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9 23:41

영종도 (1) 배 타고 가는 가장 가까운 섬 ├ 중부지방

* 잡담 많음.
* 요약 : 월미도에서 배 타고 영종도에 도착함.



1.

한동안 골치아픈 일들의 연속이었다. 만사가 귀찮아서 오늘은 회사에 가지 않았다. 다들 쉬랜다. 평소에 일을 많이 해두면 퍼져서 못나가도 그러려니 하나보다. 께꼬닥.

늘어진 채로 침대에 누워 태연의 Weekend를 듣다가 '가장 가까운 바다'라는 가사에 꽂혔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는 송도에 있다. 차 타고 15분이면 송도 끝자락 솔찬공원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근데 거기는 좀... 바다기는 한데 뭔가 바다 느낌은 아니그등. 솔찬공원에 가면 바다를 보러갔다는 느낌보다는 도시에 조성된 예쁘장한 공원에 산책하러 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보다 '바다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엘 가고 싶다. 갈매기 끼룩거리고... 수산물 비린내도 나고... 배 타고 바닷바람 맞을 수 있는...

그래서 월미도에 갔다.





2.

월미도 가는 방법이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테니 간략하게 적는다.

1) 경인선(지하철 1호선) or 수인선의 종점 인천역에 하차한다.

2) 인천역 바로 앞에서 버스 2번, 10번, 45번 중 하나를 탄다.

3) 월미도(시티투어) / 월미문화의 거리 / 월미도 종점 정류장에서 내린다. 그냥 얼추 회센터 보이고 놀이기구 보인다 싶을 때 내리면 됨.





3.

월미도에 도착했다. 내게는 송도 다음으로 가까운 바다다.

회를 먹고 싶지는 않고 디스코팡팡은 허리가 아프고 낮이라 불꽃놀이도 좀 그렇다. 산책하며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영종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로 했다.

지금은 영종도로 들어가는 다리가 두 개나 있지만 (영종대교, 인천대교), 1990년대만 해도 영종도 가는 방법은 배편 밖에 없었다. 아마 수도권 사는 어른이들이라면 어려서 한번쯤은 타보지 않았을까 싶다. 인천 토박이인 나는 어릴 때 많이 탔었거덩. 헿헤.





그 배는 지금도 남아있다. 월미도 선착장에서 3500원만 내면 20분 정도 걸려서 영종도 구읍뱃터에 다다를 수 있다. 배편은 한 시간에 한 편씩 있고, 저녁 6시가 막배고, 차량 선적은 7500원에 가능하다.

그놈의 바다 느낌을 더욱 더 강하게 받기 위해 기어코 배에 탑승했다. 머릿 속에서는 여전히 가장 가까운 바다~ 어쩌구 하는 태연의 노래가 자동재생 됐다.

(배 타고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바다~





4.

당연하지만 승객이 예전만큼 많지는 않았다. 근데 그렇다고 아주 없지도 않았다. 대충 세어봐도 20명 안팎은 되는 것 같았다.

월요일 대낮에 월미도에서 영종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은 분들의 사연은 뭘까? 다들 나처럼 회사 안가고 태연 노래를 듣다가 온 걸까...

아래부터는 사진.






탑승한 여객선의 이름은 세종호.






객실은 요래 생김.





배 타니까 바다 느낌 확 산다.





아래층의 작은 창으로 보는 바다도 좋지만,





역시 바다는 갑판에서 봐야지!





5.

배에 타기 전, 나도 먹고 갈매기도 먹이려고 겸사겸사 까까 한봉지를 샀다. 새우깡은 넘 흔하니까 신상 과자로 골랐다.

감튀 레드칠리맛이라는 과자였는데, 딴소리지만 이거 은근 맛있더라. 바삭바삭 맥주안주로 딱임. 내일도 사먹어야지.






까까를 뜯어 나 한입 먹고 갈매기 한입 먹이고, 또 나 한입 먹고 갈매기 한입 먹이고... 이하 반복.

이거 은근 재밌다. 그거 받아먹겠다고 날라와서 서로 싸우는 갈매기들도 귀엽고 까까없는 아이들이 부러운 눈길로 내 과자를 쳐다보는 것도 즐겁다.

애기들아, 부럽지? 나는 어른이니까 마음껏 까까 사서 던질 수 있는 거야. 너희들도 어서 자라서 어른이 되렴. 엣헴.






너무 격정적으로 던져줬나? 까까는 금새 다 털렸다... 갈매기들은 다른 새우깡 부자 승객에게 날라갔고 아이들의 부러운 시선도 그쪽에 뺏겼다.

한 때의 영광이었다... 바다나 구경하자.





6.

손에 묻은 까까 양념을 바닷바람에 털어버리고 바다를 원없이 구경했다.






쩌어기 보이는 산은 월미도의 월미산.

갈매기랑 노는데 정신 팔리긴 했었나보다. 벌써 이만큼이나 멀어졌다니.






월미도가 멀어진만큼 영종도는 이만큼이나 가까워졌다. 저 높은 건물들 어드메에 선착장이 있다.





하선 준비를 알려주는 방송이 나왔다. 슬슬 내릴 준비를 하자!





영종도 쏠레뷰 호텔에서 계속!



핑백

덧글

  • Tabipero 2021/11/30 21:34 # 답글

    저도 어렸을 때, 한창 신공항 공사를 하고 있을 적 월미도에서 영종도 가는 배를 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지금은 인천에서 꽤 떨어진 곳에 살고 있지만, 가장 가까운 바다라는 점은 변함 없어서 종종 찾아가곤 하죠.
    날이 좋아서 더 여행하는 맛이 났을 것 같습니다 ㅎㅎ 일도 쉬엄쉬엄 하세요. 잘못하면 몸 망가집니다.
  • enat 2021/12/04 12:41 #

    역시! 제 주변에서도 다들 어렸을 때 한번쯤은 타봤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인천사람인데도 1년에 한번 갈까말까 하네요 ㅋㅋㅋ 근처 살면 더 안가게 되나봐용
    말씀하신 것처럼 쉬엄쉬엄 해야하는데 또 이거저거 무리했다가 금새 퍼졌슴미다... 저도 참 요령이 없나봐요 ㅋㅋㅋ 걱정 감사합니당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jj

ccl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