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0 18:50

마카오 주말여행 (上) 구시가지 해외여행

1.

한 달 전, 그러니까 설날이 있던 주, 그 주의 주말에 시간을 내어 마카오에 다녀왔다. 일주일 전에 비행기 표가 싸길래 좀 충동적으로 구입했다. '3월이 되면 주말에 학교 가느라 여행 가기 어려울 거야!'라는 핑계도 한몫 했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좀 타이트한 스케줄이었다.

금 퇴근 후 출국 - 토요일(구시가지/코타이 중 베네시안) - 일요일(코타이 스트립 일대) - 월요일 새벽 귀국 후 출근

마카오로 들어가는 많은 항공편이 밤/새벽 비행기더라. 밤도깨비 하기에 참 좋은 여행지였다.

그러나 당시 중국은 춘절 기간이었다. 나는 우리나라 설날 연휴가 끝나서 중국도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중국 연휴는 그 주의 주말에 끝나더라. 덕분에 비행기는 싸게 구해 갔으나 호텔값은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평소 10만원 안팎으로 하던 호텔들이 30~40만원, 20만원 정도 하는 호텔들은 50~80만원 정도 하더라. 그마저도 방이 없어서 구하기 힘들었다... 흑흑.

원래는 마카오의 최대 번화가 코타이 스트립에 호텔을 구하려고 했으나, 거의 모든 방이 다 나가고 남아있는 방들은 100만원 언저리에서 놀고 있었다. 나는 아직까지 짧은 주말 여행 중에 100만원을 지를 정도로 담이 크진 못해서, 그냥 마카오 구시가(마카오 본섬)쪽에 호텔(이마저도 30~40만원 선이었다)을 잡고 코타이 쪽으로 놀러다녔다.





2.

이쯤에서 써보는 <마카오 총평>

1) 중국 양식과 포르투갈 식민지 양식의 적절한 믹싱.

2) 개취로 홍콩보다 분위기나 환경 등이 괜찮아 또 가고 싶음.

3) 마카오 시내에 있는 카지노/호텔 버스 연계가 무지 훌륭했기에, 무료 셔틀 버스를 이용해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음.

4) 구시가지 쪽은 작은 구획에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오밀조밀 모여있어서 구경하는데에 부담이 없었음.

5) 코타이 스트립에선 좀 홀린 것 같았음. 뭔가 거리 전체가

- 아름답지? 이것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다! 우리의 위대하고도 덧없는 황금 빛깔 반짝임을 보아라! 얼렁 일루 와 컴온컴온!

하고 외치는 느낌이었음.

다음에 또 간다면 코타이 쪽에 숙소를 잡은 뒤 돈 펑펑 사치를 만끽하고 싶다. 다음달 카드값 같은 건 없는 것처럼.





3.

아래부턴 내 맘대로 올리는 마카오 사진. 구시가지 사진 먼저 올려본다.




세나도 광장의 성 도미니크 성당. (https://goo.gl/maps/sNTN4ctm13p)

세나도 광장 바닥의 물결치는 타일 바닥은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브라질의 리우에서 봤던 그 양식이었다. 과연 포르투갈의 흔적. 한창 돈 없을 때 남미랑 이베리아 반도 가서 쫄쫄 굶어가며 여행하던 게 생각났다. 리스본에서 에그타르트를 잔뜩 샀다가 울면서 버렸던 기억도 나는데...

성당은 남미에서 많이 본, 스페인 제국주의 시절의 바로크 느낌이 물씬 풍겼다. 아니 뭐 여긴 포르투갈이지만, 옆나라니까 비슷하겠지. 만약에 유럽 사람들이 여길 여행온다면 무슨 느낌일까.





타일 조각의 표지판. 저런 타일 장식도 포르투갈에서 많이 봤던 건데.

저 표지판 느낌이 좋아서 결국 마그네틱 하나 사왔다. 스윗마이홈의 냉장고에 붙어있음.




마카오 뒷골목과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은 코타이 스트립 쪽에 위치한 다른 호텔에 비해선 작은 규모이나, 위치가 위치인지라 구시가지 쪽의 대장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다.




말 나온 김에 올리는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내부 사진. (https://goo.gl/maps/ckSr3vLwz542)

지나가다가 뱃속에서 갑자기 내보내달라는 신호가 와서 화장실 가려고 들렀었다. 화장실에 나 같은 생각을 가지고 들어온 관광객들이 제법 있어서 15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기다리는 동안 호텔 내부 장식에 눈이 즐거워서 나쁘진 않았음. 일은 무사히 마쳤다.

친구한테 이 얘기 했다가 똥쟁이라고 놀림당했다. 인간으로써 당연한 생리현상을 가지고 놀리다니...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로비에 있던 장식.

요런 호화 장식들이 많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로비라니 여기서 묵고 싶진 않군.




구시가쪽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이삭 토스트. (https://goo.gl/maps/AeWFbXqpMJt)

대단하다 이삭 토스트. 마카오에 진출해있었다니.

토스트뿐만이 아니라 한국 음식을 다양하게 파는 것 같았다. 시간 많으면 들릴까 했으나 시간이 없어서 못 들림.




구시가쪽 설렁설렁 돌아다니다가 목 말라서 들어간 카페. (https://goo.gl/maps/jWH4tVQhcCJ2)

아는 만다린이랑 켄토니즈 섞어 써가며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자꾸 못알아들어서 왜 중국인이 중국말 못하냐고 물어봤더니 필리핀 사람이라고 함. 타국에 와서 열일하는 게 기특(?)해서 이래저래 좋은 얘기 해줬다. 착한 필리핀 청년이 타준 밀크티를 홀짝홀짝 마시며 가게에서 나옴.




돔 페드로 5세 극장. (https://goo.gl/maps/K7B1Vgm6p7U2)

밀크티 들고 걷다가 우연히 오게 됐는데 주변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도색 예쁜 극장 앞에서 인증샷 찍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그 중에 제일 눈에 띈 건 어린 공주님이었다.

아빠랑 딸이 몹시 행복해보였음.





극장 내부. 바깥쪽엔 뭔가 사교댄스라도 출 수 있을 것 같은 홀이 있었고 안쪽엔 아담한 무대가 있었다.

나 자이브 잘 추는데. 고딩 때 수행평가여서. 1층에서 추면 정말 잘 출 수 있을 것 같아.





돔 페드로 5세 극장 앞의 성 아우구스티노 광장과 그 근방. (https://goo.gl/maps/G7XzvTAY5nJ2)

여기만 보면 그냥 리스본이다. 앞으로 리스본에 가고 싶어지면 그냥 마카오로 오겠어. 그리고 성 아우구스티노 광장에서 오지 않는 28번 트램을 기다리겠어.




성 아우구스티노 광장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걸었더니 또 바로 중국이 나옴.

몇 걸음만으로 국적이 바뀌는 이곳은 마카오.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중국스러운 과자 사먹음. (https://goo.gl/maps/SvbgXf3S7By)

따끈따끈 고소하고도 퍽퍽한 맛이었다.






숙소는 호텔 로얄 마카오. (https://goo.gl/maps/FT219J7MtQk)

호텔 앞에 예쁘장한 공원이 있어서 좋았음.




공원이 보이는 객실을 얻었다. 위에서 보기에 예쁜 서양식 공원임.

객실 상태 깨끗함, 욕실 오케이, 크기 오케이, 로비 오케이, 주변 분위기 오케이. 구시가지 돌아다니기에 무난무난하게 지내기 좋은 숙소였다. 코타이 쪽의 숙소에선 못잤지만 이곳도 제법 만족함.

셔틀 버스를 타면 마카오 페리 터미널까지 가는데, 거기서 코타이 쪽으로 가는 카지노/호텔 셔틀 버스를 탈 수 있다. 대중 교통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곳은 마카오.






내 인생 달콤함의 종착지. 프렌치 토스트. (https://goo.gl/maps/Xr3S1pF59Wm)

걸어가면서 지나친 식당들의 벽에 하나같이 프렌치 토스트 사진이 붙여져있길래, 도대체 무슨 맛이길래 모든 가게에서 저걸 파는 걸까 궁금해서 사먹어봤다. 원래 아침에 먹는 거라는데 내가 사먹은 시간은 점심이었고, 그래서 나만을 위해 '갓 구운 빵'에 버터가 올려져 나왔다. 식당 아줌마가 알려준대로 메이플 시럽 휘릭휘릭 뿌려서 먹었더니...

하 이건 정말 세상에 존재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의 달콤함이었다. 이 맛 자체가 내겐 커다란 충격이었다. 여태까지 살면서 먹은 달다구리한 음식들은 결국 이 '프렌치 토스트'를 먹기 위해 먹어온 것이구나, 여태까지 그 음식들은 전부 트레이닝 같은 거였구나, 나는 이 프렌치 토스트를 만나기 위해 마카오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프렌치 토스트 예찬론자가 된 바로 다음날 아침, 또 이거 먹으려고 찾아갔는데, 그 땐 맛이 별로였다. 또다른 의미로 충격받았다. 실망감에 고개를 떨구고 원인을 분석해보니 아침엔 물량 뺄려고 미리 구워놓은 빵을 쌓아두고 파는 것 같았다. 그렇구나. 이건 갓 구웠을 때 먹어야 하는 거구나. 그래... 세상 모든 음식은 갓 요리했을 때가 제일 맛있지...

깨달음은 얻었으나 전날의 달콤한 환상이 깨져버려 아쉬운 순간이었다.




당 채우고 걸어가다가 본 알록달록한 건물. (https://goo.gl/maps/bwiUfKpeAyn)

눈길을 확 끌었는데 건물에 대한 정보는 얼마 없더라. 구글링하니까 탁구장으로 쓰인다고 한다. 건물 자체는 오래된 식민지풍 양식인 것 같은데 (중남미권 항구도시에서 요런 건물을 몇 번 본 것 같다) 비비드한 색채 때문에 세련되어 보인다.




민트색 담장 때문에 기웃거리다가 들어가게 된 묘지. (https://goo.gl/maps/VVfWV617FYJ2)

무덤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들이 아름다웠다.

1900년대의 외국인들이 많이 묻혀있는 것 같았다. 그 시절엔 시신 운구도 어려웠을테니.





벽만 남아서 유명해진 성 바울 성당. (https://goo.gl/maps/U6YWp664Ke22)

마카오하면 떠오르는 그 유적. 유명한 곳은 싫지만 그래도 이번이 마카오 처음이니까 한 번 가봤다.




관광객이 어마무지함.

어디 바람 좋은 곳에 앉아서 사람 구경하다가 (성당보다도 사람들 구경하는게 더 재밌었다) 일어났다. 바람이 시원해서 앉아있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리스본의 상 조르제 성에서 맞았던 바람이 생각났음. 자꾸 포르투갈이 떠오르는 이곳은 마카오.




기분이 좋으면 지갑을 여는 법이다. 구입한 기념품은 아까 위에서 언급했던 마그네틱.




상수도 맨홀 같은 건가? 이런 사진을 찍었다니 아마 이 때 다리가 좀 아팠나봄.





다리가 아파도 시내가 아기자기한게 예뻐서 자꾸 돌아다니게 됨.




자, 이제 어디로 갈까.




下편 코타이 스트립에서 계속!






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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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Tabipero 2019/03/10 20:29 # 답글

    마카오도 한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전 예전부터 홍콩보다 마카오를 더 가고 싶었습니다. 둘다 가본적 없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구경하니 재미있네요. 스파카 나폴리 언저리를 걸으면서 홍콩이나 마카오 구시가지를 걸으면 비슷한 느낌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 enat 2019/03/24 07:14 #

    아~ 개취로 홍콩보다 마카오가 아기자기해서 좋더라고요! 몸은 무지 피곤했으나 동네가 구경하기 좋아서 그 힘으로 돌아다녔어요 ㅋㅋㅋ
    스파카 나폴리와 홍콩... 뭔가 서양 항구도시의 뒷골목 vs 동양 항구도시의 뒷골목 느낌이네요!!! ㅋㅋㅋ 아!!! 빨리 이탈리아 여행기 구경하러 가야지!!
  • 2019/03/11 01: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3/24 07: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에스j 2019/03/11 01:55 # 답글

    마카오, 좋지요... 미니 베가스인 코타이 지역과 포루투갈 시절 느낌나는 시가지 구역... 다만 한국에서 가는 주요 저가 항공사는 1AM 도착이란 극악한 스케쥴이라서 아쉽더군요. 요즘엔 코타이 지역에 파리지앵도 생기고 더 확장된 모양이라 포스팅 보니 또 가보고 싶네요. :)
  • enat 2019/03/24 07:30 #

    제가 그 극악한 스케줄의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당 ㅋㅋㅋ 1시말고 밤11시에만 도착해줘도 좋을 것 같은데에... ㅠ
    파리지앵 진짜 좋았어요 ㅠㅠ 거기 앞에 에펠탑 모조품 있었는데 전망대에서 보는 호텔뷰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무슨 영화 보는 줄 알았어요 @.@ 으으 또 가고 시푸다아아!!
  • 2019/03/11 11:4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3/24 07: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1 16:47 # 답글

    저 마그네틱 너무 개취네요. 18달러면 얼마인가요? 홍콩과 달러가 다른지?
  • enat 2019/03/24 07:35 #

    홍콩달러랑 마카오달러랑 거의 1:1 이었어요! 그래서 편의점 같은데서 거슬러주는 마카오달러 빼면 첨에 환전했던 홍콩달러 계속 썼었어요 ㅋㅋ
    18달러면 2500~2600원 정도 하겠네요! 흐흐 집 냉장고에 잘 붙어있답니다
  • 2019/03/18 16:4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3/24 07:3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26 13:0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23 11:2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enat 2019/03/24 07:39 #

    !!!!짠내투어에서 마카오를!!!! 그럼 꼭 봐야.. 짠... 으음... 정준영... 왤케 다사다난한 프로그램인거죠 그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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