21:40 # 삭제 답글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미 여행기 처음부터 정주행하면서 단숨에 읽어나갔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필력이 상당하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 느낌이였습니다 ㅋㅋㅋㅋ 조금 과장 섞여서 이야기하면 책 한권 내시는것도.. ㅋㅋㅋㅋㅋㅋㅋ

    리마편 부터 읽었는데, 대머리를 만나서 겪은 일을 읽을 땐 같이 분노를 하고, 아니 사실 필력에 웃음이 빵빵 터졌습니다 ㅋㅋㅋㅋ ㅋㅋ

    파라카스에서 멜리사한테 당할 때도 분노..가 아닌 빵 터짐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카 그러니깐 와카치나 사막에선의 즐거움과 신남은 저까지 설레게 하네요 ㅋㅋㅋㅋㅋ 사막에서 보는 그 수많은 별들 저라도 날씨가 춥더라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을 겁니다.

    나스카에서 정신없이 한 경비행기 투어. 읽고 있는 저도 눈깜박할 사이에 순시간에 훅 지나간 느낌이더군요.

    아레키파에선 매우 평온한 느낌이였습니다. 평온과 지루함은 같이 찾아오는 걸까요? 늘어지는게 지루한 느낌을 주더군요.

    그리고 맨홀 사건은 무룩.. 이어서 낮선 타지에서 찾아온 아픔은
    마음을 가라앉히네요.

    쿠스코에서 컨디션을 회복하니, 웃음도 되찾으신걸까요 ㅋㅋ 잉카인의 정기라니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앵무샠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하는 여행의 적절한 친구가 되어줬을거 같네요 ㅋㅋㅋ

    쿠스코에서 본 염전은 정말 인상적이네요. 쿠스코에 가면 꼭 들려야겠습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글이 두서가 없네요.

    (뜬금)무튼 글 속에서 느껴지는 글쓴이 분은 매우 유쾌하고 흥이 넘치네요.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앞으로 블로그.. 종종 찾아오도록 할께요.

    그럼 20000.
  • enat 2015/10/15 17:23 #

    와... 정주행 감사합니다. 저도 제 포스팅을 감히 정주행 못하는데 (2편? 3편 읽다가 잠들어요)
    쭉쭉 읽어주셨다니 감사하고 씽납니다!
    한편 한편 언급해주시면서 써주신 덧글을 보니 저도 그 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그러네요! 제가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신 것 같아 전달이 잘 됐구나 다행이다 뿌듯하다 이러고 있어요 ㅋㅋㅋㅋ 아이 씽나!
    사실 그렇게 매우 유쾌하고 흥이 넘치진 않지만 그렇게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빨리 다음 포스팅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막 드네요.
    종종 방문해주세요! 업데이트 해놓을게요 최대한 빨리... :)
  • chambuli 2015/10/13 23:30 # 삭제 답글

    정말 필력 대단하시네요 ㅋㅋ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 enat 2015/10/15 17:24 #

    에헤...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지만...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kate 2015/12/11 11:54 # 답글

    어딜가던....남미 남정네들이 ㅎㅎ
    이번엔 까까님인가요 ㅎㅎㅎ
  • enat 2015/12/18 16:27 #

    잌ㅋㅋㅋㅋ 까까는 옆자리에 앉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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