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노 섬, 토르첼로 섬을 거쳐 마지막으로 간 섬은 부라노 섬이었다.
5년 전의 기억처럼, 알록달록한 모습 그대로였다.

바다에 나간 어부들이 자신의 집에 쉽게 돌아올 수 있도록 이웃집과 색을 다르게 칠했던 것을 시작으로, 부라노 섬은 알록달록하게 칠해졌다.
원색과 파스텔톤으로 물든 섬은 입소문을 타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졌고, 결국 명실상부한 베네치아 추천 관광지가 되었다.


다시 찾은 부라노 섬은 전보다 훨씬 더 소란스러운 느낌이었다.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어떠려나. 관광객들 상대로 장사를 하며 돈을 번다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평온하게 살던 자신들의 섬에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귀찮아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섬을 돌아다니다가 어떤 동양인 여행자들이 햇볕을 쐬고 있는 노인 분을 몰래 찍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 노인 분은 나중에야 그걸 알아채고 혀를 차시더라. 그 모습에 내가 괜히 죄송해서, 나는 저들과 일행이 아니라는 느낌으로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어정쩡한 걸음으로 지나갔지만, 어쨌든 그 노인 분은 이미 기분이 상한 뒤였기에 날 향해 고까운 눈빛을 보냈다. 후잉...
아니 그 여행자들은 사진 찍기 전에 할아버지께 좀 물어보기라도 하지, 왜 사람을 몰래 찍어가는 거야. 사람이 관광상품인가. 자기네들이 집 근처에서 쉬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신기해하면서 몰래 키득거리며 사진 찍어가면 좋겠냐고.
투덜투덜거리며 섬 끝으로 나갔다.


섬이 참 작긴 하다. 민가를 벗어나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바로 바다라니.
몇십 분 간 따스한 햇볕 아래에 앉아 촉촉한 바닷바람을 맞고 있으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에잇, 아까 그 여행자들도 여행온 기분에 신나서 돌아다니다가 그랬겠지. 내가 꿍해있을 문제는 아니잖아.
어쨌든 나라도 최대한 동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관광지이긴 하지만 이곳은 먼저 사람이 사는 마을이란 걸 잊지 말아야지.


돌아다니면서 이 사진, 저 사진 찍으며 다녔다. 앞선 다짐 때문에, 최대한 사람이 없는 장소에서 찍으려고 노력하긴 했다.
위 사진들은 고릴라포드로 찍은 셀카. 주변 눈치를 보며 카메라를 설치한 뒤 10초 타이머를 맞춰놓고 달려가 한치의 연출도 없는 자연스러운 여행자의 모습을 선보였다. 후후, 고릴라포드, 널 산 이후로 단 한번도 네게 실망해 본 적이 없단다... 장한 녀석!
아, 참고로 윗사진에서 아랫사진으로 옷이 달라진 이유는 마을 중간 지점의 옷가게에서 옷을 사서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뭔가 집시스럽고 자유로운 영혼 느낌이 물씬 풍겨서 충동구매한 뒤 베네치아에서 이틀 정도 입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선 입을 엄두가 나지 않아 결국 지금은 엄마의 잠옷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산 옷들이 다 그렇지 뭐...
아래는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 이제 특별히 언급할 건 없고 뭐... 사진이나 쭉 나열하고 끝내야겠다.
















5년 전의 기억처럼, 알록달록한 모습 그대로였다.

바다에 나간 어부들이 자신의 집에 쉽게 돌아올 수 있도록 이웃집과 색을 다르게 칠했던 것을 시작으로, 부라노 섬은 알록달록하게 칠해졌다.
원색과 파스텔톤으로 물든 섬은 입소문을 타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졌고, 결국 명실상부한 베네치아 추천 관광지가 되었다.


다시 찾은 부라노 섬은 전보다 훨씬 더 소란스러운 느낌이었다.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어떠려나. 관광객들 상대로 장사를 하며 돈을 번다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평온하게 살던 자신들의 섬에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귀찮아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섬을 돌아다니다가 어떤 동양인 여행자들이 햇볕을 쐬고 있는 노인 분을 몰래 찍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 노인 분은 나중에야 그걸 알아채고 혀를 차시더라. 그 모습에 내가 괜히 죄송해서, 나는 저들과 일행이 아니라는 느낌으로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어정쩡한 걸음으로 지나갔지만, 어쨌든 그 노인 분은 이미 기분이 상한 뒤였기에 날 향해 고까운 눈빛을 보냈다. 후잉...
아니 그 여행자들은 사진 찍기 전에 할아버지께 좀 물어보기라도 하지, 왜 사람을 몰래 찍어가는 거야. 사람이 관광상품인가. 자기네들이 집 근처에서 쉬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신기해하면서 몰래 키득거리며 사진 찍어가면 좋겠냐고.
투덜투덜거리며 섬 끝으로 나갔다.


섬이 참 작긴 하다. 민가를 벗어나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바로 바다라니.
몇십 분 간 따스한 햇볕 아래에 앉아 촉촉한 바닷바람을 맞고 있으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에잇, 아까 그 여행자들도 여행온 기분에 신나서 돌아다니다가 그랬겠지. 내가 꿍해있을 문제는 아니잖아.
어쨌든 나라도 최대한 동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관광지이긴 하지만 이곳은 먼저 사람이 사는 마을이란 걸 잊지 말아야지.


돌아다니면서 이 사진, 저 사진 찍으며 다녔다. 앞선 다짐 때문에, 최대한 사람이 없는 장소에서 찍으려고 노력하긴 했다.
위 사진들은 고릴라포드로 찍은 셀카. 주변 눈치를 보며 카메라를 설치한 뒤 10초 타이머를 맞춰놓고 달려가 한치의 연출도 없는 자연스러운 여행자의 모습을 선보였다. 후후, 고릴라포드, 널 산 이후로 단 한번도 네게 실망해 본 적이 없단다... 장한 녀석!
아, 참고로 윗사진에서 아랫사진으로 옷이 달라진 이유는 마을 중간 지점의 옷가게에서 옷을 사서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뭔가 집시스럽고 자유로운 영혼 느낌이 물씬 풍겨서 충동구매한 뒤 베네치아에서 이틀 정도 입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선 입을 엄두가 나지 않아 결국 지금은 엄마의 잠옷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산 옷들이 다 그렇지 뭐...
아래는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 이제 특별히 언급할 건 없고 뭐... 사진이나 쭉 나열하고 끝내야겠다.
















...이제 또 어딜 포스팅하지? 베네치아 사진을 한번 뒤적여봐야겠다.
덧글
..가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사진 찍힐 때가 있는데 그닥 기분 안 좋습니다. 피사체라지만 참 묘해요..=ㅅ= (사진 찍히는 걸 질색하는 인간)
오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부라노 섬을 다닐 때 그런 물자국 녹자국 한 번 본 적이 없어요. 매달 페인트칠이라도 하는 걸까요...!
저도 중국인 관광객이나 다른 개념없는 한국인(그것도 커플이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설칠 때)에게 찍힐 때 기분이 영 별로더라고요. 초상권 침해란 말이죠 ㅠㅜㅠ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아아아.. 잘보고 힐링 받고 갑니다 +_+..
힐링 받으셨다니 기쁘네요~ :)
저도 사진을 많이 찍긴 하지만 마을 사람들을 찍는 건 좀 꺼져지더군요.
그냥 관광지에선 마구 찍지만 생활하는 모습은 좀...
그쵸, 생활하는 모습은 좀 그렇죠! 전 이번에 베네치아에서 생각없이 마을 사람들에게 카메라 먼저 들이대는 사람들(대부분 중국인들로 보였어요ㅠ)을 유난히 많이 봤어요. 제일 충격이었던건 묘지에서 유가족이랑 무덤을 찍는 여행자였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