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30 23:08

하노이 주말여행 (4) 야시장에 가지 못한 밤 └ 하노이 주말여행

1.

밤이 왔다.




나는 롯데마트에서 사들고 온 몇 안되는 기념품을 정리한 뒤, 숙소에서 씻고 뒹굴거렸다. 하노이의 더위는 정말 지치는군. 지금도 이런데 7, 8월엔 얼마나 더울까.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에어컨 앞에서 한참을 늘어져 있었다.

몸이 식자, 망각의 동물답게 밖에서 겪었던 더위를 까먹고 다시 나갈 생각을 했다. 어디보자, 뭔가 할 거 없을까. 발가락을 까딱거리며 침대에 누워 검색을 해보니, 하노이는 주말 야시장이 유명하다고 했다. 많이들 그렇겠지만 나 역시 야시장은 좋아하는 편이다. 그 북적임이나 반짝임이 좋다.

시계를 보고 대충 계산해보니, 요기를 때우고 야시장에 가서 주전부리를 잔뜩 먹으면 딱 맞을 것 같았다. 타이중의 야시장은 짱재밌었는데. 하노이도 괜찮겠지? 기대에 찬 나는, 힘차게 몸을 일으켜 아오자이를 다시 꿰입었다. 그리곤 에어컨 바람으로 행복했던 객실을 떠나, 하노이의 열대야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결국 이 날,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던 그 '하노이 주말 야시장'엘 가지 못했다. 정말 딱 한 블럭 앞에 두고 돌아섰다. 오늘의 포스팅은 '야시장에 가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던 험난한 밤'에 관한 이야기다.





2.

하노이 야시장으로 가는 길.




늘어져있는 강아지가 귀여워서 한 장.

야시장 개장까진 시간이 제법 남아서, 일단 저녁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그럴려고 아까 숙소에서 맛집을 찾아놨었다. 내가 찾은 맛집은 제법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에어컨이 나오는 - 매우 중요하다. 에어컨이 나오는! - 레스토랑이었다. 나는 그 맛집까지 가는 길을 대충 파악한 뒤, 방향을 가늠하여 걷기 시작헀다.

그런데 어떤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려다가, 운전을 개판으로 하는 오토바이에 치일 뻔 했다. 나는 놀라서 얼어버렸으나, 그 오토바이 운전자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오히려 자신을 진로를 방해한 내가 짜증난다는 듯 화를 내며 멀리멀리 가버렸다.

...저, 저 자식이! 엄밀히 말하면 놀래킨 것도 사고란 말이지! 이 교통 대혼잡 거리에서 뭘 바라겠느냐마는.

나는 하노이의 미친 교통 상황을 다시금 실감하며, 고개를 가로젓곤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내 생각보다 제법 많이 놀랐던 것 같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나는 내가 엉뚱한 골목으로 들어와 걷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찾아놨던 그 고오급 레스토랑에 가려면 다시 길을 되짚어 돌아가야 했다. 무지 귀찮군. 그냥 적당한 곳에 들어가서 먹을까.

'맛있는 음식'에 대한 열망이 남들에 비해 적은 나는, 찾아놓은 음식점을 쉽게 포기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대충 눈에 들어오는 음식점 하나를 골랐다. 무작정 들어가려다가, 일단 구글 평점과 리뷰를 확인했다. (프라하 음식점에서 당한 이후로 평점 4.0 미만인 음식점/최악의 리뷰가 있는 음식점은 들어가지 않는다) 다행히 그 음식점은 평도 괜찮고, 리뷰도 무난한 편이었다.





음식점은 Phuong Nam(79 Hàng Bồ, Hàng Gai, Hoàn Kiếm, Hà Nội)이라는 곳이었다. 에어컨은 없었지만, 천장 선풍기가 있어서 나름 시원한 편이었다. 습도는 어쩌질 못해도, 이 정도면 합격선이지.

가게 분위기나 직원들의 인상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이 역시 합격선이군. 분위기에 만족한 나는, 세상 편한 순박한 웃음을 장착한 채 주문을 했고, 아주머니와 젊은 여직원 둘은 내 미소에 빙그레 웃더니 세상 친절하게 서빙해줬다. 역시 가는 표정 좋으면 오는 서비스 좋은 법이다.

시킨 음식은 로컬 병맥주와 쌀국수, 짜조 2개였다. 병맥주는 30,000동(한화 1500원), 쌀국수는 35,000동(한화 1750원), 짜조는 1개당 7,000동(한화 350원)이었다. 정말인지 베트남 물가는 훌륭하다.




병맥주가 먼저 나와 시원하게 드링킹 하고 있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어떤 중년의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맥주병을 빨고 있어서 웃지는 못하고 그냥 눈으로 인사를 했더니, 그 중년의 여성은 '꺄! 이런 곳에 베트남 전통복을 입은 동양인 여자애가 혼자 맥주를 마시고 있어!' 같은 느낌의 표정과 제스쳐를 지어보였다. 그러더니 이런 진귀한 광경을 놓칠 수 없다는 듯 먼저 밖으로 나간 자신의 남편을 소리 높여 불렀다.

남편 : 뭐야, 뭔데?
부인 : 빨리 와, 빨리 오라고! 잠깐만, 저기, 같이 사진 찍어도 될까...?
나 : 응. 상관없어. 일루 와.


그 부인의 태도는 정중했기에, 난 거절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내 옆자리를 팡팡치며 어서 오라고 했고, 그녀는 행복한 표정으로 내 옆에 앉았다. 남편은 황당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웃음을 지은 뒤, 부인의 카메라와 내 카메라를 이용해 우리 둘의 사진을 찍어줬다.




부인 : 혼자 온 거야?
나 : 응. 짧게 여행 중이야.
부인 : 호호호! 용감해라. 아오자이도 모자도 넘 예쁘다. 그럼 즐거운 여행 되길!
나 : 응, 당신도 즐거운 여행 되길!


그 부부는 내게 가벼운 인사를 건네고, 자기들끼리 재잘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카메라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아마도 방금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중년의 부부가 저리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참 예뻐보였다. 우리 부모님도 알아서 저리 함께 다니시면 참 좋을텐데. 허허.

부부가 떠난 뒤, 가게 직원 일동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내 쌀국수와 짜조를 서빙해줬다. 시간이 우연히 맞았거나, 진짜 기다렸거나,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짠! 음식 등장!

두부가 들어간 쌀국수는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다. 그냥 베트남 쌀국수는 베트남 어디서 먹어도 감동인 것 같다. 그 반투명하고 쫀득쫀득한 면은 정말 최고다. 그동안 다른 나라(ex. 한국, 캐나다)에서 먹었던 쌀국수는 쌀국수가 아니었다. 쌀국수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이 정도 퀄리티의 쌀국수라면 하루 세끼 쌀국수만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짜조 역시 맛있었다. 튀긴 음식님은 역시 최고시다. 나는 엉엉 울면서 쌀국수와 짜조들을 순식간에 해치웠고, 가게 직원들은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들을 보고 당연한 결과라며 흐뭇해했다.

좋아, 이제 어느 정도 배도 채웠고, 슬슬 야시장을 향해 가볼까?





3.

그런데 시간이 애매했다. 하노이 야시장은 저녁 7시부터 열지만, 시간은 아직 7시가 되기 수십분 전이었다.

저녁밥을 생각보다 빨리 해치웠군. 7시에 땡! 하고 가봤자 별 거 없을텐데. 분위기가 무르익으려면 그래도 한 시간 정도는 지나야하지 않나? 고민이군.




어디서 커피라도 마시다가 갈까 고민하던 내 눈에, 발마사지 샵의 광고판이 보였다. 뭐야, 발마사지가 60분에 겨우 200,000동, 그러니까 한화로 1만원이라고? 이 정도 가격이라면 가볍게 받을만 한데? 좋아, 이곳에서 시간을 때우자!

나는 벌컥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 발마사지 샵은 호텔 부속기관이어서, 우선 호텔 직원이 날 맞이해줬다.

직원 : 무슨 일이야?
나 : 나 마사지 받으려고! 발마사지! 앞에 써있던데.
직원 : 응! 따라와.






호텔 직원은 나를 호텔 안쪽 마사지 샵으로 인도했다. 졸졸졸 따라가는 중.




마사지 샵에 들어가자, 어떤 여성이 안쪽에서 나와선 호텔 직원과 쏼라쏼라 떠들었다. 아마 마사지샵의 매니저나 카운터 직원인가 보다. 그 마사지 샵 직원은 이야기를 듣더니, 날 캄캄하고 작은 칸막이 방으로 데려갔다.

직원 : 뭐하고 싶어?
나 : 발마사지. 60분.
직원 : 응, 잠시만 기다려.


지루해질 즈음, 한 여성 마사지사가 들어왔다. 지금부터 자기가 마사지를 해줄 거라고, 잘 부탁한다 어쩌구를 말하더니 날 눕혔다. 그리곤 타월 같은 걸로 배를 덮어준 뒤, 발마사지를 시작했다.

발마사지는... 좀 미묘했다. 그 마사지사가 마사지를 못하는 건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엄청 시원하거나 정성들여 하는 건 아니었다. 힘을 아껴가면서 하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어정쩡한 느낌에 조금 더 세게 해달라고 말할까 하다가, 마사지사가 피곤해보이기도 하고 세게 받다가 멍 드는 것보단 이 정도가 낫겠다 싶어서 그냥 냅뒀다. 60분 동안 잠이나 자야겠다.

쿨쿨쿨.

마사지를 받는 동안, 자다깨다,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그야말로 현실과 몽환을 오가는 꿈의 발마사지였다. 물론 그 마사지사가 시원하게 주무르거나 잘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비몽사몽한 상태였다는 뜻이다.

하여간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나니, 금새 60분이 지나있었다. 마사지사는 마지막 서비스라며 어깨나 팔, 두피 마사지를 해줬는데, 여태까지 60분간 해준 발마사지보다도, 그 마지막 서비스 마사지가 무진장 개운하고 시원했다.

끝났다는 소리에 나는 흡족해하며 몸을 일으켰고, 마사지사는 팁을 바라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내가 지갑을 뒤적이자, 그 마사지사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100,000동을 꺼내어 보여주면서 이걸 달라고 했다. 허허허. 대놓고 요구하네. 그래 뭐, 발마사지가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고생했으니까, 그리고 발마사지보다도 서비스로 해준 어깨나 팔, 두피 마사지가 훌륭했으니까 줄게롱.

나는 기분 좋게 팁을 건네고 밖으로 나왔다.

자, 이제 진짜로 하노이 야시장엘 가볼까?





4.


"어딜 간다고?"


마사지샵 호텔을 나서자마자, 그런 소리를 들은 것 같다. 누구로부터냐면, 하늘로부터.




푹 쉬고 밖으로 나온 내 앞을 가로막은 것은, 미친듯이 쏟아지는 폭우였다.

처음에는 그냥 가벼운 스콜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기다리면 멈추겠거니 하고 호텔 앞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비는 멈추지 않았다. 하늘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양을 계속해서 쏟아냈다. 천둥과 번개는 도대체가 끊이질 않았다. 나는 멍청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다가, 도로를 바라보다가,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 아열대 지역 폭우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벙찐 내 앞으로 자동차와 오토바이, 우비를 쓴 사람들이 수없이 지나쳤다. 약간 그런 느낌이었다. 뭘 이거 가지고 그래? 이 정도는 생활이지, 하는.









마지막 동영상은 공포영화처럼 찍혔네... 핸드폰에 비가 들어갔었나?

나는 이 시원하고도 무자비한 빗줄기에, 살짝 정신을 놓고 깔깔거리고 웃었다. 아니 정말, 아니 이게 뭐야! 뭔 비가 이렇게 와! 나는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확인하려고 고개를 내밀었다가, 빗줄기에 얼굴을 얻어맞곤 다시 고개를 처마 안쪽으로 들였다. 빗줄기가 이렇게 아플 줄이야. 이 동네는 빗방울도 크네.

자,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침착하게 생각해보자.

일단 나는 우산이 없다. 비옷도 없다. 게다가 신발이 운동화다. 운동화가 젖으면 모든 면에 있어서 최악이다. 사실 비는 좀 맞아도 상관없는데 (사실 한국에서 베트남 모자 쓰고 비 맞는 모습을 좀 상상하긴 했었다. 난 멍청하게도 그게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운동화가 젖는 건 정말 싫다. 이 어딘가에 슬리퍼나 쪼리를 파는 집이 있으면 좋을텐데...

...좋아, 그럼 이 근방에서 신발 파는 가게를, 아니면 문방구나 잡화점을 찾아보자!

나는 비장하게 베트남 모자를 착용하고, 이미 튀긴 비에 젖어서 흐느적거리는 아오자이를 몸에 둘둘 감아 묶었다. 해괴한 옷차림이 됐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그 우스꽝스러운 꼴로 처마와 처마 사이를 우다다다 달리며 신발 가게를 찾아보았다.





하노이의 인도는 걸어다니기에 정말 최악이었다. 인도는 이미 오토바이 주차장화 혹은 식당의 자리화가 되어있었고, 그래서 지나가기에 너무 좁거나 길이 아예 막혀있었다. 안쪽으로 걸으면 차양 덕분에 비에 안젖을 수 있는 길도, 바깥쪽으로 걸어다닌 통에 비에 젖거나 했다. 그래도 신경써서 걸었는지라 운동화는 아직 무사했다. 괜찮아, 옷 정도는 젖어도! 운동화만 안 젖으면 돼!

최대한 비를 피해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던 중, 한 사거리를 맞닥뜨렸다. 이런 무자비한 빗줄기 아래로 길을 건너긴 그렇고, 아무래도 길을 꺾어서 진행해야겠군. 근데 코너 부분이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완전 막혀있어서 길 바깥쪽으로 한참 돌아야만 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길 바깥쪽은 이미 상당량의 빗물로 거대한 물웅덩이가 형성되어 있었다. 저걸 밟는다면 내 운동화도 무사할 순 없겠지. 아, 어쩌지?




나는 그 코너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망연자실한채 하늘만 바라봤다. 음,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군. 아직 비옷도 우산도 쪼리도 구하지 못했다고. 아이템 부족으로 스테이지 클리어 불가인가? 클리어 불가면 홈으로 알아서 돌아가주면 안되나? 호텔의 내 방에 있었다면 창밖으로 비 구경이나 했을텐데. 그러고보니 난 왜 이 빗속을 걸어다니고 있는 거야? 처음 내 목적은... 뭐였냐... 그래... 하노이 야시장이었지...

나는 혼란스러워하며 허허허 웃다가, 구글 지도를 켜서 내 위치를 확인했다. 나는 하노이 야시장이 열린다는 그 거리에서 불과 한블럭 떨어져 있었다. 야시장? 허허허. 지금 날씨가 이런데 야시장이고 뭐고 다 끝나지 않았을까. 그걸 확인하러 갈 도구도 기력도 없군. 나는 대체 뭣 때문에 여기까지 와서 이 비를 바라만보고 있는 걸까. 이젠 조금 추워지는 걸.

혼란 요정이 머리 주변을 돌아다니며 부채춤을 추고 있는 와중, 누군가 내 등을 두들겼다.





5.

내 등을 두들긴 사람은, 코너에 위치한 낡은 화방의 주인 아주머니였다. 왜소한 몸집의 주인 아주머니는, 코너에서 쩔쩔매고 있던 나를 계속 봤는지, 창고에서 꺼내온 듯한 비옷을 건네주며 이걸 입으라는 시늉을 했다. 나는 히죽 웃으며 얼마냐고 물었고, 아주머니는 5,000동이라고 했다. 한화로 250원이군. 나는 주저없이 그 비옷을 사서 입었다.

하지만 비옷만 가지고선 걸을 수 없다. 운동화는 100퍼 젖을 거란 말야. 나는 혹시 슬리퍼가 있냐고 물었고, 아주머니는 그런 건 없다고 했다. 나는 슬픈 눈으로 고개를 가로젓곤, 비옷이 있어도 신발이 젖으니까 쓸모가 없다는 몸짓을 보였다. 주인 아주머니는 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가게 안쪽으로 달려갔다.

곧 다시 달려온 그녀의 손에는, 두 개의 비닐봉투가 쥐어져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 : 이 비닐봉투 줄게, 이걸 운동화에 묶어!
나 : 아... 아? 그걸로 괜찮을까?
주인 아주머니 : 이렇게 묶으면 된다고!


그러더니 무릎을 꿇고 내 신발에 비닐봉투를 곱게 싸서 묶어주는 것이었다. 과연, 이 방법이라면 당분간은 젖지 않겠는데... 얼마나 가려나? 아니, 아니지. 내구성을 따지기보단 일단 당분간이라도 젖지 않고 다닐 수 있는 것에 감사하도록 하자!

나 : 어, 고마워! 이 비닐봉투도 살게. 얼마야?

주인 아주머니는 무슨 봉투 가격을 물어보냐고, 웃긴다는 표정을 지으며 비닐봉투는 그냥 가지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다가 내 머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베트남 모자를 보고, 그건 그렇게 쓰는 게 아니라며 모자에 달린 끈을 조정해줬다. 나는 모자에 달린 끈이 목 정도에 오도록 해놨었는데, 아주머니께선 그 끈이 턱에 걸치도록 조정하셨다. 아, 이렇게 쓰는 거구나.




아주머니는 내 모자를 조정해 맞춰준 뒤, 다시 한 번 내 우비를 제대로 여며주고, 발목의 비닐봉투가 단단하게 묶였는지 확인해줬다. 그제야 만족스러우셨는지, 내 등을 톡톡 치며 잘 가라고 했다.




화방의 착한 주인 아주머니 덕분에 비닐enat, 비낫으로 변신했다! 앞으로 나는 비낫이다!

나는 내 옷차림을 챙겨준 아주머니께 꾸벅 인사를 하고, 빗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6.

아주머니가 신발에 씌워준 비닐봉투는 생각보다 견고했다. 오늘밤 정도는 버틸 것 같은데. 나는 히죽 웃으며 물웅덩이가 되어버린 도로를 활보했다. 제법 걸어다녔는데도 운동화는 젖지 않았고 비닐봉투에도 아무 문제 없었다.

좋아, 이 정도면 하노이 야시장에 갈 수 있겠는데! 야시장에! 야시장에...

...가야하나?

비 때문에 체력을 많이 뺏겼다. 사실 이 정도 비에 야시장이 아직까지 열려있을지도 의문이다. 나는 야시장이고 뭐고, 그냥 카페인이 들어간 뭔가를 마시고 싶어졌다. 목이 탄다. 시원한 무언가를 넘나 먹고 싶다!




길을 걷다가 한 카페를 발견했다. 호안끼엠 호수 바로 근처였고, 이름은 더 노트 커피(The Note Coffee, 64 Lương Văn Can, Hàng Trống, Hoàn Kiếm, Hà Nội)라고 했다. 나는 번쩍번쩍 빛나는 카페를 보며 따뜻하겠구나, 저기서 커피 한 잔 하면 참 좋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멍하니 카페를 바라보는 날, 가게 앞에 있던 직원이 알아채곤 불렀다.

가게 앞 직원 : 어서 들어와! 우리 유명하고, 꽤 맛있다구?

음, 물론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젖은 비옷으론 들어가기 미안한 걸.

나 : 아, 그게, 내가 잔뜩 젖어서, 밖에서 마실게.
가게 앞 직원 : 오, 아냐! 괜찮아! 들어와.
카운터 직원 : 그래! 우린 상관없어. 위층에 자리도 많아.
카운터 직원2 : 그래, 네가 푹 쉬다갔으면 좋겠다.


...당시 내 모습은 동정심을 자아낼 만한 모습이었나? 하여간 직원 세 명이 달려들어 어서 와서 쉬다 가라고 권했고, 나는 그들의 박력에 눌려 알겠다고 한 뒤 카페에 들어갔다. 내가 제일 맛있는 게 뭐냐고 묻자 카운터 직원은 당당하게 "코코넛 커피!"라고 외쳤다. 하하, 코코넛 커피... 오늘 아침에 먹은 건 별로였는데. 지금은 어떠려나.

나는 어쩔까 하다가 한 번 더 먹어보자 싶어져서 그걸로 달라고 했다.

주문을 하고 위층으로 올라가는데, 직원들이 너나할 것 없이 계단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 내가 그렇게 조심성 없이 보이나... 아니면 내 운동화에 싸인 이 비닐봉투 때문인가... 뭔가 계속 관심을 주니까 감사하긴 한데 내 모습을 자꾸 돌아보게 된다...




위층으로 올라가자, 이곳이 왜 노트카페인지 알겠더라. 카페의 온 벽과 탁자, 의자와 선반, 심지어 조명갓에까지,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의 메모가 잔뜩 붙여져 있었다. 이건 또 제법 볼 만하군.

위치나 컨셉, 직원들의 태도 등을 보아하니, 평소엔 사람이 바글바글할 것 같은데, 아마 지금은 비가 억수로 오는지라 손님이 없는 것 같다. 나는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에 감사하며, 창가 쪽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창문에도 메모가 잔뜩 붙여져 있었다. 다양한 언어의 두서없는 나열이었지만 파스텔톤 메모지를 써서 정신없진 않았다. 오히려 통일감까지 느껴졌다. 나는 눈에 들어오는 위치의 메모들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그나저나 밖은 아직도 비가 내리는군. 아까보단 빗줄기가 많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커피 마시면서 더 줄어들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한참 기다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코코넛 커피는 생각보다 금방 나왔다. 오전에 갔었던 콩카페와는 다르게, 길쭉하고 예쁜 잔에 담겨있었다. 특이한 건 빨대에 쪽지가 하나 달려있었다는 거다. 노트 카페라더니, 센스 있는 서비스구만.

쪽지에는 고운 글씨로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May you have what you wish for."

하하. 고마움에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이미 얻었는걸? 젖지 않는 신발, 비를 피할 장소, 목을 축여줄 음료까지.

나는 좋은 기분으로 - 더 괜찮은 표현을 찾을 수가 없다. 그냥 좋은 기분이었다 - 코코넛 커피를 쭈욱 빨아마셨다. 아, 시원해. 그리고 달달해! 아침엔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마시니까 왜 이렇게 맛잇는 거냐. 아니지,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이건 그냥 코코넛 커피가 아니란 말이야. 빗속에서 비닐자루 뒤집어쓰고 종종걸음으로 헤매다가 직원들의 환대를 받으며 따뜻한 카페에 들어와 마시는 코코넛 커피란 말이지. 이 얼마나 고맙고도 감사한 한 잔이란 말인가.

나는 이 자리에 앉아 코코넛 커피를 마시기까지 벌어졌던 오늘 하루의 모든 일들에 감사하며 빨대를 쪽쪽 빨았다.




나 역시 이 카페에 메모를 남겨놓고 가기로 했다. 나는 카페 테이블에 놓인 쪽지와 펜을 이용해, 당장 생각나는 말을 끄적인 뒤 벽에 붙였다. 내 메모도 이전에 남겨졌던 많은 사람들의 메모처럼 오래오래 남아있기를, 그리고 메모에 끄적인 것처럼 늘 그런 하루이기를 바라면서.





7.

카페에서 빗줄기가 약해진 걸 확인한 후, 터덜터덜 걸어 호텔로 돌아왔다.

나는 오랜 방랑객 같은 몸짓과 인생의 진리에 통달한 표정으로 - 피곤에 쩔어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비척거리며 들어왔단 소리다 - 호텔에 들어섰다. 항상 날 따뜻하게 맞이해주던 잘생긴 남자 직원은, 일차적으론 내 너덜너덜한 복장에 놀라고 이차적으론 내 게슴츠레하고도 초점 없는 눈에 놀란 뒤 소리쳤다.

남자 직원 : 괜찮아? 너 괜찮은 거야!?
나 : 하하... 괜찮아... 미안... 나 때문에 바닥 다 젖었네...
남자 직원 : 그건 신경쓰지마, 그냥 닦으면 돼! 너 괜찮아?
나 : 난 괜찮아... 그럼... 난 이만... 바닥 젖어서 미안...
남자 직원 : 그건 상관없어! 너 얼른 올라가서 씻고 푹 쉬어!


남자 직원은 불과 몇 시간만에 사람이 저렇게 변했냐며 걱정했고, 나는 그 남자 직원에게 힘겹게 손을 흔들어 안심시킨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비낫입니다. '비닐enat'이 아니라 '비에젖은enat'입니다.

아오자이는 비에 젖어 엉망이었다. 나는 아오자이를 벗어 대충 물에 헹군 뒤, 꾸욱 짜서 옷걸이에 걸어뒀다. 재질 자체가 하늘하늘해서 금방 마를 것 같았다. 여태까지 내 신발을 보호해준 비닐봉다리도 풀렀다. 아주머니의 기지와 친절이 담긴 비닐봉투 덕분에 이 폭우에도 운동화가 젖지 않고 뽀송뽀송했다.

대충 정리를 해두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 뒤 침대에 쓰러졌다. 푹신푹신한 이불이 기분 좋았다.




나는 몸을 굴려 바로 누운 뒤 생각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분명 야시장에 갈 생각이었는데, 야시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경험들만 축적한 뒤 돌아왔다. 정말인지 이 여행이란 녀석은, 암만 계획을 잘 세워봤자 내 뜻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다. 그걸 알게 된 이후로 최대한 판을 다 짜지 않고, 유동적이고 즉흥적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하는데, 도대체가 그 유동적이고 즉흥적인 움직임조차 내 뜻대로 되질 않는 것이다. 하하하!

세상일 참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옛날엔 너무 짜증나고 답답했었는데, 그건 정말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다. 웃어넘길 수 있는 즐거운 일이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겪을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에 대해 좀 더 관대해지자고 생각하며, 거의 졸도하듯 잠들었다.




하노이 둘째날에서 계속!






덧글

  • 붕숭아 2018/05/31 03:43 # 답글

    저는 사실 계획 강박증이 있었어요.ㅋㅋ
    여행을 싫어하고 잘 안다녔는데, 대학 입학하고 처음으로 맨해튼 놀러가는거 계획을 짰는데 ㅋㅋㅋㅋ 그때 엑셀파일 보면 지금도 후덜덜.
    이동시간까지 다 고려해서 몇시엔 여기서 뭘 먹고 몇시엔 여기에 가있어야하고 이런걸 5일치를 짜놨더라고요.ㅋㅋㅋㅋㅋ
    지금은 그정도까진 아니어도 먹을데, 갈데를 찾아놓긴 하는데.. 여행은 항상 마음대로 안되더라는걸 천천히 깨닫고있네요.ㅎㅎㅎ
    내일모레 몬트리올 가는데 당장은 맛집두개랑 성당밖에 몰라요..ㅋㅋㅋ 잘되겠죠뭐...
  • kanei 2018/06/01 23:58 #

    으앗 ㅋㅋㅋ 제가 느낀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여행을 그냥.... 대충 하러 가는거 같아요 (...)
    뭘 봐도 거기서 거긴거 같아서 그냥 도시 자체를 즐기게 된다는...
    그리고 몬트리올 그렇게까지 구경거리가 많진 않았던 거 같아요. 그냥 거리가 예뻐서 그거만 봐도 괜찮을듯 (...)
  • enat 2018/06/02 15:16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있었어요! 저도 대학생때 유럽여행 처음 가는데 엑셀파일에 빼곡하게 뭔가를 잔뜩 써놨더라고요ㅋㅋㅋㅋㅋ돈부터 시간까지 전부...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캐나다 살면서 뭔가 게으르고 느긋한 캐나다인들의 습성(?)을 습득해서 그 이후부턴 막 다니게 됐어요. 근데 이게 넘 극단적으로 계획을 아예 안세우는 쪽으로 변해서 (심지어 남미에선 미리 숙소도 잡질 않아서) 고생을 많이 했었어요 ㅋㅋㅋㅋ
    양극을 체험한 지금은 중간 정도(그래도 숙소는 예약/관광지 정도는 알아두기)로 계획을 세우게 됐습니당. 또 어떻게 변할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요게 저와 제일 맞는 것 같아요 ㅋㅋㅋ
    그건 그렇고 맛집 두개랑 성당 정도면 충분하신 것 같은데요!? 지금쯤 몬트리올이시겠네요... 아... 여행가구싶당...
  • 붕숭아 2018/06/02 20:07 #

    Kanei님: ㅋㅋㅋㅋ진짜 나이들수록 여행에 일단 체력이 떨어져서 호텔에서 쉬는게 최고인거같아요.. 근데 말씀대로 도시마다의 분위기가 다른게 즐겁네요. J랑도 어제 얘기한게 보통의 사람들은 회사 따라 삶의 터전이 정해질텐데 왜 도시마다 분위기가 이렇게 다를까? 였어요 ㅋㅋㅋㅋ

    이낫님: 캐나다 진짜 미국보다 뭔가 느긋하고 안전한 느낌이예요 ㅎㅎ 마음에 들어요!!! ㅋㅋㅋㅋㅋ저도 그렇게 극단적 여행 해보고싶은데 적어도 잘데는 있어야 마음이 놓여서.. ㅋㅋㅋㅋㅋㅋ 맛집 찾아와도 결국 그냥 주변에 괜찮아보이는데 들어가고 ㅋㅋㅋ J는 가이드 책자들 보다가 급 이집트 전시회에 꽂혀 갈거같네요 ㅋㅋ 여행이 이런거죠뭐 ㅋㅋㅋ
  • 존평씨 2018/05/31 07:18 # 답글

    제가 보기엔 비낫이 아니라 포장 LargEnat 같습니다만...



    아...
    살려주세요.
    잘못했스빈다.
  • enat 2018/06/02 15:17 #

    !?

    아니 대체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하시는 거에요!?!?!? 볼 때마다 감탄스럽네... 아저씨들은 정말 대단해요! (해맑)
  • 존평씨 2018/06/03 16:10 #

    그런 생각이 저절로 날 리가요.
    enat님 글을 보다가 갑자기 막 떠오르고 그래요.
    enat님은 저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랄까?
    enat님은 괴롭히고 ㅅ... 귀여우니까요!!! (해맑!!!)
  • enat 2018/06/05 19:51 #

    제가 존평씨님의 귀여운 뮤즈라는 걸 아주 잘 알았습니다!! (해맑!!!!!!)
  • 타마 2018/05/31 08:06 # 답글

    오... 비닐로 포장된 인간이다!
  • enat 2018/06/02 15:18 #

    ㅋㅋㅋㅋㅋㅋ 으아앙 이대로 코팅되어버렷 ㅠㅠ
  • LionHeart 2018/05/31 08:36 # 답글

    전...여행에서만큼은 대부분이 계획대로 흘러가서, 계획 세우면 별로 재미가 없어서 안세우려고 노력합니다.;;;
    비오는 날 고생 많으셨어요. 궂은 날씨에서도 친절한 사람들과 만나고 흥미로운 경험을 하신 것을 보고 역시 enat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enat 2018/06/02 15:20 #

    계획대로 흘러가시다니... 실현 가능하고 적절한 수준의 계획을 세우실 줄 아는 여행계획 마스터시군요... 부럽습니다... 왜 전 암만 계획을 세워도 아니 계획을 안세우고 그 때 가서 정해도 뭣 하나 맞아떨어지는게 없을까욬ㅋㅋㅋㅋㅋ
    물론 재미도 있고 세상 아직 살만하다 싶은 친절한 분들도 만나서 좋지만... 그래도... 그래도요! ㅋㅋㅋㅋㅋ
  • 잘나가는 꼬마사자 2018/05/31 10:51 # 답글

    포장 비낫님 ㅋㅋㅋㅋ 귀여워요
  • enat 2018/06/02 15:21 #

    헷 덧글 보고 모니터 앞에서 기여운 포즈를 하고 초롱초롱 바라보고 이또요
  • 라비안로즈 2018/05/31 15:59 # 답글

    사진을 보고 .... 왜 사람들이 도와줬는지 이해했습니다...(...)
  • enat 2018/06/02 15:22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음... 저도 다시 보니 과거의 제가 측은하네요... ㅋㅋㅋㅋㅋ 만약 한국에서 저런 사람이 제 앞을 지나간다면 어떻게든 친절을 베풀고 말거에요...
  • kanei 2018/06/01 23:59 # 답글

    하노이는 전 베트남 친구를 사겨서 오토바이 얻어 타고 돌아다녔는데 재밌었어요 ㅎㅎ
    아오자이는 살까하다 안 샀는데 샀으면 더 즐거웠으려나요 (...)
    사실 베트남은 오토바이 떼거리를 보고 경악해서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는데 (거기 있을때) 이렇게 여행기 보다보면 스리슬쩍 다시 가고 싶어지는게 사람은 망각의 동물....
  • enat 2018/06/02 15:25 #

    오~ 역시 현지인 친구와 함께인 여행이 짱재미 꿀재미죠!
    아오자이는 사놓고 저 날 딱 하루 입고 안입었어요 ㅋㅋㅋ 담에 만약 베트남 가게 된다면 들고 가겠죠... 언제 또 갈진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하노이 오토바이 진짜 바퀴벌레처럼 많더라고욬ㅋㅋㅋ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 인력거가 한 차선 안에서 제멋대로 달리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ㅋㅋ 전 아직 망각의 시기가 지나질 않아 당분간은 하노이에 다시 갈 생각이 없습니당 ㅋㅋㅋㅋ
  • 2018/06/03 19:5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enat 2018/06/05 19:44 #

    감사합니다~ 원래 남의 고생이 제일 재밌죠! 담편 빨리 써야겠네용!
    그나저나 짠내투어 방영전에 하노이를 끝내놔야겠네요... 사실 둘째날에 별 일 없어서 잘 안써져요 ㅋㅋㅋ 하여간 얼렁 끝내놓고 저도 편안한 마음으로 다음 짠내를 봐야겠어요 ㅋㅋㅋ
  • ㅇㅇ 2018/06/09 01:28 # 삭제 답글

    하노이는 지역 특성상 4월 5월이 가장 덥다고합니다 ^&
  • enat 2018/06/10 22:19 #

    !!!!!
    전 제일 더울 때 다녀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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