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1 21:56

홍콩 : 빅토리아 피크 해외여행

친구가 하도 홍콩 이야길 써달래서 써보는 짤막한 이야기.



빅토리아 피크.

홍콩의 야경은 워낙 유명하고, 또 빅토리아 피크라는 이름 역시 워낙 유명하지만, 오히려 그 유명함 때문에 나는 야경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홍콩의 야경? 가끔씩 드라이브 가는 송도나 서울의 야경도 제법 훌륭하다고? 부산 야경도 좀 예쁜가? 아마 그것보다 쪼끔 더 이쁜 수준이겠지. 홍콩은 비교적 한국과 가까운 도시라 다른 세계 유수의 대도시에 비해 한국 여행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다녀갔을테고, 그러니까 그들의 조미료가 덕지덕지 뿌려져 있을 거다. 조미료를 제거하면 별 거 없을지도 몰라. 사실 도시의 야경이란건 옛날에나 신기한 광경이었지 요새는 흔하디 흔한 모습이잖아. 안 그래?

...안 그랬다!

홍콩의 야경은 정말 최고였다!

송도랑 서울, 부산이랑 비교해서 미안할 정도로 최고였다!


사실 빅토리아 피크에 갔던 날은 어머니를 모시고 다니던 날 중 몸도 마음도 가장 힘든 날이었다. 일정은 일정대로 안 풀리고, 음식은 음식대로 입에 안 맞고, 날씨는 날씨대로 오락가락 하고, 지출은 지출대로 컸다. 꼬여도 이렇게 꼬이나 싶을 정도의 하루였다. 그래서 난 무얼 봐도 심드렁하게 하품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고작 이걸 보러 왔냐며 불평 가득한 표정으로 짜증을 낼 준비 역시 되어 있었단 말이다.

그런데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가 내려다 본 홍콩의 야경은, 그 모든 것을 보상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 느낌만이 아니라 진짜 올라가자마자 나 혼자 눈물을 글썽이며 중얼거렸다. "보상... 보상 받았다..."

어머니 역시 "야, 홍콩은 이거 보러 오나보다. 이거 봤으면 됐다."라며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왜 홍콩의 야경을 그 많은 대도시의 야경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는지 알 수 있었던 빅토리아 피크, 순간을 영원으로 박제할 수 있다면 방금 창밖으로 슬쩍 지나간 저 풍경이 그러한 자격이 있겠다 생각했던 피크 트램, 감동까지 찍힐 수 있는 카메라가 있다면 참 좋겠다 싶었던 전망대까지.

그 거대한 반짝임을 아마 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을 폰카로 찍었는데 무지 아쉽다. 저거보다 백만배는 멋있는 풍경인데.

다음에 홍콩 또 갈 일 있으면 (왠지 일 때문에 곧 갈 것 같다) 카메라 좋은 거 들고 가야지. 이쁜 거 찍어와야지. 우헤헤.








덧글

  • 더카니지 2018/09/11 22:20 # 답글

    맞아요!! 빅토리아 파크 정말 좋죠!!!
    돈 받고 저 야경 선명히 잘 나오게 기념사진 찍어서 뽑아주는 전문 사진가가 있었는데 그때 찍은 멋진 기념사진 이사하면서 없어진게 슬프네요 ㅠㅠ
  • enat 2018/09/20 22:28 #

    앗 사진가 분을 본 것 같은데, 저희도 사진 함 찍을걸 그랬어요! 잘 찍히지도 않는 핸드폰 가지고 열심히 용썼네요 ㅋㅋㅋ 그러나 이사하시면서 그 귀한 사진 잃어버린 건 슬프구요 ㅠ 옆에서 같이 슬퍼합니다 헝...
  • 2018/09/12 13:1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9/20 22:2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9/21 14:4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9/22 16:5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9/23 02: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9/25 11:2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애기곰 2018/09/12 14:19 # 삭제 답글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긴 한데 한편으론 높아진 기대치때문에
    시큰둥해 질 때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역시나,,,유명한 이유가 있었어! 하고 감탄하게 되면
    그 또한 꽤 뿌듯한 마음이 들지요. 전 아직 홍콩은 가보질 않았어요. 마카오에서 2박4일을 보낸적이 있었는데
    only 마카오였답니다. 홍콩은,,,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질 않았다규,,,하면서 말이죠. 마음의 준비씩이나
    필요할 것같은 홍콩,,,
    가게된다면 분명 좋아할 것 같은데 그냥 미루게 되는 홍콩이네요.ㅎㅎ
    싱가포르의 야경도 첨에 볼 때 꽤 괜찮다 싶었는데 홍콩은 또 다른 매력이 넘칠 것 같아요.

  • enat 2018/09/20 22:35 #

    제겐 홍콩이 유난히 시큰둥한 도시였어요!
    굳이 뭘 가나... 대도시 뭐... 다들 좋다고는 하는데 뭐... 야경 뭐 있나 다 똑같지... 등등...
    그렇게 미루다가 이번 기회에 가보니까 넘 이쁘고 매력적이더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가! 가보라고! 꼭 가야돼!" 하고 막 추천하지는 않을거에요.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홍콩이 덜 예뻐서가 아니라 저까지 기대치를 높이면 안되니까요! ㅋㅋㅋ 애기곰님도 미루고 미루고 미루시다가 시큰둥한 마음으로 가셔서 감동 받으시길!
    저는 아직 마카오를 가보질 못했는데 홍콩과는 다르게 마카오에 대한 환상은 좀 있어요! 나중에 비행기 싼 거 뜨면 마카오만 따로 가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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