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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할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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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사 취득 시 회사에서 학비가 일부 지원됐는데, 그 조건으로 회사에 의무적으로 다녀야하는 기간이 올해 말까지다. 그 전까진 어차피 다녀야하니 별 생각없이 근무했는데 막상 의무기간이 끝나가니 괴애앵장히 고민이 되는 거다.

이직할까?



2.

그러다가 얼마 전엔가, 대표님께서 이왕 하는 거 박사까지 따라고, 학비를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근데 지원비 받고 의무근속조건으로 내건 기간이 10년이었다. 아니 무슨 노예도 아니고. 이게 가능한 기간인가?

기간을 5년이나 3년으로 낮게 조정하여 딜해볼까 고민하다가, 이런 고민조차도 기분이 나빠졌다. 박사 취득하고 10년이나 붙들고 있어야 뽕을 뽑을 수 있다는 거야, 뭐야. 석사 논문 결과도 회사에서 제품화해서 잘 팔아먹고 있는데. 내가 박사하면서 연구한 내용들이라고 회사에서 안 써먹을까.

그래서 싫다고 했더니 그럼 됐고 그냥 박사나 따러 다니랜다. 아무 조건 없이 학비 절반을 지원해 주겠단다. 또 당할 뻔 했다. 대표님 화법 중 하나다. 되면 월척이고 안되면 마는 거. 나는 며칠을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이런 식이면 기분이 몹시 나쁘다. 핵심인력에게 낚시 영업이라니? 주고도 욕 먹게 왜 이러세요.



3.

결과적으론 학비지원을 해주겠다니, 안 할 이유가 없긴 하다. 회사 커져서 연구소에 사람들 더 채용할 때, 내가 명목상이래도 박사여야 석사들도 맘껏 뽑을 수 있지 않겠나. 명함에 박사 타이틀 넣으면 멋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 왈로윗츠처럼 척척석사로 살 수는 없지. 파트타임 박사과정을 찾아보자.

그래서 얼마 전에 박사과정 면접을 보고 왔다. 다행히 이번엔 지방이 아니다. 서울이다. 학비 때문에 석사를 지방으로 다닌 건 무지 힘든 일이었다. 학비보다 교통비랑 숙박비가 더 나온 것 같다.

생각해보니 그 지역 사람들이랑 말도 잘 안 통했다. 학우들 중 공금으로 술 마시러 다니는 아저씨들이 있었다. 그 아저씨들이 그 동네 큰 회사 연구소장, 부장, 임원이라 다들 쉬쉬하며 묵인하던데, 나는 어차피 그 동네 사람이 아니라 뭐라고 했더니 뒤에서 겁나 까였다고 한다. 어쩌라고. 그거 일부는 내 돈인데. 공금의 술값화는 막았지만 어쩐지 홀로 외롭게 지냈던 2년이었다. 내 알 바냐. 어차피 대학원은 교수님들이랑 친해야 하는 거지. 졸업시험도 교수님들께서 문제 알려주셔서 족보없이 잘 봤다. 그렇게 무리지어 다니는 사람들 중 학위 취득 못하고 수료만 한 사람들도 많더만. 흥.

석사과정 중 위와 비슷한 일들이 몇 차례 있었고, 덕분에 지방에 대한 편견이 생겼다. 저딴 꼬라지 보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닌데. 먼 곳에서 학교 다니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중간에 때려칠까 생각했는데 내가 소스 좀 얻으려고 치댔던 교수님께서 '나중에 석사학위 필요할 때가 반드시 올 거다, 눈 딱 감고 학위만 취득해라'라고 해주시는 통에 끝까지 갔다. 그 교수님 아니었으면 아마 진짜 관뒀을 것 같다.



4.

불과 1년 만에 그 석사학위가 필요해졌다. 참으라고 말씀해주셨던 이모모 교수님 감사해요! 덕분에 박사과정을 지원했다.

그나저나 요새 대학원생 품귀현상(?)이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었는데, 진짜인가보다. 지원자 수가 정원수보다 훨씬 적었다. 면접 들어오신 교수님들께서도 무지 친절하시고... 상냥하시고... 뭔가 면접보러 들어갔다가 쓰담쓰담 받고 나온 기분이었다. 뭐야 넘 죠으다. 내년부터 열심히 다녀야지.

서울이라 지하철 타고 학교에 갈 수 있다. 면접 보신 교수님 중 한 분께선 인천에서 학교 다니기 멀지 않겠냐고 하셨지만, 나는 석사과정을 KTX 타고 다녔던 사람이라 저언혀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이 정도 거리야 솔직히 감사 그 자체다.

강의는 주중에 있다. 대표님께 주중에 빠지는 만큼 야근이나 주말 근로로 주 35시간 채우겠다고 했더니 시간 체크 안하니까 일 안밀리게 알아서 하란다. 박사 따고 바로 이직하지만 말아달란다.

...이직을 왜 함? 충성충성 하겠습니다.



5.

저 그래서 내년부터 또 학생이에요.

아흐흐... 수업 들으러 서울 간다... 학부 시절 생각날 것 같고 두근두근하다. 벚꽃 피면 윤중로 가고 초여름엔 남산 가고 가을 되면 하늘공원 가고 눈 오면 청계천 가야지.


논문 쓸라믄 그럴 시간 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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