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8 12:19

스페인 (12) 비 내리는 세고비아 ├ 이베리아 반도 여행기 (2014)

*** 포스팅에 쓰인 사진은 톨레도 때와 마찬가지로 친구 염장 지르려고 핸드폰에 옮겨놨던 사진이다... 친구의 희생으로 건진 나의 스페인 여행 사진... 간만에 그 친구 불러서 밥이나 사줘야겠다.





1.

마드리드 셋째날.

첫째날엔 마드리드 관광을 했고, 둘째날엔 톨레도에 다녀왔다. 그럼 셋째날엔... 어딜 갈까!

원래는 마드리드 근교의 콘수에그라에 다녀오려고 했다.




콘수에그라는 카스티야 라만차의 작은 마을이다.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거긴 풍차밖에 없어"라고 표현하지만, 결국은 그 풍차 때문에 다들 그곳을 찾는다. 돈키호테를 희화화하는 에피소드 중 가장 대표적인,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고 돌진하는 이야기 속 배경이 바로 이 마을이기 때문이다.

나도 돈키호테는 좋아라하고, 또 전날 톨레도에서 들었던 패닉의 '로시난테'가 아직도 입에 붙어 어떻게든 그 마을로 가야만 했다. 샤워를 하면서도 "라만차의 풍차를 향해서~ 달려보자아~ 아아아~" 따위로 흥얼거렸으니까.

그래서 아침이 되기 전까지 푸른 하늘 아래에서 하얀 풍차가 돌아가는 모습을 꿈꾸며 잠들었다. 응, 아침이 되기 전까지.

하지만 아침이 되자...




하늘에서 미친듯한 폭우가 내렸다.

나는 콘수에그라라는 곳에 풍차 말고 뭐가 있는지는 몰랐지만, 아무튼 그 풍차가 제 1의 볼거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오늘 그 풍차를 보러 갔다간 번개에 맞아 객사할 것 같았다. 나는 풍차는 구글 이미지로 실컷 보면 되니까, 오늘은 그냥 다른 델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무렴. 그게 낫다.

나는 침대에 벌러덩 누워 마드리드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만한 곳을 물색했다.

그리고 세고비아란 곳을 찾았다.





2.

세고비아.

전날 다녀온 톨레도가 마드리드 아랫지방인 카스티야 라만차의 도시라면, 이제 가려는 세고비아는 마드리드 윗지방인 카스티야 레온의 도시다. 전날 버스(Eliptica역에서 ALSA버스 이용)를 타고 마드리드에서 톨레도를 당일치기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버스(Moncloa역에서 La Sepulvedana버스 이용)를 타면 손쉽게 세고비아로 갈 수 있다고 한다...만,

나는 열차를 이용했다. 어제 버스를 탔으니 오늘은 기차를 타고 싶어졌다. 겨우 그런 이유로 버스보다 20분 빠른 대신 몇 유로 더 비싼 열차를 탔다.

마드리드에는 중앙역이라 할 수 있는 마드리드 아토차 역이 있다. 리스본에서 마드리드를 넘어올 때 이 역으로 왔기 때문에, 나는 별 생각없이 지하철을 타고 아토차 역으로 갔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전광판에는 세고비아로 넘어가는 열차편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안내소에 가서 물어보니, 세고비아로 가는 열차는 아토차 역이 아닌 "차마르틴 역"으로 가서 타야한다더라. 이 무슨 서울역에서 춘천역 가는 열차 기다린 꼴인가. 나는 고맙다고 말한 뒤 다시 지하철에 탑승하여 차마르틴 역까지 종종걸음으로 뛰어갔다.





3.

차마르틴 역에서 세고비아로 가는 스페인 고속열차 아베(AVE, Alta Velocidad ferroviaria en Espana)는 제법 쾌적했다. 열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지하철 역에서 기차 역까지 뛰었던 탓에 조금 짜증난 상태였는데, 열차 내부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만족스러웠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잔뜩 젖어있었지만, 빗줄기는 점점 얇아지는 것 같았다. 다행이다. 나는 우산도 없이 (여행 중에 우산을 잃어버렸는데 다시 사기 아까워서 안사고 있었다) 바람막이 외피만 들고 왔기 때문에 이대로 날씨가 개기를 간절히 바랐다.

세고비아 역에는 30분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 30분 새에 빗줄기가 다시 굵어져있었다. 나는 하늘을 원망하며 세고비아 역에서 세고비아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아니 올라타려고 했다. 하지만 버스는 이미 정원 초과였고, 나를 포함한 남은 사람들은 비가 퍼붓는 버스 정류장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만 했다...

다음 버스는 15분 정도 뒤에 왔다. 나는 쫄딱 젖어 걸을 때마다 질척질척 소리가 나는 운동화를 신은 상태로 버스에 올라탔다. 뭐, 그 질척거리는 소리는 특별히 나만 내는 소리는 아니었다. 다른 이들의 신발에서도 그와 유사한 소리가 들려왔다.

버스는 비 내리는 도로를 천천히 달렸다. 10분? 15분? 그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세고비아 구시가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열차로 20분 빨리 오면 뭐해. 이래저래 역에서 구시가지까지 오는데 시간 다 쓰는구만.

다행히도 구시가지에 도착할 즈음엔 또 빗줄기가 약해져있었다. 나는 다행이다 생각하며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어마어마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건 바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세고비아 수도교!

사진으로는 많이 봤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큰 수도교일 줄은 몰랐다. 나는 고개를 최대한 꺾어 수도교의 끝을 올려다보려고 노력했지만 아래에서는 영 힘들었다.

수도교의 끄트머리를 보니 전망대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저곳에서 인증샷을 찍더라. 나 역시 질세라 계단을 성큼성큼 밟으며 전망대로 올랐다.




얍!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도교! (폰카 캔디캠으로 찍어서 보정양념 과다함)

수로성애자, 수로권위자, 수로절대자... 뭐라고 표현해야 유치하지 않을까? 하여간 수로 짓는 걸 참 좋아했던 로마인들은 그들의 속국인 스페인에도 상수도 수로를 지었다. 그 중 이 '세고비아의 수도교'는 그 보존상태가 훌륭하여, 로마시대의 위대한 공학기술을 가장 또렷하게 절감할 수 있는 유적이라 할 수 있겠다.

세고비아 수도교가 지어진 시기는 기원전 1세기로 알려져있다. 기원전 1세기라... 건 2천년 전에 돌로 지어진 수로치고 지나치게 거대하고 지나치게 튼튼한 게 아닌가. 지나치단 말을 쓸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거대하고 튼튼한 주제에 투박하진 않다는 게 또 놀랍다. 수도교의 아치형 구조는 신전 혹은 궁전의 창처럼 웅장하며 아름답단 말이지.




로마인들은 물이 흐르는 높이를 유지하여 원하는 곳까지 물길을 내기 위해 저런 높은 건축물을 지으면서도 미학적인 부분까지 놓치지 않았다. 콘크리트와 철근을 쓰는 현대 건축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아니, 단일 재료로 이루어졌다는 경이로움과 예술적 감각을 따지자면 로마의 수도교가 한수위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내 전공이 건설 혹은 건축이었다면 2천년전 사람들에게 열등감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음에 감사하며 평범한 여행자로써 인증샷을 남겼다.





4.

나는 수도교 근처에서 꽤 오랜 시간동안 서성이다가, 세고비아의 또다른 랜드마크인 알카사르에 가기로 했다.

세고비아 수도교로부터 알카사르는 구시가지의 정 반대편에 있다. 그래서 수도교에서 알카사르까지는 20분 정도 걸어야만 했다. 나는 알카사르까지 가는 길에 대성당과 여러 광장, 시장 등을 구경했는데, 사진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관계로 패스한다. 비가 가끔씩 쏟아질 때 이름모를 오래된 건축물 아래에서 비를 피했던 것, 걷는 내내 신발 안쪽에서 치익치익하는 물소리가 났다는 것, 시장에서 팔던 과일들이 비 때문에 더 새빨갛게 보였던 것 정도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알카사르 사진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줄 알고 여기서부터 만화로 때울까 고민했는데, 폰카로 셀카를 찍기 전에 별 생각없이 돌려서 찍었던 게 딱 한 장 남아있었다. 이 사진은 정말 마음에 안드는 사진이긴 하지만 -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알카사르가 디즈니 백설공주의 성에 영감을 주었다고 하길래 기대하며 갔는데 성 앞의 울창한 나무 때문에 성의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없었기 때문이당. 예전에 다녀온 노이슈반슈타인 성처럼 알카사르만 멋지게 찍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서 그 쪽에서 사진을 찍긴 했는데 그 사진은 외장하드 날려먹으며 사라졌다. 우... 우아아아아앙 ㅠㅠ - 그래도 이 사진 덕분에 당시의 광경들이 대강 기억난다.

사진 앞 나무는 푸르딩딩하지만, 대부분의 나무들은 단풍으로 물들어있었다. 바닥에는 한 때 알록달록했었을 잎들이 색이 바래진 상태로 깔려있었는데, 그 낙엽들은 비 때문에 몇 겹씩 뭉쳐있었다. 군데군데 작은 열매들도 떨어져있었는데, 기억상 그리 유쾌한 냄새를 풍기는 열매가 아니었던 걸로 보아선 은행이 아니었나 싶다.

알카사르 앞 공원에서 풍겨지는 숲내음 - 간간히 지독한 은행 냄새도 났지만 - 은 나를 중세시대로 이끌었다. 나는 홀린 듯 알카사르로 입장...하려다가 옆 건물에서 표를 사오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쪼르르 표를 사온 뒤 다시 입장했다.





5.

비에 쫄딱 젖은 채 입장한 알카사르는, 내부 장식과 복잡한 구조보다도 단순히 비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던 곳이었다. 나는 성에 장식된 장식품 하나하나가 몹시 중요한 것처럼 꼼꼼하게 살펴보며 다녔고, 그럼으로써 비에 젖은 몸을 말릴 수 있는 시간을 획득했다. 역시 비오는 날은 실내 관광이 짱이다.

성의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 좁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보니 황량하고 고독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지금도 눈에 어렴풋이 그려지는 풍경인데, 드넓은 갈색 들판에 꼬불꼬불한 길이 나있었고, 망루처럼 보이는 건물이 들판 중간에 맥락없이 한 두개 세워져있던 풍경이었다. 그 외롭고 광활한 풍경은 비에 젖은 탓에 다양한 색으로 선명하게 물들어 있었는데, 그래서 나는 창틀에 턱을 받친 채 저렇게 알록달록한데도 쓸쓸해보일 수 있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내 기억엔 남아있지만, 그 풍경을 사진으로 보여드리지 못해 조금 아쉽다.

알카사르에서 찍은 사진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좋을텐데...





오!

성 내부에서 찍은 사진은 다 날린 줄 알았는데, 옛날 폰의 폴더를 구석구석 뒤져보니 사진 두 장이 남아있었다. 이 사진들은 친구에게 염장질겸 보내려고 따로 빼놨다가 다른 사진들에 밀려 (예를 들면 '톨레도 후리한 여행가'같은 사진) 핸드폰 마이크로SD카드 어딘가에 낑겨있었던 사진들이다.

만약 다른 사진들이 남아있었다면 신경도 안썼을 것 같은 사진들인데 남은 게 이것밖에 없으니 금이야 옥이야 취급을 하며 여러곳에 분산저장 해놓고 로고 박아서 업로드해본다. 하여간 나란 존재, 필요하면 태도와 취급을 바꾸는 이기적이고 가여운 인간인 것... 아니 이게 뭔 소리야 여튼 알카사르 내부에 전시된 갑옷 기사들과 부록처럼 들어간 내 사진을 올려본다.





6.

알카사르 구경을 마친 뒤, 1층에 있는 벤치에 앉아 성의 뚫린 부분으로 떨어지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며 빗발이 약해지길 기다렸다. 어느 정도 소강상태다 싶어졌을 때 밖으로 나가 성이 예쁘게 찍힐만한 장소를 찾으려고 돌아다녔는데, 몇몇 포인트를 찾아 제법 괜찮은 사진들을 건졌다. 그 증거품이 남아있지 않기에 과장해서 쓰자면 정말정말 멋지고 환상적인 사진이었다. 어디가서 5만원짜리 똑딱이로 찍었다 말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어마어마한 사진이었다. 진짜냐고? 몰라 어차피 그 사진은 안남아있다고! 이히힛!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는 와중에도 비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강약 조절을 하며 내리는게 아마 하루종일 내릴 것 같았다. 나는 전날의 그 맑은 날씨와 아름다운 톨레도를 회상하며 젖어서 축 늘어진 앞머리를 연신 뒤로 넘겨댔다. 이것 참, 오늘은 날씨운이 따라주질 않네.

하지만 그런 판단을 내리기엔 너무 빨랐다. 하늘은 비 때문에 밤보다는 밝지만 낮보다는 어두웠는데, 그 덕에 세고비아의 가로등 불빛이 이른 시간에 켜진 것이었다. 온 세상에 배경음처럼 깔리는 옅은 빗소리와 가을 낙엽 사이로 퍼지는 짙은 흙내음 속에서, 잿빛 하늘 아래 고요하게 빛나는 가로등 불빛들을 따라 걷는 건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나는 물에 불은 발가락을 위아래로 꼼지락대며, 이 광경을 보기 위해서였다면 하루종일 비 때문에 오들오들 떤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잘왔다, 세고비아.





7.

열차를 타고 마드리드로 돌아오니 벌써 밤이었다. 비는 그쳐있었다.

나는 숙소로 돌아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 몸이 녹는 것 같았다. 여행 중 잠옷으로 즐겨입던 앰엔앰 주황색 원피스를 걸치고, 신발은 쪼리로 갈아신었다. 뽀송뽀송해진 나는 오늘이야말로 아껴뒀던 그것을 꺼낼 차례라며 캐리어를 뒤졌다. 아껴뒀던 그것... 그것은...




신라면 컵라면!

늦은 밤이라서 호스텔 로비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는 로비 한켠의 바에 있던 직원에게 뜨거운 물을 제공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고, 직원은 흔쾌히 물을 끓여줬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담고 3분간 기다리는 동안, 바 직원은 끊임없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성실하게 대답을 해주다가, 컵라면의 면이 익은 것을 보곤 직원에게 한 입 권했다. 직원은 냄새를 맡더니 자긴 매운 걸 잘 먹지 못한다며 내게 많이 먹으라고 했고,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다 먹었다. 행복한 자극이 뱃속에 퍼져갔다. 아아, 역시 신라면을 제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외국에 나가서 먹는 것이렸다.

근데 내게 물을 끓여줬던 그 직원, 그 직원의 이상형은 아마 복스럽게 먹는 여자였나보다. 그 직원은 내가 신라면을 먹는 모습을 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오늘 밤에 시간이 되냐, 잘 아는 클럽이 있다, 클럽이 싫으면 자기가 여기서 칵테일 만들어주겠다, 스페인에는 얼마나 있는 거냐, 번호가 뭐냐 등등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하다가, 라면국물의 MSG에 취한 얼굴로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 놀자고 했다. 그리고 신경써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손을 흔들며 객실로 돌아갔다.

뭐... 사실 내일 아침에는 다른 도시에 가지만. 미안해요 호스텔 직원.




그라나다에서 계속!





*** 옛날 포스팅에 올려놓은 사진을 발견하여 복붙해놓음! 사진은 수도교와 세고비아 성.







덧글

  • 2016/10/18 13: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10/18 15:2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6/10/18 18: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6/10/20 21: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6/10/21 02:2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6/10/23 00:2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6/10/23 01:2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Tabipero 2016/10/18 22:14 # 답글

    수도교에서 찍은 사진 중 맨 마지막 사진의 위치가 제 인생샷(?)이 찍힌 곳이었습니다. 태양광을 제대로 받아 얼굴이 환하게 나오더군요 ㅎㅎ
    제가 왜 세고비아에서 기차를 안 탔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기차역은 구도심과 떨어져 있었군요 ;;
  • enat 2016/10/20 17:28 #

    오옷 그러고보니 찍으신 사진들 구경도 할겸 스페인 여행기 정주행 해야겠네요.
    Tabipero님 포스팅을 읽으며 제 기억이 소생할지도...!!!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jj

ccl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