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9 22:19

강릉 : 사천진 해변 ├ 중부지방

























2017/10/29 (갤럭시 A5 폰카)






1.

2주 정도 힘들고 성가신 일에 시달렸던 나는, 자신에게 주는 위로의 선물로 심야버스 티켓을 샀다.

늦은 밤 태백산맥 너머 동쪽에 도착한 나는, 설악산에 가서 단풍을 구경하고, 항구에 가서 이것저것 먹고, 마지막으로 사천진 해변에 들렀다.

사천진 해변은 올 봄에 처음 봤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기억 속 그대로인게 너무너무 감사했다.





2.

바다에 발을 담그고 히죽히죽 웃으면서 파도랑 놀기를 수 십 분. 해변 끝에서 반려견과 함께 국화꽃을 들고 온 노부부를 보았다.

국화꽃을 바다에 흘려보내는 가냘픈 어깨의 할머니와, 반려견을 품에 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왜소한 등의 할아버지와, 야속하게도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떠난 후, 혹시나해서 너는 알고 있느냐고 그분들이 바라보고 있던 바다에게 물었지만 바다는 대답없이 아름답기만 했다. 내가 끼어들 일이 아니라 하는 것 같았다.

한번도 만나뵌 적 없는 분이지만, 그 꽃의 주인께선 푹 쉬셨으면 좋겠다. 잠깐 그렇게 기도하고 다시 뛰어놀았다.

정말로 그 이상 끼어들 일이 아닐테니.





3.

지금은 집에 왔다. 내 방이다. 오랜만에 산을 타서 욱씬거리는 근육을 주무르며, 오늘 다녀온 바다 사진을 보고 있다.

다음번엔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일요일 밤이 끝나간다는 사실에 가벼운 스트레스를 느끼며 또 아무 생각없이 해변가에서 뛰어놀 가까운 미래의 내 모습을 풀린 눈으로 상상한다.





4.

전날 눈 부비적거리며 포스팅한 걸 오늘 퇴근하고 다시 보니 읽기가 힘들다. 뭔 엔터를 이렇게 많이 쳐놨어? 그런 이유로 글을 한데 모아 수정했다. 음, 한결 보기 좋군.

그러고보니 오늘 회사에선 하루종일 '다시 강릉에 여행갈 생각'을 한게 아니라 '아예 강릉에서 살 생각'을 했더랬다. 그 아름다운 바다를 정원으로 끼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아... 강릉에 돈벌이 할만한 곳과 집값 같은 것 좀 찾아봐야겠다. 아마 한참을 뒤지다가 새벽녘이 되어서야 한숨을 쉬며 컴퓨터를 끌 확률이 높지만.







덧글

  • 더카니지 2017/10/29 22:28 # 답글

    헉 저 투명한 빛깔! 남국의 푸른 바다처럼 너무나 아름답네요! 우도 산호해변 말고도 저런 맑은 바다가 한국에 있다니 나중에 꼭 가봐야겠습니다!!
  • enat 2017/10/29 22:43 #

    동해바다는 진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안꿀릴(?) 정도로 아름다워요! 제주도는 섬이라 맘잡고 각잡고 가야하지만 동해는 그래도 육지라서 찾아가기도 편하고요!

    우도 산호해변은 안가봐서 검색해봤는데 엄청 아름답네요 ㅠㅠ 아... 사진으로 치유된다...
  • Tabipero 2017/10/29 22:38 # 답글

    뭔가 평소와 어조가 달라 enat님 아닌 줄 알았습니다.
    처음 저 곳의 카페를 발굴(?)했을 때 멘탈이 반쯤 나가있던 상태라 탁 트인 바다에 치유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말에 경강선 개통되거든 기차 타고 다시 한번 가 보세요!
  • enat 2017/10/29 22:49 #

    어조가 다른건 사진만 올리려던게 한두마디 추가가 되다보니! 그리고 제가 지금 졸려서 그럴거에요!

    저 진짜 이번엔 카페사천 가보고 싶었는데 문을 닫아서 'ㅂ'
    문을 닫아버려가지고 'ㅂ'
    못갔어요 'ㅂ'
    이른 오전에 찾은 탓일까요... ;ㅂ;

    그래서 사천에선 바다에서 놀기만 하고 점심쯤에 다른 해변의 다른 카페에 갔다가 집으로 왔어요... 흑흑...

    올해안에 카페사천에서 커피를 마시며 포스팅을 하는게 제 새로운 목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2달안에! 꼭!
  • Tabipero 2017/10/29 22:57 #

    최근에 알아본 오픈시간을 알려드릴께요.
    평일 11:30~18:00(목요일 휴무)
    토요일 11:00~22:00
    일요일 12:30~18:00

    너무 일찍 가셔서 그런걸겁니다.
    수요일 휴무라고 알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목요일로 바뀌었네요. 사장님 마음이겠죠;;
  • enat 2017/10/30 20:33 #

    !!!
    제가 일찍가서 문이 닫혀있었던 게 확실하군요.
    다음번엔 토요일에 가서 밤늦게까지 있을 거여요 ㅠ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바람 2017/10/29 23:37 # 답글

    이 바다는 꼭 가봐야 할 바다로군요. 동해가 좋다고는 들었는데 이런 물빛일 줄은.....!
  • enat 2017/10/30 20:35 #

    꼭 가보세요! 동해 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한적한 해변이면서도 그 아름다움에 어느정도 입소문은 난 해변'은 진짜진짜 아름다워요!!! 사람들 너무 많이 찾아가면 안되니까 널리 알려주진 마시고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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