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1 15:29

감기와 함께한 전주여행 사진 ├ 남부지방

1.

3월의 어느 추운 주말. 나는 지독한 감기에 걸려 골골대고 있었다. 머리는 무겁고 몸은 여기저기 쑤시고 목은 퉁퉁 부어서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콧물도 멈추질 않았다.

에이 참. 이번주 주말은 여행가려고 했는데. 고작 감기 때문에 못가는 건가.

생각하고 있자니 열받았다.


그래서 그 길로 벌떡 일어나 동네 병원에 가서 감기보다 더 독한 항생제 포함된 병원약을 받아 와구와구 삼킨 뒤 고속버스를 탔다. 몸이 안좋으니 어디 먼데는 못가고 뭐... 전주나 갈까?

그 얘기를 듣고 나중에 쫓아온 미니미니가 나보고 미쳤다고 했다. 음. 나도 내가 미친 거 같기는 하다. 하지만 엔돌핀에는 진통효과도 있단 말이지. 그러니까 즐겁게 여행하면 몸도 안아플 거라고 항변했다.

그리고 그건 진짜였다. 나는 전주에 있는 동안 제법 멀쩡하게 방방거리며 뛰어다녔다. 게다가 뜨끈한 온돌방에서 몸 지지며 잠을 자니 더 건강해진 느낌까지 들었다. 나는 이것이 여행 치료라며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하지만 그건 역시 일시적인 진통효과 뿐이었는지, 결국 여행이 끝난 후엔 도로 감기 바이러스의 먹이가 되어 골골거렸더랬다. 우후후후...


하여간 아래는 그런 사연이 있는 전주여행 사진이다. 짧게 음슴체로 가겠음.





2.

(대부분은 갤럭시 A5 2017로 찍었고, 몇몇 사진은 미니미니의 파나소닉 루믹스 GF2)

* 코스 : 저녁에 전주 도착 - 숙소에 짐 풀고 - 냠냠 - 다음날 아침 냠냠 - 낮에도 냠냠 - 집으로




전주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주 중 하나인데 다른 모주보다 맛이 가볍고 단 느낌.

내 취향은 다른 모주 쪽. 그런데 그 다른 모주 사진이 없넹...




감기약 때문에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찍은 숙소 천장 사진.

조명 장식이 한옥 문살이라니 재밌음.




줄 서서 먹는다는 콩나물집 삼백집.

숙소 바로 앞이라 아침 일찍 나갔더니 아직 오픈을 안함.




그래서 문 열 때까지 산책.




또 산책.




문 열었음! 우리가 첫 손님.




콩나물국밥 냠냠냠냠. 뜨끈뜨끈한게 들어가니 살 것 같다. 짱맛!




아침 먹고 또 소화시킬 겸 산책.




산책하다가 커피를 천 원에 팔길래 마심.




그 유명하다는 풍년제과 초코파이도 사먹음.




오목대에 올라갔으나 나무에 가려 뷰가 그닥 좋지 않아 사진은 안찍었다.

내려오는 비탈길에서 본 뷰가 더 좋길래 찍은 사진.




아침이라 조용한 남천교.

예전에 한여름에 왔을 땐 더위 식히러 나온 사람들로 바글바글 했었더랬지.




남천교 위 청연루.





청연루에서 바라본 뷰.




멋진 액자로다.

뷰 구경하다가 갑자기 화장실 가고 싶어져서 근처에 있는 서예박물관? 같은 곳에 다녀옴.





전날 묵었던 숙소.

주인 아저씨가 베테랑 사진기사분인데 숙소에 묵으면 한옥마을 데리고 다니면서 인생샷을 찍어주신다.

나는 아픈 몸이었기에 초췌 + 츄리닝 차림이라 인생샷 각도인데 땅그지처럼 나와서 아쉬움.




체크아웃하고 짐 들고 나와서 또 걸어다님.

이건 전동성당.




여기도 유명한 맛집이라는데 칼국수 집이라고 함.

면이 별로 안땡겨서 패스했다.





그냥 지나가면서 찍은 사진.





퍽 유서깊어 보이는 한약방. 작명원도 같이 있당.

내 이름 한번 물어보고 싶네. 내 이름에 쓰면 안되는 한자가 들어가서 안좋다는 말을 들어서.




빵순이라 빵집에 옴.




오징어 먹물 빵이라는 희한한 빵 와구와구.

평범하게 맛있었다.




지숨갤러리. 한지로 만든 작품들이 많았다. 사진촬영 가능. 가능 정도가 아니라 장려수준.

나는 그냥 보고 나왔는데 미니미니가 이런 아기자기한 걸 좋아해서 한참 구경하고 사진찍고 그러더라.











위 사진은 미니미니가 찍은 것들.




국악방송이 진행된다는 건물.




점심 먹으러 왔음.

건강한 걸 먹고파서 기웃거리다가 들어간 시래기 집.




짱 맛있었다 시래기!

원래 시래기 잘 안먹는데 여기 시래기라면 언제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삼시세끼로도 가능할 것 같음.




빵순이라 또 빵집에 옴.




단팥 냐냐냠냠냐냠.




카페에 들어와서 음료 후루룹.




여기서 이거 씀. 아까 지숨갤러리에서 봤던 문구 따라한 거.




열심히 캘리그라피 따라하던 나와





이런저런 사진을 찍던 미니미니.




마지막으로 운세 뽑고 집으로 가는 버스 탔다.


내 운세는

"사업은 대박날 거야! 사업운 쩌네 ㅋㅋ 근데 사업말고 벌려놓은 게 넘 많아서 사업에 집중 못함ㅋ 어캄?"

정도의 내용이었음.


...맞는 것 같다아... 집중을... 해야하는데... 처리할 일이... 넘 많아...





3.

마무리.

감기와 함께한 여행치고 씩씩하게 돌아다녔는지라 여행 끝나고 무지 뿌듯뿌듯했더랬다. 하하하! 내 일상생활의 컨디션은 빼앗기더라도 여행의 즐거움은 빼앗기지 않겠다! 감기 바이러스 녀석!

...뭐, 여행 다녀온 다음날부터 회사에서 다시 끙끙 앓았던 건 모르는 일이고.

하여간 전주는 감기 환자가 아무 생각없이 놀러가서 맛있는 음식점만 찾아다녀도 재밌는 동네다. 음식점 뿐만이 아니라 뷰 좋은 카페도 많고, 한복 빌려주는 집도 많고, 악세사리나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많다. 눈도 입도 즐거운 동네가 바로 요 전주다.

추천글은 이미 써놨으니 (http://enatubosi.egloos.com/1910237) 참고. 북적북적한 걸 좋아한다면 심심할 때 놀러가서 후회하지 않을 재미난 동네이니 안가보신 분들껜 꼭 놀러가보시라고 다시 한 번 추천한다!






덧글

  • Tabipero 2017/05/01 16:53 # 답글

    가만보면 '미니미니'님도 극한직업같아요. 강릉 쫓아갔다 전주 쫓아갔다...ㅋㅋ
    예전에 이곳 전주 한옥마을에 대해 뭔가 삼청동 비슷해서 굳이 내 의지로 또 안 갈 것 같다고 이야기는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멀리 바람쐬러 나온 곳에 이런 데가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차로 전라도 지방에 가게 되면 거의 휴게소 수준으로 들르게 되네요 ㅎㅎ 물론 엊그제도 남해 내려가는 길에 들러 사람 구경도 하고 커피도 마셨습니다.
  • enat 2017/05/03 08:47 #

    극한직업 인정합니다 ㅋㅋ 체력이 좋아서 다행이에요.
    전주 한옥마을이 인위적이고 요란스러운 면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는데, 그냥 그 자리에 생긴 시끌벅쩍하고 신나는 동네라고 인지하니 굳이 나쁘게 볼 건 없더라고요 ㅋㅋㅋ 말씀하신 것처럼 멀리 내려갈 땐 별 계획없이 들릴 수 있는 휴게소같은 곳이기도 하고요! 서울이랑 조금만 더 가까웠어도 자주 놀러갈텐데 싶으면서도 너무 가까우면 여행 느낌이 들지 않을테니 그 정도 위치가 딱이겠다 싶기도 하네요 ㅋㅋㅋ
  • 11thCTR 2017/05/04 01:53 # 답글

    1) ... 이름에 들어가면 '역마살'이 끼는 한자일지도...
    2) 아무리봐도 지나가다가 아니라... '매우 집중'해서 찍고 '지나가다'라 쓴다로 보이는데요... 아니면... 사진 때문에 장비 업그레이드 한 저는 좌절... 아 나는 사진은 안되는가!! ㅋㅋㅋ

    3) 왠지 모르게 별 생각없이 읽어도 유쾌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 오탈자들이 보여서 수정...)
  • enat 2017/05/03 08:51 #

    1) !!! 신빙성이 있는 내용...!!!
    2) 음? 아 ㅋㅋㅋㅋㅋ 저건 "지나가면서 (슬쩍 대충) 사진"이 아니라 "지나가면서 (보이길래 신경써서) 찍은 사진"입니다 ㅋㅋㅋㅋㅋ 별 이유없는데 예뻐보여서 지나가다가 멈춰서 찍었다 뭐 요런 뜻으로 쓴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읽어보니 전자처럼 느껴지긴 하네요 ㅋㅋㅋㅋ

    3) 생각없이 쓴 글이 편한 요즘입니다아... 옛날엔 포스팅할때 몇시간은 모니터 앞에 앉아서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그랬는데 요새는 시간이 없네요 @.@~
  • 라비안로즈 2017/05/02 00:37 # 답글

    전주가서 감기 바이러스 퍼트리고 다니셨군요... 아프지만 약빨로... 겸사겸사 본인은 재미있으셨던...

    그래도 부럽네요. 아파도 얽매이지 않고 떠날 수 있다는거요. 애 낳으니 애가 족쇄고 결혼이란것도 족쇄고... 힘듭니다아.

    사랑해서 행복해지려고 한 결혼이고 그런데... 왜 더 힘들까요. 그냥enat님은 결혼하면 힘들어 하실듯요. 여행후기 보면서 대리만족하며 갑니다.
  • enat 2017/05/03 09:11 #

    제 감기는 안옮는 감기! 감기에 걸리면 기침보다는 열이 나고 보통은 목이 부어서 말을 안하는지라 바이러스가 숙주에게서 떠나질 않습니당. 차라리 좀 어딘가로 옮겨갔으면 싶은데 심지어 가족들조차 절대 안옮더군요... 바이러스의 사랑을 받는 자...

    요새 많이 힘드신 것 같아서 뭐라고 위로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아직 미혼인지라 섣불리 말했다가 더 힘드실까봐 뭐라 이야길 못하겠군요... ;ㅅ; 뭐 그냥 저희 언니도 결혼하고 형부랑 곧잘 싸우기도 했고 조카가 많이 예민해서 키우는데 힘들어하기도 했고 조카가 어린이집에서 안좋은 일을 당해서 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괴로워했었는데, 요새는 조카 유치원보내고 자기 시간 찾아 강연도 들으러다니고 취미생활도 찾고 운동도 하고 그러면서 다시 활력이 넘치는 삶으로 돌아왔더라고요. (특히 운동에 홀릭해서 7킬로나 감량했더라고요... 달리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나... 지금은 저보다 날씬해짐... 엉엉) 그런 모습을 보면 예전에 힘들어했던 언니가 거짓말처럼 사라진 것 같아서 보는 동생 입장으로썬 기분도 좋고 그렇습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제각각이라 저희 언니의 이야기가 별로 안와닿으실 것 같지만 제 주위에 관찰할 수 있는 유부녀는 언니밖에 없는지라 한번 해봤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엘 가면 숨통이 트인다고 합니다!라는 약간의 위로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참고로 저는 아직까진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 앞으로도 곧잘 이런 여행기가 올라올거에요!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랑도 결혼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약속하고 만나는 거고 @.@ 대리만족 플러스 미래에 하실 여행에 대한 정보까지 열심히 올릴테니 재미나게 읽어주세요!
  • 존평씨 2017/05/02 21:05 # 답글

    그러니까 미니미니님은 내내 붙어있으면서도 감기에 안 걸렸단 거군요.
    오오~ 짐승남!!!
  • enat 2017/05/03 09:13 #

    미니미니는 무식하게 건강해서 저로부터 그 어떤 바이러스도 세균도 가져가지 못하더군요.
    어쩌다가 조금 가져가도 백혈구가 무식하게 먹어버리나봅니다.
    건강해서 다행이에요!
  • 닌니닌니 2017/05/03 16:10 # 삭제 답글

    저도 두번이나 다녀온 전주인데..그 흔한 전주인데 왜 이낫님 포스트로 보면 다른 곳 같고, 가고 싶고 그런지ㅎㅎ!
    이낫님 블로그 읽고는 여행에세이를 못읽고있어요 성에 안차서.. 앞으로도 글 계속 기대할게요 *'.'*
  • enat 2017/05/13 08:40 #

    @.@ 언제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다음 포스팅이 많이 늦었네요!!
    다른 이유지만 저도 여행에세이는 왠만하면 잘 안읽습니다... 부러워서... ㅋㅋㅋ...
  • LionHeart 2017/05/15 10:10 # 답글

    예정된 여행일이 다가올 수록 건강에 대해 무척 걱정이 됩니다. 큰 마음 먹고 잡은 휴가인데 아프면 어쩌나, 하고 말이죠.
    하루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
    사진에서 종종 보이는 구문들이 재미있네요.:)
  • enat 2017/07/15 16:42 #

    늦은 답글 죄송합니다 ㅠㅠ
    여행은 잘 다녀오셨나요? 블로그로 구경하러 가야겠어요!! 멋진 사진과 이야기 기대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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