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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국 괌여행 (7) 카페 굳챠와 이파오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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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괌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아침.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자연스레 깨어났다. 몽롱한 정신으로 발코니에 나가니 세상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괌은 일몰보다 일출이 더 아련한 것 같아.

손가락으로 눈꼽을 떼어내며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했다. 안녕, 오늘.





2.

힐튼에서 25달러짜리 호텔 조식을 먹을까 하다가, 조금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조식이야 뭐... 빵, 베이컨, 계란, 샐러드, 요거트, 과일주스 있겠지. 그런 뻔한 음식들을 다른 투숙객들과 한데 모여 먹기 보단, 괌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소박한 카페에 가고 싶다.

그래서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니, 이틀 전 저녁을 먹었던 프로아 레스토랑 근처에, 샌드위치 맛있고 인테리어 괜찮다는 카페가 있다고 했다. 좋아, 여길 가야겠다!

예전에 다낭에서 구입했던 썬드레스와, 어제 마이크로네시아몰에서 구입한 샌달과 라피아 모자로 휴양지 분위기를 냈다. 리조트 출구 유리문에 비친 오늘의 나는 꽤 괜찮은 것 같다. 나는 입구에서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은 뒤 밖으로 나갔다.

당시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가지마... 그냥 호텔 조식 먹어...





3.

한낮의 괌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어제 낮엔 택시 타고 다녀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이틀 전, 프로아까지 쉽게 걸어갔던 건 바람 선선한 밤이기 때문이었나 보다. 거길 태양이 이글거리는 낮에 가려니까 이억만리 거리를 걷는 기분이었다.

기온은 점점 올라가고, 자외선은 내 피부를 사정없이 강타하고, 어째 인도에 그늘이라곤 보이질 않고.



가로수로 심겨진 야자수와 새파란 하늘이 볼 만 하긴 했다. 바람 불 때 야자수 잎들이 부딪히며 파스스 나는 소리도 참 예뻤다.

물론 에어컨 바람 나오는 차에 타서 봤다면 더 예뻤을 거야.



아... 그늘 어디갔냐고... 제발...

걸은 지 10분도 되지 않아 후회했다. 택시 부를 걸. 그깟 몇 십 불이야. 그러고보니 불과 몇 시간 전, 어젯밤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나란 인간은 참으로 학습을 모르는 동물이다...





4.

카페 굳챠(GUDCHA)에 도착한 건, 내 이마와 등허리와 겨드랑이가 이미 땀으로 범벅되었을 무렵이었다.

현지 분위기 물씬 풍기는 카페에서 아침을 먹기 위해 공복으로 여기까지 왔다. 한시라도 빠르게 카페 에어컨 바람을 쐬며 아침 식사를 하고 싶다! 나는 허겁지겁 카페 입구로 들어... 가려고 했다.

그런 나를 멈춰세운 것은 유리문에 부착된 안내문이었다.



DO NOT ENTER.

EMPROYEES ONLY.

...어? 이게 무슨...?

왜 카페에 직원들만 입장 가능한...

어...?



알고보니 카페 굳챠는 코로나 때문에 To go만 가능한 상태였다. 여태까지 내가 괌에 와서 본 음식점들은 정상영업을 하거나 아예 문을 닫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근데 여긴 포장만 된다는 거다.

나는 현지 분위기 느끼고파서 온 건데... 포장해서 먹는 거라면 그닥 큰 메리트가... 나는 왜 굳이 이 땡볕을 걸어 여기까지... 이 정보 왜 구글맵에는 안 써있는데...

절망한 나에게 카페 직원이 다가왔다. 무엇을 포장해 갈 거냔다. 나는 쩝쩝 입맛을 다시다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손등으로 쓱 닦고, 옆머리를 긁적였다. 직원은 내 곤란한 표정을 보곤 메뉴 선정을 어려워하는 고객이라 판단했는지, 친절하게 웃으며 오늘의 추천메뉴와 잘 팔리는 음료 등에 대해 설명해줬다.



직원의 설명은 훌륭했다. 나는 직원의 추천대로 치킨 크로와상 샌드위치(9달러)와 시그니처 커피 아즈테카(6달러)를 주문했다.

합치면 15달러인데 나는 16달러를 냈다고 일기장에 써놨네. 1달러는 뭐지. 투고에 서비스 차지를 붙였을리는 없고. 포장비인가. 영수증 안보고 버려서 모르겠다.



커피 먼저 나왔다. 이 가게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라고 해서 골랐다. 아즈테카 아이스 커피.

아즈테카는 초코랑 시나몬 맛이 나는 커피였다. 나는 시나몬을 좋아하는 편이라 처음엔 감탄하며 먹었다. 지친 상태에서 단 게 들어오니 기분이 좋아졌다. 근데 계속 먹다보니 입이 텁텁해졌다. 그냥 아메리카노 시킬 걸 그랬다. 쩝.

참고로 빨대는 뭐 묻은 게 아니라 원래 저런 색이다. 갈대 빨대 같은 천연 빨대인가 보다.



커피를 받은 뒤 15분 정도 더 기다려서 샌드위치를 받았다. 샌드위치 뭐 이리 오래 걸려. 무슨 국밥 끓이는 것도 아니고 오븐에 굽는 것도 아니고 그냥 빵 사이에 프렙 야채 치킨 끼우는 거잖아. 기다리는 거 잘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이 날은 뭔가 덥고 힘들어서 속으로 겁나 툴툴댔다.

샌드위치와 커피를 받아들고 이걸 어디서 먹나 고민했다. 사실 카페 굳챠에 이용 가능한 야외좌석이 있긴 했다. 그러나 그 야외좌석이란 건 주차장 옆 좁다란 공간에 놓인 두 개의 테이블을 말하는 거였고, 그나마도 이미 다른 손님들이 이용 중이었다.

나는 왼손에는 샌드위치, 오른손엔 커피를 들고 고민하다가, 카페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이파오 해변 공원에 갔다.



이파오 해변 공원에는 피크닉 하기 딱 좋은 파고라가 있었다.

이곳에 자리를 깔고 샌드위치와 커피를 냠냠 해치웠다. 먹다가 엄청나게 거대한 풍뎅이가 달려들어서 도망을 다녔다던가, 내 샌드위치 냄새를 맡고 날라온 파리들을 쫓느라 팔이 아팠다던가 등등의 사소한 애로사항이 있긴 했지만... 여튼 다 먹긴 했다.

여기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5.

카페 굳챠에서 바로 이파오 해변 공원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전날 오후에 여길 한 번 방문했었기 때문이다.




전날 사랑의 절벽에 다녀온 후.

점심 먹은 뒤 소화시킬 겸 리조트 앞 해변에서 놀다가, 흘러흘러 옆동네 이파오 해변까지 갔다.

이파오 비치는 힐튼 리조트 비치의 바로 옆 해변이니, 혼자 물장구치며 놀다보면 그럴 수 있다. 투명하고 얕은 물에서 귀여운 물고기들이 막 헤엄치길래... 물에 몸 담그고 물고기들 쫓아가다보니 뭐...



바닷물이 무슨 계곡물처럼 투명한데 물고기들 막 무리 지어서 돌아댕기구... 이런 맑고 투명한 비치는 쿠바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넘나 신기해서 에헤헤헤 하며 물고기 쫓아댕겼음.

정작 물고기 사진은 못 찍었다. 꽤 많았는데.

아쉬운 대로 내 쓰레빠 사진 올림.



래쉬가드 입고 헤엄치며 놀다가 찍은 바닷속 사진. 물론 나는 수영을 못해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그냥 물장구 수준이었을 거다.

물이 원채 맑고 물고기가 많아서 스노클링 하는 사람도 몇 있더라. 나도 다음에는 스노클링 장비 사서 가볼까...



이파오 해변에서 해가 뉘엿뉘엿해질 때까지 물장난을 치다가, 슬슬 리조트로 돌아가기 위해 밖으로 걸어나왔다. 돌아가기 전에 어디 앉아서 젖은 몸이나 좀 말려야지.

해변 바깥에는 큰 무료 공원이 하나 조성되어 있다. 정식 명칭은 거버너 조셉 플로렌스 해변 공원이라고 하는데, 이름이 너무 길어서 다들 이파오 비치 파크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나도 이 포스팅에선 그냥 이파오 해변 공원이라고 기재함.




파고라들이 가득한 이파오 해변 공원. 공원이 요래 넓다. 저 드넓은 초원을 보시라.

주황색 지붕의 파고라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구글 리뷰 보니까 바베큐나 피크닉 용으로 인기가 많아 평소엔 자리 차지하는게 어렵다고 하더라. 뭐, 코시국이니 내가 갔을 땐 대부분 텅 비어있었지만.



나도 테이블 하나 차지한 뒤, 뜨끈한 돌 벤치에 누워 몸을 말렸다. 세상 편한 자세로 누워있는데, 얼굴 위로 저녁 바닷바람이 팔랑팔랑 불어왔다. 바닷바람은 사람을 나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흐느적 흐느적.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었다.

한 시간 정도 그러고 있었더니 래쉬가드가 어느 정도 마르더라. 그 이후 물에 젖어서 쭈압쭈압 소리가 나는 쓰레빠를 질질 끌며 리조트로 터덜터덜 돌아갔더랬다.

요기까지가 전날 오후의 일.





6.

다시 카페 굳챠의 치킨 크로와상 샌드위치 먹던 아침으로 돌아와서.

이파오 해변 공원의 파고라 덕분에 아침 식사를 무사히 해결했다. 샌드위치와 커피도 다 먹어 치우고, 뚱하게 앉아 이제 또 뭘 하나 생각했다.

어디 보자, 기왕 휴양지 느낌 나게 입고 나왔는데 사진이라도 몇 장 박아둘까?



요로케. 해변 공원 잔디밭에서 한 장.



이르케. 바다 앞에서도 한 장.



한 장 더. 컨셉은 이파오의 소녀... 이제 소녀라는 단어 쓰기 민망하다. 소는 아니고... 이파오의 중녀?




한적한 해변과 공원에서 혼자 폴짝폴짝 사진찍고 놀다가, 급 갈증이 나기 시작했다. 목 마르다. 맥주 한 잔만 마시면 소원이 없겠다.

맥주를 떠올리니 내가 편하고 시원한 리조트를 두고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싶은 현타가 왔다. 얼른 돌아가자.

카페 굳챠의 투고 충격과 열대 자외선 폭격을 맞은 enat은, 그 후 '리조트 밖은 위험해'라며 리조트 수영장에 콕 박혀 놀았다. 물론 버드와이저와 함께.

그 내용은 이전 '힐튼 수영장 어쩌구~' 포스팅에 끄적였으니 생략.






비치 인 쉬림프에서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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