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4 19:54

핀란드 헬싱키 여행그림 그림연습

핀란드는 몇 년 전에 친구 에띠와 함께 유럽여행을 갔을 때 스탑오버로 들렸던 곳이다. 그 전까지 나는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녔고, 해외는 딱 한번 짧게 일본에 갔던 경험뿐, 어디 멀리까지 나가본 적은 없었다. 그런 내가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첫 발을 들인 도시가 바로 이 핀란드의 헬싱키였다.

헬싱키는 나에게 있어서 '시차라는 걸 느낀 첫도시'이자 '한달이 넘어가는 장기여행이란 걸 시작한 첫도시'이자 '아침식사로 밥을 먹지 않은 첫도시'였다. 나의 다양한 처음을 가져간 헬싱키 너란 녀석...

하여간 나는 그 헬싱키를 시작으로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게 되었고, 지구가 널리 알려진 대로 둥글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여정 동안 누군가와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난 여행가야"라고 소개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지금은 돈버느라고 얌전히 살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여행가라고 생각한다. 뭐... 휴업중인 여행가. 부업으로 자금 확충 중인.

그 휴업중인 여행가가 이제부터 업로드할 것들은 헬싱키에서 본 것들을 그린 여행그림들이다. 요새 취미로 그림에 빠져있는데, 연습도 하고 기분도 낼 겸 옛날 사진들을 보며 쭉 그려봤다. 아마추어틱함이 확 느껴지겠지만, 무언가 그린다-1번 즐거움, 무언가 포스팅한다-2번 즐거움, 이렇게 1번과 2번이 믹스된 나만의 즐거움이 담긴 것들이니 귀엽게 봐달라. 쩝.








헬싱키 트램 정류장의 표지판.

헬싱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중앙역으로 와서,

다시 호스텔 찾아가려고 탄 교통수단이 이 트램이었다.

노면 전차라는 걸 태어나서 처음 보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남.







트램 내부는 요러함.

헬싱키의 트램은

나중에 갔던 유럽의 다른 나라나 남미권에 설치된 여러 트램들에 비해

극강의 쾌적함을 자랑했다.







트램을 타고 찾아간 이곳은 스타디온 호스텔.

북유럽의 비싼 물가를 이기게 해준 호스텔로,

경기장을 개조한 건물인지라 외관이 저래 희한하다.







호스텔에선 다양한 외국인을 만났다.

이 남자는 머리가 벗겨진 건지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뒷머리만 남아있었다.

로비에서 만나 얘기하며 놀다가 같이 사진 찍었던 기억이 남.

오른쪽은 나다. 저 땐 머리가 커트였다.







이 언니는 스위스 사람인데

마라톤 참가하려고 헬싱키에 왔다고 했었음.

나는 당시에 영어를 잘 못해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는데

용케도 친해졌다.

여행 끝나고 메일도 주고받고 그랬던 기억이 남.







호스텔의 아침 조식. 맛있게 먹었다.

5유론가 6유론가 그랬던 것 같음.

계란 노른자 칠했는데 예뻐서 다른 것들도 조금씩 칠함.







이곳은 헬싱키 시내 맞은편에 있는 수오멘린나라는 섬.

피크닉 오기 좋은 섬이다.

이 때 시차 때문에 정신 못차리고

"몸이 이렇게 피곤한데 왜 아직도 낮이지?"라며

제대로 구경도 못했던 기억이 남.







헬싱키 대성당.

주변에 다른 건물이 없기 때문에 더 웅장해보인다.

새하얀 외벽과 새파란 하늘이 대조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럽에서 제일 먼저 보게 된 '대성당'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로 다른 여러 도시들에서 '대성당'을 보게 되면

"이건 헬싱키 대성당보다 뾰족하네?"

"이건 헬싱키 대성당보다 크네?" 등등으로

유럽여행 내내 뭐랄까... 하나의 기준이 되어줬다.







당시 유럽여행을 같이 갔던 친구 에띠.

요새는 일 때려치고 공부중인데

내일 술이나 먹자고 유혹하는 나쁜 친구가 될까 고민중이다.







대성당 근처에 있던 마켓광장.

이름대로 노점 마켓이 있다.

여기서 에띠의 주장으로 산딸기 한봉다리를 샀었는데

나한텐 너무 셔서 (신거 잘 못먹음) 에띠만 먹었다.







헬싱키 시내에서도 살짝 언덕에 위치한 우스펜스키 교회.

그리다가 넘나 어려워서 관뒀다.

나중에 레벨업하면 다시 도전하겠음.







여기는 바위 교회란 별명을 가진 템펠리아우키오 교회.

이름 참 어렵다 생각하실텐데 현지인들도 저 이름 잘 모른다.

길 물어볼 때 템펠리아우키오라고 물어보니까 ???하던 사람들이

바위 교회라고 물어보니까 곧바로 알려주더라.

어려운 고유명사 기억 못하는 건 만국 공통인 듯.







바위교회 내부.

어두운 바위 속 가느다란 빛줄기가 흘러들어오는 것처럼 그렸는데

사실은 무진장 밝다. 설계 잘해서 채광 짱 좋음.







이건 바위교회 내부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책갈피임.

각국의 언어로 성경 구절이 쓰여있다.

그림에는 없지만 우리나라 말도 있다.

게다가 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완전한 폰트가 아닌

예쁜 폰트로 출력되어 있음. 싱기방기.







그냥... 길 가다가 본 집.

이렇게 문화권 다른 나라는 여기가 처음이었는지라

평범한 집도 신기했었음. 그래서 찍었나보다.







헬싱키 중앙역.

북유럽 여행을 떠난다면 여기서부터 열차를 타고 떠나겠지.

우리야 스탑오버로 들린거라 역을 이용한 적은 없었다.

역 앞을 지나는 공항버스를 타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감.


움... 여기까지!




핀란드는 물가 때문에 평온하고 즐거웠던 기억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고 싶단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본 꽃청춘 아이슬란드편이 꿀잼이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가봐도 괜찮겠다 싶어졌다. 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아이슬란드... 요로코롬 북유럽 여행 코스로 계획 짜서.

몇 년 뒤면 그림 실력도 많이 늘지 않을까? 그대로라면 지금의 내가 마음껏 비웃어주겠어, 미래의 나... 하여간 몇 년 뒤에 스케치북과 펜을 챙겨 여행을 떠나 북유럽 감성이 담긴 다양한 모습들을 직접 담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

음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 주위에선 언제 결혼해서 애낳냐 언제 집 장만하냐 언제까지 그렇게 놀러다닐 궁리만 할거냐 그러는데 나도 언제까지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한담. 언제가 되던 간에 내 인생에도 포기와 타협이라는 걸 해야하는 때가 올지도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이렇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우니 여행 계획이나 실컷 짜야겠다.



다른 도시도 그리게 된다면 계속!






덧글

  • 나르사스 2016/11/24 21:23 # 답글

    오 핀란드 여행이라니... 다녀오신 분들 보면 반갑습니다.
    저는 항구에서 대통령 만난적이 있습니다^^
  • enat 2016/12/02 21:32 #

    몇년전에 핀란드 다녀오셨던 포스팅 기억납니다^^!
    저도 딱 그 해에 다녀왔더랬죠!
  • 존평씨 2016/11/24 21:32 # 답글

    다 가질 수 없다면 가장 좋은 걸 가지면 되겠죠.
    남의 말보단 자기가 가장 바라는 걸 가지는 게 나중에 후회를 적게 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뭐~ 지금 연애를 하고있단 사실 만으로도 enat님 현재 인생은 태클걸 곳이 없습니다만...
    좀 아쉽네요.
    포스팅에 놀릴 구석도 없고 날도 추워서 힘들어요.
    돌아와줘요! enat님!
    이렇게 정상적인 사람 아니었잖아요?! ^^
  • enat 2016/12/02 21:38 #

    요새 편차치 없는 균일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서 글도 평탄합니다.
    이야기거리를 모으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군요!!!
    이대로는... 이대론 앙댄다아...
    어딘가에서 재밌는 이야기거리를 물어올게요!!! 일단 술부터 마시고... 꿀꺽꿀꺽
  • 제트 리 2016/11/24 23:08 # 답글

    저도 한 번 가 고 싶은 곳이죠 ^^
  • enat 2016/12/02 21:40 #

    다른건 평범한 축(유럽기준!)이지만 헬싱키 대성당은 진짜 볼만합니다! ㅋㅋㅋ
  • 용용 2016/11/25 03:53 # 삭제 답글

    +ㅁ+!!! 핀란드!! 핀에어!! 이낫님 ㅠㅠ 요즘 스카이스캐너 검색 매일매일 하는 중인데 핀란드 경유로 북유럽 가는거 엄청 싸서 고민중이에요..... 근데 물가가 진짜 비싼가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북유럽....
  • enat 2016/12/02 21:42 #

    핀에어 좋죠! 좌석이랑 서비스도 괜찮고 다른 비행기보다 유럽에 더 빨리 닿는 느낌이라 그것도 좋습니다!
    북유럽 물가는 알아줍니다. 무지 비싸욤. 하지만 그 꽃청춘 아이슬란드 편에 나왔던 것처럼 주방있는 숙소 잡고 장봐서 요리해먹으면 괜찮을 거에요!
  • LionHeart 2016/11/25 10:40 # 답글

    최근 어떤 분께서 자신이 여행한 것과 깨달은 것을 묶어 책을 낸 것을 읽었습니다만, 그닥 그분 생각에 공감하지 못해서그런지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습니다. 갑자기 뜬금없게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가하면, 책을 읽으며 이낫님 블로그가 떠올랐기 때문이죠.
    이렇게 귀엽고 개성있는 그림도 그리시고, 에피소드도 재미있는게 많으니 테마를 정해서 잘 묶어 정리하시면 책으로도 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이낫님 블로그를 정리한 책을 사는 것이 제가 구매했던 책보다 더 가치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enat 2016/12/02 21:51 #

    흐하하하 감사합니다. 실제로 출판 가능 여부와는 관계없이 큰칭찬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근데 출판 경험있는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출판사에서 돈대주면서 출판시켜주는건 유명한 사람이나 실적있는 사람이 아님 잘 안시켜준다는군요. 그래서 여행기나 수필쪽은 보통 자가 출판을 많이 한대요. 내 글을 '출판'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자비 들여서 몇백부 정도만 책 찍어 내는 방법인데, 전 아직 빚갚는 중(?!)이라 얘기듣고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더랬죠 ㅋㅋㅋ
    뭐, 아님 온라인 출판으로라도 글 정리해서 올리는 방법도 있으니 천천히 생각해볼게요! :)
  • 라비안로즈 2016/11/26 08:21 # 답글

    결혼하면 여행 같이 다닐줄 알죠.. 만만의콩떡입니당 ㅋㅋㅋㅋㅋㅋ 결혼하면 그야말로 먹고사는데 치중이 더 되서....(아닌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혼자일때야말로 여행다니는거죠. enat님이 제대로 지내시는거죠~ 신랑에게 enat님의 이야길 했더니 인생을 제대로 사는 분이시라고~ 부러워 하더라구요. 저도 부러워요 ^^
  • enat 2016/12/02 21:54 #

    주변의 기혼자분들께서도 다들 그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결혼하면 둘이 놀러다닐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들 하더군요! ㅋㅋㅋ 집에서 놀거리가 얼마나 많은데 뭘 밖에까지 나가냐는 분도 계셨고 ㅋㅋㅋ
    그런 저도 요새는 회사집회사집이라 과거의 제가 그립습니다 ㅋㅋㅋ 으윽 인생을 제대로... 막상 저 자신은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부끄럽네요홓ㅎ...
  • 라비안로즈 2016/12/03 05:35 #

    지금의 직장집은 앞으로의 더 큰 여행을 위한 디딤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ㅋㅋㅋㅋㅋ
  • enat 2016/12/03 16:52 #

    킄ㅋㅋㅋㅋㅋ 어제 일하기 싫어서 우울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낫군요! 감사합니당ㅋㅋㅋㅋㅋ
  • Tabipero 2016/12/02 22:06 # 답글

    저도 그렇고 싸돌아다닐 생각만 하다니 철이 덜 든 걸까요 ㅎㅎ 하지만 마음놓고 돌아다닐 때는 이때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포스팅 보면서 제 첫 해외여행이 떠오르네요. 단체여행이긴 했습니다만...기념품점마다 돌아다니며 쓰잘데기 없는 기념품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모인 게 처치곤란이란걸 깨달은 이후로는 먹어서 없어지는 것 위주로 삽니다 ㅋㅋ

    그러고보니 그새 새로 직장을 구하신 모양이네요. 축하드립니다.
  • enat 2016/12/03 17:02 #

    돈 많이 벌어서 여행갈 생각만 하니까 아는 선배가 대체 언제 결혼하고 언제 집사고 언제 노후대비 할거냐고 그러더군요. 왜 그렇게 에피쿠로스적으로 사냐며 ㅋㅋㅋㅋ 에잉 뭐 하고 싶은대로 살기에도 짧은 인생인데 제멋대로 살면 그만이겠죠!
    기념품점에서 쓰잘데기 없는 기념품ㅋㅋㅋㅋ 저도 여행 처음 다닐 때 마그네틱 작은 조각 이런거나 사곤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 이게 정말 불필요한 짐이 되는구나 싶어져서 생필품이나 입을만한 옷 등을 사게 됐죠.

    감사합니다! 여기서 경력 쌓던가 노하우로 창업을 하던가 어떻게든 살궁리를 해봐야겠죠! 최대한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는 방향으로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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